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에 발목이 잡혀 있던 국내 대기업들의 중국 행보에 다시 탄력이 붙었다. 대기업들은 특히 오는 7~10일노무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열정인 ‘제 2 한류열풍’이 일 것으로 기대하며 현지 투자와 사업확대 전략을 앞다퉈 내놓고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사스 발생 이후 수요가 급감해 4개월여 동안 중단했던 한~중 항공노선을 대부분 정상화하기로 했으며 삼성,LG,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임직원의 중국 출장 자제령을 해제하고 보류했던 마케팅 판촉행사를 재개했다.
◆대기업 중국행 러시=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업들이 13억 중국시장을 향한 ‘러브콜’을 쏟아내고 있다.
LG화학은 전략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정보전자소재 부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난징시와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용 편광판 생산기지 설립에 관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LG화학은 내년까지난징경제개발구 내에 총 1500만달러를 투자해 연산 400만m²(1400만세트)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내년 초부터 TFT-LCD용 편광판 가공 공정을 본격 운영한다. LG화학 김종팔 부사장은 “오는 2006년까지 중국 시장의50% 이상을 확보해 중국 내 편광판 생산 1위 업체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류업체인 신원은 자사 브랜드 진출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신원 관계자는 “조만간 베스티벨리 사업본부장과 실무진이 중국 선전(深川)과 상하이(上海)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중국 유명 판매업체 5~6개와 라이선스 진출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원은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최, 2010년 상하이 세계박람회 개최 등을 계기로 현재 58조원에 이르는 중국 의류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주목하고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중국 상하이에 이어 톈진(天津) 진출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마트는 지난달 30일 톈진에서 상장기업인 타이다(泰達)그룹과 합자법인 설립의향서 조인식을 갖고 구체적인점포 개설 작업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또 지난 97년 국내 유통업체로는처음으로 진출한 상하이에 올해 연말 2호점을 여는 데 이어 내년까지 5호점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현지인 밀착 통해 코리아이미지 높인다=삼성그룹의 삼성 중국 본부는지난 1일 ‘중국 삼성 사회공헌단’을 발족했다. 현지 사회와 함께하는삼성상(像) 정립을 목표로 한 삼성 사회공헌단은 베이징에 본부를 두고화베이(華北), 수저우(蘇州), 광둥(廣東)성, 상하이, 홍콩, 대만 등 7개지역에서 사회공헌단 활동에 들어갔다. 삼성 사회공헌단은 법인별로 고아원 방문, 자연보호 활동 등 매월 1개 이상의 지역 봉사 활동을 할 계획이다.
베이징과 상하이에 생산기지를 건설한 현대ㆍ기아자동차는 중국 지방 판매망 구축에 나섰다. 현대차는 중국 중앙방송인 CCTV에서만 해온 제품광고를 지방 방송으로 확대하고 현재 42개인 딜러를 연말까지 100개로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명예 베이징 시민으로 선정되는 등 현대·기아차에 대한 중국 당국과고객 반응이 호의적”이라며 “한·중 정상회담이 제2 한류의 진원지가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