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는 아합 왕가(王家)를 멸절시키는 데 끝나지 않고 바알을 섬기는 제사장들과 선지자들, 바알을 섬기는 모든 자들을 모두 진멸(殄滅)합니다. 아합과 이세벨은 바알 신과 아세라 신을 섬기면서 북왕국 이스라엘을 악으로 인도했고, 이로 인해 하나님의 진노가 임했습니다. 그렇기에 아합 왕가만 멸한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 바알 종교를 진멸해야 한다는 것을 예후는 알았습니다. 그래서 예후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 “아합보다 내가 바알을 훨씬 더 많이 섬길 것이라”고 공표(公表)하게 하고, 바알 신에게 큰 제사를 드릴 것이니 이스라엘에 있는 바알의 모든 선지자들과 섬기는 자들과 제사장들을 모아 바알 신당(神堂)으로 나아오게 하였습니다(18절~20절). 이것은 바알을 섬기는 모든 자들을 불러 모으려는 예후의 계책(計策)이었습니다(19절). 그래서 이스라엘 전역에 있는 바알을 섬기는 자들이 모두 바알의 신당에 가득히 모였고, 예후는 그들에게 예복을 가져다 입게 하였습니다(21절, 22절). 이렇게 예복을 입힌 이유는 바알을 섬기는 자들을 잘 구별하게 하여 그들을 도륙(屠戮)하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후는 레갑의 자손인 여호나답에게 혹시라도 바알의 신당 안에 하나님을 섬기는 자가 있다면 바알의 신당에서 나오게 하도록 지시합니다(23절). 하나님을 섬기는 자가 바알의 신당에 들어가 있을 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바알을 섬기는 자가 아닌 자가 애꿎게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전국에서 모인 바알을 섬기는 자들이 바알의 신당에서 제사를 드릴 때 신당 밖에는 팔십 명의 호위병과 지휘관들을 두어 바알을 섬기는 자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죽이도록 명령하였고, 바알에게 드리는 번제가 모두 마친 후에 바알을 섬기는 모든 자들을 모두 죽이게 하였습니다(24절, 25절). 그리고 바알의 신당 있는 성으로 가서 바알의 목상(木像)을 가져다가 불태우고, 바알의 신상(神像)을 깨뜨리고 바알의 신당을 헐어서 그곳을 변소(便所)로 만들었습니다(26절, 27절). “바알의 신당 있는 성”이란 다른 지역에 있는 성(城)을 의미하기보다는 바알의 신당 깊숙한 곳에 있는 바알의 신상이 있는 곳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새번역 성경에서는 “바알 신전의 지성소(至聖所)”라고 번역했습니다.
예후는 아합에게 있어서 가장 극악한 죄인 바알 숭배를 척결하였고, 바알의 신전과 신상을 모두 헐어버리고 깨뜨려서 없애는 일을 했습니다. 하나님은 이 일에 대해서 예후를 칭찬하십니다(30절). 그래서 예후의 왕위(王位)가 사대(四代)까지 이어지게 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31절에 “그러나 예후가 전심으로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율법을 지켜 행하지 아니하며 여로보암이 이스라엘에게 범하게 한 그 죄에서 떠나지 아니하였더라”라고 기록한 것을 보았을 때 여로보암의 종교개혁은 완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바알 우상을 타파(打破)하기는 했지만, 북왕국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인 여로보암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섬기게 하고, 절기와 제사를 율법 그대로가 아닌 유사(類似)하게 만들어 지키게 하고, 레위 자손이 아닌 자들을 제사장으로 세운 것처럼 예후도 그러한 죄를 그대로 행했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을 따르려고 애썼지만, 전심(全心)으로 하나님의 율법을 온전히 따르지는 않은 것입니다. 그렇기에 예후의 왕위가 4대까지 이어지게 하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은 축복이라기보다는 예후의 온전하지 못한 신앙에 대한 벌(罰)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온전히 행했다면 4대만이 아니라 더 긴 세월 동안 왕위를 유지할 수도 있었겠지요. 예후는 이스라엘의 왕 중에서는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긴 했지만, 여전히 하나님 앞을 온전히 섬기지는 못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뭔가를 잘했다고 하더라도 온전한 순종이 아니면 안 됩니다. 적당히 하는 것은 온전한 순종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 온전하게 순종하지 못한 결과 중 하나는 아람 족속의 왕인 하사엘(Hazael)이 이스라엘을 공격하여 요단강의 동쪽인 아르논(Arnon) 골짜기의 아로엘(Aroer)부터 그 북쪽으로 길르앗(Gilead)과 바산(Bashan)까지 아람 족속에게 빼앗기고 맙니다(32절, 33절). 예후는 28년 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렸고, 예후의 아들 여호아하스(Jehoahaz)가 이스라엘의 제11대 왕이 되었습니다(34절~36절). 온전하지 못한 순종은 하나님의 온전한 복을 누릴 수 없게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한두 가지 잘하였다고 우쭐대기보다는 더 겸손한 모습으로 더욱 철저히 하나님 앞에 엎드리어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순종하며 살아가는 삶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하나님, 하나님 앞에 온전한 순종으로 나아가려는 태도로 하나님만을 온전히 섬기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