어제 마트에 가니 채소코너에 여름, 가을에나 나오는 아욱이 진열되어 있었다.
제철이 아닌 음식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한 단 사다가 오늘은 국을 끓였다.
아욱국을 처음 보고 된장 푼 미역국이냐고 묻던,
이렇게 맛있는 국은 처음 먹어본다던,
벼룩장터에서 산 사천원짜리 구두를 신고도 빛나게 예쁘던,
언덕 위 지하 자취방에서 이렇게 밥을 먹고 내가 선곡한 음악을 들으면
고대 지하왕릉에서 살아남은 혼이라도 된 것 같다던,
아직도 아욱과 호박잎의 생김을 구분 못하는 친구가 생각나서.
미끄러지듯이 아욱국을 넘기며 나도 미끄러지듯이 지난 시간을 기억한다.
지나고 보니 그립고 그립더라-
마침 눈까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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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진다~ 아욱국
재료 아욱 한 줌(70g), 새우 한 줌(100g), 집된장 1.3큰술, 고추장 1작은술, 멸치다시마육수 3컵,
쌀가루 0.5큰술, 대파 1/4대, 다진마늘 1/2작은술, 청양고추 1/2개, 홍고추 1/2개, 국간장
* 새우 밑간 레몬즙 1작은술, 청주 1작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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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된장과 고추장의 양은 집집마다 장의 짜기에 따라 가감해주세요~
+ 아욱국은 토장국(쌀뜨물에 된장+고추장)으로 끓여야 제맛이 나요~
전 쌀뜨물을 쓰는 대신 쌀가루를 넣어 구수한 맛을 더했어요.
쌀뜨물에 멸치다시마육수 내서 사용하실 분들 그렇게 하셔도 좋아요.^^
+ 겨울에도 쉽게 볼 수 있는 채소가 되었다지만
아욱이 많이 나고 쌀 때 미리 손질해서 삶아 물기짜고 냉동해뒀다가
끓이는 방법도 있으니 기억해두셨다가 올 가을엔 한 번 냉동해보세요. :)
+ 전 생새우를 좋아해서 생물새우를 듬뿍 넣고 끓였지만
마른 새우로 육수를 내어 끓여도 구수하고 좋아요.
새우를 넣으면 국물에서 단 맛이 돌죠~~
아욱은 겉껍질을 벗기고 소금물에 넣어 바락바락 문질러 씻어
물기를 짜고~ 듬성듬성 잘라 준비한다.
대파와 홍고추는 어슷썰고, 새우는 껍질을 벗기고 다듬어서 밑간한다.
멸치다시마육수에 멥쌀가루를 넣고 집된장과 고추장을 푼다.
아욱과 다진마늘을 넣어 끓이다가 생새우와 대파, 고추를 넣는다.
모자라는 간은 국간장으로~
이렇게 완성..^-^
미끌미끌 구수한 맛, 제철 아니라도 좋은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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