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 군, 어제 깜빡하고 부모님께 소식을 못 전했어요. 지금 전할까요?”
운동 중인 하은 군을 급히 찾아간다.
어제 하은 군 외식하고 부모님께 소식을 전한다는 걸 깜빡 잊고 말았다.
하은 군도 잊고 있었는지 동그래진 눈으로 직원을 바라본다.
‘오늘 저녁은 공동 식당 공사 때문에 나가서 사 먹거나 포장해 집에서 먹으려 합니다. 아마 은이 좋아하는
만둣국이나 짜장, 카레 같은 걸 먹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군요. 하은이 맛있는 저녁 먹게 해 주세요~.’
어제 저녁 메뉴를 결정하려 하은 군과 며칠을 고민했다.
지난번 새벽 예배를 다녀오며 사 먹은 만둣국, 학기 초 학교에 전하는 말로 하은 군이 짜장과 카레, 햄을
잘 먹는다고 하셨던 아버지의 말 등. 그동안 하은 군이 잘 먹고, 잘 먹는다 추천 받은 메뉴를 후보로 정했다.
사진을 보고, 그때 받은 문자나 기록을 읽어도 하은 군 반응이 좋지 않다.
그래서 어제 저녁 직전까지 메뉴를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다 부모님께 하은 군 뇌전증 약 처방받은 이야기와
신경과 김세윤 교수님의 이직 소식 등을 전하다 저녁 식사 이야기를 나눴다.
어머니의 ‘맛있는 저녁 먹게 해 주세요’라는 말에 지난번 부모님 댁에 갔을 때가 생각났다.
“하은 군, 어머니가 오늘 저녁 맛있는 걸로 먹으래요. 하은 군 포장하지 말고 밖에 나가서 외식하는 거 어때요?
저번에 부모님께서 그러셨잖아요. 어릴 때부터 하은 군이 면 좋아했다고. 하은 군 좋아하는 짜장면 먹는 건 어때요?”
하은 군이 웃는다. 메뉴 결정으로 고민이 깊던 하은 군이 명쾌한 답을 얻었는지 시원하게 웃는다.
곧장 나갈 채비를 해 동네 반점으로 향한다.
‘은이는 부드러운 걸 잘 먹어서 유니짜장 같은 걸 잘 먹고 좋아합니다.’
지난번 아버지가 알려 주신 대로 유니짜장을 찾지만, 동네 반점에는 없어, 그냥 짜장면을 시켰다.
그래도 동네 반점이라 그런지 인심이 좋다.
그릇 가득 하은 군 좋아하는 면과 감자와 고기가 가득 담겨 있다.
날이 더워 하은 군 좋아하는 콜라도 함께 시켜 마셨다.
입맛에 맞는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을 먹었다.
만족스러운 식사였는지 잘 먹고 잘 웃는 하은 군 보며,
역시 하은 군을 가장 잘 아는 건 부모님이구나 생각한다.
그러고 저녁 먹고 들어와 부모님께 소식 전하는 걸 깜빡했다.
어제 드리지 못한 소식을 부모님께 전한다.
‘안녕하세요! 갑자기 날이 또 더워졌네요. 은이는 학교 잘 다녀와서 씻고 운동하고 있습니다. 어제 깜빡하고 소식
못 전했네요. 지난번 은이가 면 좋아한다고 이야기 해 주셨던 게 기억나서 동네 반점에서 짜장면 사 먹었습니다.
말씀하신 유니짜장은 없었지만, 감자랑 고기 다 부드러워서 조금 자르니 잘 먹더라고요. 혼자 짜장면 2/3 가까이
먹었습니다. 오늘은 집에서 저녁 먹습니다. 부모님도 하루 잘 마무리하시고 맛있는 저녁 식사하세요! 그럼 또 소식하겠습니다.’
‘네, 선생님. 짜장면 잘 먹었다니 좋네요. 날이 또 덥네요. 내일 비 오고 나면 기온 떨어질 듯합니다. 오늘 하루 수고 많으셨습니다.’
‘네, 은이 지금보다 조금 더 따뜻한 옷을 준비해야겠네요. 고맙습니다.’
2025년 9월 8일 월요일, 박효진
지원하는 사회사업가 수고가 들겠지만, 오늘처럼 하은 군이 자주 외식하고, 자주 외식 소식 전해 드리면 좋겠습니다. 하은 군 일상에서 그럴 일이 많기 바라고요. 고맙습니다. 정진호
기쁘게 외식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공동 식당 공사로 불편할 텐데, 이런 유익도 있군요. 감사합니다. 월평
하은, 가족 25-1, :)
하은, 가족 25-2, 따뜻한 옷
하은, 가족 25-3, 재활의학과 정기 진료 소식
하은, 가족 25-4, THANK YOU FOR YOUR LOVE
하은, 가족 25-5, 5~6cm
하은, 가족 25-6, 기특하고 참 고맙고 감사
하은, 가족 25-7, 만나러 갑니다
하은, 가족 25-8, 발 하나 나갈 새라
하은, 가족 25-9, 얼마든지 환영
하은, 가족 25-10, 여행을 좋아하나요?
하은, 가족 25-11, 여름이 왔다
하은, 가족 25-12, 걱정하실 부모님께
하은, 가족 25-13, 뇌파 검사, 신경과 정기 진료 소식
하은, 가족 25-14, 은이랑 보내겠습니다
하은, 가족 25-15, 등교하지 않을 수 있는지요?
하은, 가족 25-16, 가까운 부모님 댁
하은, 가족 25-17, 입술이 파래지도록
하은, 가족 25-18, 2학기 개학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