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 은붕어
수족관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횟집 앞에서도 걸음을 멈추기 일쑤이지만...,관상어 가게 앞에서는 넋을 놓다가 (하긴, 꽃집과 애견 샾 앞에서도 마찬가지)
마눌에게 뒷덜미 잡혀,
" 나이 좀 생각하셔요. 남 눈 부끄럽지도 않아요?"
끌려가는 것이 다반사다.
며칠 전에도 전통시장 앞 대형 관상어 수족관 앞에 쪼그리고 앉아 코가 눌리도록 들여다보고 있는데,
옆에 인기척이 있어 보니, 초등 2학년 쯤 되어 보이는 쪼그만 여자애가 나처럼 수족관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깨끗하게 빗어 묶은 머리카락과 깔끔한 옷차림과 브랜드 신발이 사랑을 받는 아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작고 갸름한 얼굴에 시원하게 튀어 나온 앞이마(임예진처럼)에 어린 시절의 장량 눈처럼 초롱초롱한 눈동자(짱돌 던지기 없기)가 참 예쁜 아이였다.
쭈그린 나와, 서 있는 그 아이의 눈높이가 같아서 함께 수족관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아이가 당돌하게,
"사장님! 사장님!'하고 주인을 불렀다.
주인이 나오니,“사장님! 요, 금붕어 참 예쁜데요. 한 마리에 얼마에요?”
하고 물었다.
“이 천원이다.”
아이가 목에 걸고 있던 작은 지갑을 열어 천 원 짜리 한 장을 꺼냈다.
“천 원 밖에 없는데...”
아이의 눈에 어리는 실망감이 가슴을 찔러서 그냥 한 마리 사줄까보다 생각하는데, 아이가 말을 이었다.
“그럼, 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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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붕어 한 마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