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얘기 없는데도 범여권 정치인들은 북적
14일 ‘6.15 7주년 기념공연과 만찬’ 행사에 총출동
2007년 6월 15일(금) 오마이뉴스
14일 밤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남북공동선언 7주년 기념공연 및 만찬’에 범여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범여권 인사들 중 숙부상을 당해 불참한 정동영 전 의장을 제외하면 거의 전부가 얼굴을 내밀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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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정 국회의장등이 앉아 있는 헤드테이블로, 정치인들은 수시로 자리로 와, 김 전 대통령과 악수를 청했다. ⓒ 추광규
참석한 주요 인사들로는 한명숙, 이해찬 전 총리, 손학규 전
지사, 김근태 전 의장, 임채정 국회의장,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민주당 박상천 대표, 천정배, 김혁규, 김원웅, 최성, 김홍업, 신중식,
신기남, 송영길 의원, 추미애, 장성민, 정균환 전 의원 등도 참석했다.
물론 김대중 정부 시절 주요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권노갑, 김옥두, 한광원, 남궁진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한나라당 인사로는 원희룡 의원이 돋보였다.
그는 이날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있었던, ‘6.15 남북공동선언 7주년 기념 학술회의’에도 참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평화체제’를
주제로 한 토론에 참석하는 등 행사에 끝까지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 인사로는 그가 유일한 듯했다. 한편 어제 행사는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의 사회로 3시간가량 걸쳐 진행되었다. 행사는 오후 6시 30분부터 이한동 위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30여분가량의 다채로운 공연이,
동교동 김대중도서관 학술행사 참석자들의 기념연설이 이어졌다. 만찬은 저녁 7시 50분경이 다되어서야 시작됐다. 메뉴는 안심스테이크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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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의 공연모습이다, 이날 식전행사로 다채로운 공연자들이 나와 흥을 돋구웠다. 브래이크 댄스그룹 '드리피터즈', 남성 팝페라 '라스페란자', 그리고 신형원 씨가 출연해 '그날이 오면'등의 노래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 추광규
만찬 도중 각 정치인 및 관계자들의 건배사가 이어졌다. 이날
행사의 백미 중 하나는 바로 이들 인사들의 건배사였던 듯하다. 한승헌 전 감사원장은 건배사를 ‘이심’, ‘전심’으로 제의했다. 즉 그가
‘이심’하고 외치면, 건배하면서 ‘전심’이라고 말해달라는 것.
원희룡 의원의 건배사도 특이했다. ‘우리는’, ‘하나다’가 그의
건배사였다. 현정은 현대회장은 자신의 건배사로 “금강산 사업과 남북 화해를 위하여”라고 자신이 말한 후 “당신”하고 건배하면, “멋져”라고
화답해 달라고 말해 가장 의미 있는 건배사를 하기도 했다.
또 만찬에 사용된 와인의 뜻이 의미심장했다. 주최 측이 마련해 각
테이블에 올려놓은 와인은 칠레산 레드와인이었다. 이 와인의 이름이 'PANUL'인데, 우리말로 '포옹'이라는 뜻이란다. 사회자 손숙 전 장관이
이 뜻을 헤아리며, 건배를 해달라며 설명해, 박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건배사는
어떠했을까? 아쉽게도(?) 이들의 건배사는 들을 수 없었다. 주최 측에서 대선주자들에 대한 건배사나 축사는 일괄적으로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
이들은 단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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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있었던, 7주년 기념학술회의에는 국내외 석학들이 참석해 열띤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송영길, 원희룡 의원은 토론자로 이
학술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 추광규
이날 행사에서 김 전 대통령이나, 건배사와 인사말 등을 한 모든
이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범여권 통합과 관련해서는 단 한 마디의 언급도 없었다. 오직 주제는 남북관계와 '2.13합의'등에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만 말했을 뿐이다.
대통합과 관련해서는 만찬 행사에 앞서 대선주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이 나서서 대선주자들끼리
서로 악수하도록 권하면서 분위기를 만든 게 전부였다. 심지어는 이 자리에서 임채정 국회의장이 “(이 자리에) 대통령감만 해도, 여럿 있다”고
말하자, 김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은 위험한 말이다”며 농담조로 받아 넘기며, 대통합 등 정국현안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어쨌든
이날 행사에 범여권 정치인들은 총출동했지만, 정국현안과 관련해 얻고자 했을 소득은 얻지 못하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