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4.) 제5차 대비주 49일 기도 5주 차 법문/ 대비주 기도, 삶의 재미 의미가 있는 곳
설날 연휴가 이제 시작됐죠.
오늘부터 시작하신 분들도 계시고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설날 연휴입니다.
며칠간입니까? 목요일까지 쉬시고 금요일 날은 출근하십니까?
금요일에 쉬시는 분들도 계시죠? 그러면 금 토 일까지 아주 넉넉한 명절 연휴입니다.
이때는 여러분들 고향도 가시고 이미 가장이신 분들은 자제분들이 오히려 집으로 모이는 그런 명절입니다. 고향에 가셔야 할 분들 계십니까? 젊으신 분들은 주로 가시죠.
그런데 일가를 이루시고 벌써 며느님도 보시고 하신 분들은 이제 집으로 모이시겠죠.
산사에 순례를 가보면 선방이나 강원에 출입하는 댓돌이 있죠.
그 댓돌에는 겨울에는 털신들, 또 봄부터는 하얀 고무신들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내 꺼’ 하고 표시를 해놨죠.
어떤 분들은 동그라미로 표시를 해놓고, 그 안에 표시한 분들도, 코에 표시한 분들도 있고, 그렇습니다.
요즘 같은 동안거 기간에는 치열하게 수행들 하시잖아요. 깨끗하게 씻을 시간도 귀합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뽀얗고 또 어떤 분들은 씻은 지 오래돼서 좀 색깔이 좀 바래져 있는 그런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결같이 가지런하죠.
그런데 어느 날 방문을 열고 정진하던 스님들이 나오시면서 둘러보니까 깨끗하게 씻겨 있습니다. 그 대중들의 수십 켤레 되는 힌고무신을 누가 언제 깨끗하게 씻었는지 모르게 깨끗하게 씻어서 가지런하게 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가끔 일어나는 일입니다.
티 없이 대중들을 위해서 아무도 모르게 신발을 깨끗하게 씻는 모습입니다.
또 어느 날은 마당이 깨끗하게 쓸려져 있고, 마치 우렁각시가 다녀간 것처럼.
그럴 때, 찬 바람이 쌩쌩 부는 바깥 땅은 꽁꽁 얼었을지라도 대중들이 치열하게 수행하는 그 도량의 분위기는, 그 마음은 포근하고 따스하게 물들고 번지게 되겠죠.
때로는 이러한 손길 하나, 말 한마디 눈빛 하나로 대중들에게 공양을 올릴 수 있는 그것이 바로 우리 삶에서 할 수 있는 작복이고 공양이죠.
그 댓돌 위에 보면 네 글자가 쓰여 있죠.
조고각하(照顧脚下),
‘비출 조照’, ‘밝을 조照’입니다.
고顧는 돌아보다, 살펴보다, 돌보다, 라는 뜻이 있습니다.
각은 ‘다리 각脚’, ‘발밑 각脚’자이기도 해요.
발밑 자기 현주소를 말합니다.
자기 현주소를 잘 살피라. 발밑을 잘 살피라.
자기 현주소를 밝게 잘 살펴서 돌보라 하는 뜻입니다.
명절 때 우리는 고향에 가서 부모님을 뵙습니다. 그리고 또 밖에서 생활하면서 일하던 가족들을 맞아들입니다.
명절 때 우리들이 자기의 현실, 자기의 현주소, 자기의 입지, 자기의 상황, 자기의 인연 살림, 자기의 직업과 일을 되돌아보게 되죠. 현실을 직시하게 됩니다.
여러분 오랜만에 부모님 뵙고 또 형제자매들 뵙고 멀리 떠나 있던 가족들을 만났을 때 여러분 마음이 어떻습니까?
착잡….(하하하)
우리의 삶의 형편에 따라서는 우리 삶의 현주소가, 우리의 자기 자리가, 우리 부모님을 비롯한 자기 인연 살림살이가 때로는 굴레로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가족들 돌보느라고 특히 편찮으신 분이라도 계시면 며칠도 시간 내기가 어렵습니다. 여행하기도 어렵잖아요. 속박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왜 우리 가장은 우리 남편은 이웃집 누구처럼 봉급 봉투가 두둑하지 못한가?’ 이런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그 가장은 가족들을 돌보고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짐을 잔뜩 짊어지고 살아가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할 겁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현실이, 우리의 현주소가 때로는 굴레로, 자기 자유를 제한하는 속박으로 혹은 무겁게 짊어져야만 하는 짐으로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어떨 때 그렇습니까?
자기 삶이 힘들 때, 일이 마음대로 안 풀리는 것처럼 여겨질 때 특히 더 그렇습니다.
또 예기치 않게 그 집안에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그런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누굽니까? 우리는 대비주 수행자들이잖아요.
대비주를 지성심으로 지송하면서 처처대비주, 인인본래불, 사사불공 수행을 하는 우리들의 눈이 떠지게 되면요.
조고각하, 현주소를, 발밑을,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잘 살펴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잘 돌볼 수가 있잖아요.
우리의 현주소, 우리는 지금 여기까지 온 거예요.
지금 이 마음, 이 몸, 인연, 환경, 이 세상 살림살이, 지금 우리의 현주소가 바로 우리들이 여기까지 살아온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현주소는요. 이 자리에서 동서남북으로, 상하로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자리, 우리는 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여기에서도 할 수 있고 여기에서만 할 수 있는 그런 자리에 우리는 발을 딛고 있습니다.
그 발밑을 잘 비추어 보십시오. 살펴보십시오. 밝게 비추어 볼 때 우리가 새삼 깨닫는 것은, 자기의 현주소 이 자리는 굴레 혹은 속박 혹은 짐이 아니라 이 자리야말로 복 밭입니다.
이 자리야말로 이 현실이야말로 우리가 공부해야 할 교과서요. 경전입니다.
이 자기 자리야말로 도량입니다. 우리가 거듭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밝게 눈을 뜨고 자기 현실을 바라보면 이 자리에서 끊임없이 지혜가 솟아오르고 지혜 자리죠. 복이 만들어지는 복 밭입니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자비궁전 지혜자리입니다.
우리 삶의 보람, 삶의 낙, 재미가 어디 있는가? 어디 있을까요?
티켓팅 해서, 저 멀리 떠나서 만나는 그곳, 그곳에도 물론 있죠. 그런데 그곳에서도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 자리가 바로 그런 자리일 때라야 어디 가도 있는 겁니다.
그래서 자기의 현주소 이 자리야말로 재미가 솟아나는 자리다.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우리 삶의 의미가 여기에 있습니다.
현주소 이 자리, 이번 명절 때 만나는 우리의 귀하고 귀한 그런 인연 살림살이, 자기의 처지, 환경, 현실이 바로 그런 자리다. 하는 것을 연휴를 시작하는 마당에 다시 한번 확인하십시다.
복 많이 지으십시오. 남들은 복 많이 받도록 하고 여러분들 복을 많이 나눠드리는 그런 명절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부모, 형제자매들하고 좋은 시간 보내시고 다음 주 금요일 음력으로 1월 초사흘 날 뵙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실시간 채팅으로 함께하신 분들도 뵙겠습니다.
햇사리 이승주: 실시간 법회 동참합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여기서지금: 대비주 실시간 법회에 동참합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아울러 스님 비롯 도반님들 행복한 설 명절 보내시고 을사년 뜻한바 대원만 성취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빌리브: 효문) 실시간 법회 동참합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사비투르: 대비주 실시간 법회 동참합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1지: 실시간 법회에 동참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정애(혜안정): 법회 동참합니다. 감사합니다.
최건숙: 법회 동참합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이예호: 실시간 법회 동참합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송관헌: 실시간 법회 동참합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다 읽은 거 맞죠?
제 말씀은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