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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앞서 이 글은 순전히 글쓴이 본인 - 도탁스 아니우리정글뭐하는건데 - 의 경험에 의한 글임을 밝힘.
폴란드의 어떤 지역인지는 밝히지 않음. 지역과 출장 일정이 공개되면 무서우니까.
폴란드에 취직한게 아니고 폴란드로 출장을 온겁니다.
폴란드에 대한 무지렁이의 감상과 얻은 정보를 일기 형식으로 쓸 예정입니다.
1일차는 별 내용 없습니다.
한국에선 평범한 직장인이던 내가 폴란드에선 외노자?! -1
한국에선 평범한 직장인이던 내가 폴란드에선 외노자?! -2
오늘은 약간 매콤한 경험이 있으나 글의 전개에 살짝의 MSG는 있을 수 있어도,
하나의 거짓과 과장이 없음을 밝힘. 과장보단 차장이나 부장이 나으니깤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인종차별 썰 있음 주의.
######3일차
오늘도 폴란드의 아침은 희끄무레하다.
그리고 망할놈의 트렘은 염병하게 새벽 4시부터 다니는 모양이다.
(* 트렘 - 유럽의 지상철. 내 호텔 방 바로 앞으로 다니는 특성이 있음.)
시차도 시차지만 트렘의 덜컹거림은 오늘도 나의 잠을 방해한다.
그래도 열심히 조식을 먹고, 출근, 일, 퇴근.
흐름이 너무 빠른건 읽는 분의 기분 탓이다. 일 한걸 쓸 수는 없으니까...
다시 돌아온 호텔은 특유의 향을 풍기며 나를 맞는다.
일단 씻고, 침대에 잠깐 누웠더니,
시간은 밤 12시가 되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흐름이 너무 빠른건 읽는 분의 기분 탓이다....
배가 고프다. 구글지도를 둘러보니 근처에 맥도날드, 버거킹, KFC가 다 있다.
버거킹과 맥도날드는 24시간 운영을 하는데, 마침 또 붙어 있고,
내 숙소는 시의 번화가 바로 옆에 있어서 대부분의 것들이 걸어서 5~10분 거리에 있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이라.... 좋아, 버거킹으로 가자.
모두들 아시겠지만, 버거킹이야말로 햄버거의 왕이다. 이름 그대로이다.
쉑쉑? 뭐 인앤아웃? 다 꺼져 뻘걸킹이 최고야. 와퍼야말로 햄버거의 궁극이다.
반박시 평생 롯데리아만 먹어야함.
아무튼 밤거리를 걸어간다.
이곳의 번화가는 시청을 중심으로 빙 둘러 서 있다.
약간 이런식이다.
그림판으론 이게 한계다. 아무튼 이런 식인데,
번화가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밤거리처럼 화려하게 네온사인이 번뜩이거나 밝은 간판을 사용하질 않는다.
어디까지나 유럽의 건축을 훼손하지 않고 '나 여기 있소' 정도의 어필만 하는
그런 간판들만 있다.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은 없고, 대충 요것보다 조금 더 화려한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밤거리를 걷는데,
길거리에 혼자서 서있던 형, 누나들이 자꾸 뭐라고 말을 건다.
유럽 형 : Yo! Guy! You wanna drink tonight with ma friends? ma friends are #$#$%#(못알아들었는데 예쁘다는 뜻이었던듯)
김대리 : Nope.
번역 : 요! 남자! 너 원하냐 술을 오늘 밤 함께 내 친구들과? 내 친구들 이쁨 ㅇㅇ
번역 : ㅈㅅ
생긴건 200% 백인인 형이 흑인처럼 말을 해서 좀 놀랐다.
심지어 나는 출장기간중에 흑인을 단 한명밖에 못봤는데도 말이다.
유럽 누나 : Hello~? Do you want some free drink with beautiful woman?
김대리 : Nope.
유럽 누나 : Why?? Girls are very hot!!
번역 : 안녕~? 너 원하니 조금의 무료 술을 예쁜 여성들과 함께 마시는?
번역 : ㅈㅅ
번역 : 왜?? 여자아이들이 몹시 더워!!
요약하자면 이 형,누나들은 나이트 삐끼인 셈이다.
뭔가 쿵짝쿵짝 소리도 없고, 화려한 간판도 없지만
나이트 혹은 클럽 같은게 안에 있나 보더라.
웬 동양 호구짜식이 늦은 밤 허망한 표정으로 털레털레 걸어가니까
돈좀 뜯어보려고 말을 건듯.
하지만 난 지금 배가 고프다.
예쁜 여자랑 술을 마시는걸 싫어하는게 아니라
몹시 배가 고프다.
실은 무쪄워서.... 본인은 178cm에 88kg지만 (돼지 아님 통통한거임) 여기 형들 막 다 커
근데 가서 막 때리고 돈 뺏으면....무쪄워.....
아무튼 버거킹을 찾아서 들어간다. 사람은 한명도 없군.
모니터에 나타난 메뉴들을 쭉 둘러본다.
트러플 와퍼인줄 알았는데 (Truffle, 송로버섯 향이 나는 와퍼. 한국에 있음)
트리플 와퍼다. 무려 트리플!!! Triple!!!! (세 배. x3)
패티가 더블도 아니고 패티가 트리플!!!!
주문은 아래와 같이 했다. 물론 저렇게 매끄럽지는 않았고
점원 : 주문하시겠습니까?
김대리 : 베이컨 와퍼를 주세요
점원 : 세트로 드릴까요 단품으로 드릴까요? (실제로는 세트가 아니라 다른 표현을 쓰더라. 못알아들음.)
김대리 : 세트로 주심씨오
점원 : 치즈나 양파같은 엑스트라 물품은 필요없으신가요?
김대리 : 네 그냥 베이컨 와퍼 세트만 주십시오.
점원 : 네 여기 음료컵입니다. 음료는 뒤에서 have yourself.
나보다 머리 반개는 큰 형을 올려다보며 주문을 하려니 목이 뻐근하다.
주문과 동시에 음료를 마실 수 있게 컵을 먼저 주더라.
얼음 없이 미린다? 미란다? 파인애플맛을 마시며 자리에 앉았다.
주문번호 39번... 내 주문 이후로 사람들이 줄줄이 들어왔다.
조금만 늦었으면 큰 일 날 뻔했다.
폰을 만지작대면서 시간을 보낸다.
폴란드에서 새벽 MM월 DD일 01시면 한국은 MM월 DD일 08시다.
도탁서들이 슬슬 출근하면서 자게에 버스 놓쳤다는 글, 커플 글,
아 진짜 자유게시판에 커플 자랑글들 좀 올리지 마세요 빡치니까.
아무튼 저런 글들이 슬슬 올라오는 시간이라 이말이다.
도탁스 웃게를 한번 쓱 훑었는데, 내 베이컨 와퍼가 나오질 않는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형 누나들은 다 와퍼를 음미중이다.
음? 뭐지? 날 불렀는데 못들었나?
음료기계로 가서 미린다? 미란다? 를 다시 채우고 카운터로 간다.
여기서부턴 대화 내용 그대로 씀
김대리 : Excuse Me? My burger is not comming. (이게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틀렸겠지.)
점원 : Your burger?
김대리 : Yes. My Order Number is 39.
점원 : Hmmm.....
점원이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더니 주방쪽을 바라보고 얘기를 한다.
점원 : Hey! Where is ChingChangChong's Burger~?
그리고 주방에 있던 놈 둘이랑 같이 쳐 웃는다.
.
.
.
.
칭챙총은 동양인을 비하하는 단어다.
그러니까 지금 이 버거킹 점원새끼는
내가 동양인이라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씨부린거다.
나 김대리, 전자전기공학부 신입생 때부터 개량한복을 입고 두루마기를 걸친 남자.
학기 초 강의실에 들어가면 교수님인줄 알고 강의실을 싸하게 만드는 남자.
니들이 생각하는 작고 소심한 동양인이 아니라 이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거짓과 과장은 1도 없다.
지금 막 리필해서 미린다? 미란다? 로 가득 찬 음료컵을 휘둘러 점원놈의 얼굴에 뿌린다.
점원의 얼굴은 미린다의 상큼 달콤한 향기와 다르게 썩어 들어간다.
김대리 : What did you say? ching what?
그제서야 버거킹 점원은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 라고 생각한듯 하다.
점원 : I...I'm sorry sir. I'm so sorry sir.
주방 두놈은 내가 쳐다보니 어딘가로 숨는다.
하여튼 세계 어딜 가나 인종차별 하는 놈들 치고 제대로 된 놈들은 없는것 같다.
그렇게 말없이 컵을 들고 점원새기를 쳐다보니 계속 굽신대며 미안하다고 한다.
김대리 : That's ok! But I want to meet your boss.
원래 이럴 땐 니 상급자 데려오라고 하는게 최선의 수다.
점원 : I'm so sorry sir. I think he is sleeping cause it is 1 a.m.
김대리 : Oh.... I see.... Call him. I'm very angry now.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내 보스는 지금 잘것이다.
아 진짜?? 됐고, 전화 해라. 나는 몹시 화가 나 있다. 같은 얘기가 몇번 더 오가고
점원새기가 보스를 부르지 않아서 다음 방법을 쓰기로 했다.
김대리 : Take your boss in my face or I will contact to BurgerKing Poland.
물론 표현이 좋지 않은 점은 인정한다.
내 비록 2008 대입수능 외국어영역에서 한 문제 틀린 언어의 귀재지만
입으로 내뱉는 말은 어렵더라.....
그리고 저런 흥분 상황에서 익숙치 않은 영어를 잘 쓸 수 있는 사람은 댓글 달아주세요.
댓글과 관심은 글쓴이의 힘이 됩니당.
버거킹 폴란드 본사에 전화 한다는게 결정타였는지 점원은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고
나는 한번 째려보고 자리로 돌아와서 앉았다.
10분쯤 흘렀을까
헝클어진 머리로 뛰어온 사람은 자기가 이곳의 매니저라고 했다.
오자마자 연신 사과를 하는걸 보니 점원놈이 상황설명은 제대로 했나보다.
매니저는 계속 사과 하는데 점원놈은 슬그머니 주방으로 도망을 가더라.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어서 결국 나는 점원을 향해 이것을 해버렸다.
긴 문장의 한국 욕.
한국어는 독일어를 제외한 유럽의 언어들보다 발음이 직선적이고 딱딱하며
센소리, 거센소리가 굉장하다. 물론 내 뇌피셜이다.
그리고 나의 고향은 전라도다. 고향에서 남중 남고를 나왔고,
대학은 공대를 졸업했다.
평소에 욕을 쓰지 않아도, 마음 먹고 쓰면 잘 쓸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다 이말이다.
ㅆ와 ㅃ와 ㄲ가 적절한 콜라보레이션을 이룬 나의 한국 욕은
비단 점원과 매니저 뿐만 아니라 상황 흥미롭게 바라보던 다른 형 누나들까지
충격의 도가니에 몰아넣기 충분했다.
이자리를 빌어서 흥미로운 구경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핸드폰으로 촬영하지 않았던
그날 그자리의 형누나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한국이나 일본이었다면 [어디어디_버거킹_욕설_진상남.avi]라는 제목의 동영상과 함께 내 신상이 퍼졌을텐데
확실히 우리와 폴란드는 차이가 좀 있긴 한것 같다.
우리나라가 나쁘다는건 아니고.
김대리 : 야 이 친구야 지금 너희 매니저가 사과하는데 너는 어디를 가고 있니?
라는 영어에 다시 돌아온 점원은 매니저 옆에서 연신 사과를 해댔고
매니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나를 자기 사무실(작은 방)으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매니저는 재발 방지를 위한 직원 교육을 약속했고,
이 사태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내심 고민하던 나에게 현실적인 제안을 한다.
트리플 와퍼 세트 4개(!!!)와 자신의 서명과 연락처가 들어간 버거킹 무료 쿠폰 스무장을.
이걸 제시하면 폴란드 어디에서나 버거킹 세트메뉴를 드실 수 있을거라고 하더라(대충 이해했음)
그렇게 인종차별과 트리플와퍼4세트, 버거킹 쿠폰 스무장을 교환한 나는
또 좋다고 속없이 호텔로 돌아와서
그새 친해진 리셉션 직원과 수다를 떨면서 트리플 와퍼를 먹었다.
리셉션 직원 : 저희는 손님께서 제공해주시는것을 받을 수 없습니다.
김대리 : 이거 나도 공짜로 받음!
리셉션 직원 : 오...오우!
이렇게 김대리의 하루는 끝나갔다....
뭐 딱히 이건 인증 할 방법도 없고 햄버거 사진을 찍어 둔 것도 없으니
이 글은 이만 마무리 하겠습니다.
다음 편은 여러 장의 사진을 첨부 할테니 많이 읽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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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예고
"아니 여기 식당 가격이 왜 이래?!?!"
위기의 김대리, 바가지에 맞서 싸워라!!!
다음 편도 기대 해 주세요.
첫댓글 폴란드 글을 보고 싶어하시는 분이 있어서 도탁스에 썼던 글을 스크랩해옵니다
한꺼번에 다 가져오면 도배가 되니까 몇개씩만 가져올게요
재밌어서 기다려 지네요
@졜리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우리정글뭐하는건데
졸잼쓰
감사쓰!
꿀잼~
와 그래도 바로 굽신대네
더 뻐길줄알았는데
진짜 직원 한테 음료를 뿌리신거에요??? 와우
멋지네요~ 재밌는 글 기대하겠습니다!
와우 나도 점원 얼굴에 음료 뿌리는 강심장이었으면....너무 멋지다!!!
와 너무재밋장
인종차별 당해본 입장에서 가슴이 시원해지는 글이었습니다. 차라리 저렇게 눈앞에서 인종차별발언 하면 욕이라도 할텐데 제가 겪은 차별은 훨씬 교묘했습니다 ㅜ 멋져요 멋져 어디가서도 기죽지 않자고 다시금 다짐합니다
ㅋㅋㅋㅋ짱재미있어요!!! 저는 예전에 홍콩에서 지내는 동안 칭챙총 소리를 들었었는데...심지어 홍콩사람이...")그래사 약간 대리만족 하면서 읽었어요
사이다 좋아요!!!!
와 너무 멋있어여 ! 영어가 되어야 할수 있으셨겠지만 ㅋㅋ 한국말로 긴 욕은 뭐라고 하셨나요? ㅎㅎ 자음이라도 알고 싶은데용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05.12 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