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양’으로 기독교적 의미를 가졌던 이름이 이번에는 성폭력 경고의 의미로 다시 한 번 등장하게 되었다.
밀양에서 20년 전에 있었던 한 여중생에 대한 고교생 44명의 집단 성폭력 사건이 다시 조명된 탓이다. 그러나 장소에 무슨 의미가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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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사건은 인간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조건들의 조합에서 벌어질 수 양상이었다. 피해자 여학생의 불행한 가정환경, 지방에 사는 충동적 십대의 맹목적 충동들, 경찰의 무지와 나태 등이 얼키고 설킨 20년 전 한국의 민낯이 낱낱이 들어난 사건이다.
고상한 이론을 가지고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이었다.
현실에서는 어디까지나 현실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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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이 상실된 공간에서 유튜버들의 사적 활동이 현실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범죄가 결과적으로 어떤 이에게는 간접적으로 유익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자본주의의 생태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해자들의 신상을 폭로하기 시작한 영상의 조회수는 일 주일 만에 250만뷰가 넘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범죄에 대한 사적 복수가 가능해졌지만 그 한계를 설정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남의 불행이나 사고, 실수, 결점, 잘못 등을 인터넷 상에 공론화하고 이슈거리로 만드는 소위 사이버 렉카도 있다. 이래 저래 밀양은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신앙은 관념적 추상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신앙을 가장 현실적으로 사용하는 이들은 은사중심의 오순절파나 샤마니즘적인 성황당 신앙을 믿는 이들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목사들은 알게 모르게 은근슬쩍 티가 나지 않게 그런 방법을 사용한다. 아니 그런 방법 외에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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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에게 신앙은 언제나 현실이었다. 십대 때 갈 곳이 없어서 교회를 다녔고 수도자가 되기 위해서 성당을 나갔다. 대학을 계속할 수가 없어서 신학대학에 갔고 생존을 위하여 목회를를 했다. 목회를 하다가 "이것은 아니다"는 생각이 들어 빈민현장을 갔다. 빈민현장에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서 호주로 갔다. 결과적으로 호주을 택했던 것이 살 수 있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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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보다 강한 이데올로기는 없다. 하나님의 뜻은 성경보다 현실에 더 잘 나타나고 있다. 오히려 성경 속에서 하나님을 찾다가 하나님을 잃어 버린 이들이 많다. 대표적인 예가 동성애자를 부정하는 이들이다. 세계 모든 선진국들이 법으로 보호를 하는데 그들만이 박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