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교대, 중증장애 이유 입시 성적조작 더 있었다…교육부 감사로 8건 추가 적발 이하늬 기자 2021.08.02 17:17 입력2021.08.02 17:59 수정 중증장애를 이유로 지원 학생의 입시 성적을 조작해 논란이 된 진주교대에서 추가로 입시 성적 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진주교대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인 교육부는 추가 성적 조작 의혹에 대해 “공정하고 엄중하게 처리하고 있다”며 이달 중 감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중증장애인 입시성적조작 진주교대·교육부 규탄 기자회견’에서 변재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중증장애인 입시성적조작 진주교대·교육부 규탄 기자회견’에서 변재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향신문 취재결과, 교육부는 진주교대 감사 과정에서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에 지원한 학생들의 서류평가 점수가 100점 이상 조정된 사례 8건을 추가로 발견하고 당시 입학사정관이었던 A씨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2017학년도 입시 2건, 2018학년도 4건, 2019학년도 2건이다.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은 장애 학생들이 지원하는 전형이다.
A씨가 교육부에 보낸 답변을 보면 성적 조작은 전 입학관리팀장 박모씨의 강압에 의해 이뤄졌고, 강압의 근거는 지원 학생들의 낮은 내신등급과 중증장애였다. 학교 방침에 따르면 평가자 외에는 점수를 바꾸는 것은 물론이고 열람도 금지돼 있다. 하지만 박씨는 평가자인 A씨가 준 점수를 확인하고 성적 조작을 강요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교육부에 제출된 녹취록에 따르면 박씨는 2018학년도 입시 관련 회의에서 “장애등급 높은 거, 시각 1급 이런 거는 안 되거든. 간질 이런 거 빼야 될 거고”라고 말했다. 이어 “6등급 이런 내신 저하자는 안 되잖아”라며 내신 등급이 낮은 학생을 사실상 ‘탈락’ 시킬 것도 언급했다. A씨가 교육부에 제출한 답변에 따르면 2018학년도 입시에서 1명은 중증장애와 내신등급을 이유로, 2명은 내신등급을 이유로 점수가 100점(1000점 만점) 이상 깎였다.
close 이에 대해 김진훈 숭의여고 교사는 “평가에 심각한 오류가 있지 않는 상황에서 성적을 재조정하는 것은 입시 부정”이라고 지적했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 소장은 “사전 공지나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내신이 낮거나 장애가 심하다는 이유로 성적을 변경하는 것은 지원 학생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 학생이 지원하는 전형임에도 진주교대가 장애를 이유로 지원 학생의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씨는 2018학년도 입시에서 시각장애 1급 학생의 성적을 세 차례나 조작할 것을 지시했고 결국 해당 학생은 최하점을 받게 됐다. 이는 지난 4월 A씨의 내부고발로 알려져 교육부 감사가 시작됐고, 박씨는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진주교대는 “대학이 따로 확인을 요청받은 사항은 없기 때문에 아직 입장을 밝힐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다만 관리 소홀의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길한 총장이 당초 7월까지 장애 학생 성적 조작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아직 사과하지 않은 데 대해 “장애인 단체와 사과문의 내용을 협의 중”이라며 조만간 사과문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교육부가 이 상황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최대한 공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8월 중에 감사 결과를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