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9 지태 도전기 (18년 지리 走馬看山기) (Part #2)
시간 : 5/19 04:40 시작. 5/20 23:20 종료 (총 42시간 40분 소요)
산행 코스 : 사리등산로입구~밤머리재 (1구간),
밤머리재~장터목(2구간)
장터목~성삼재(3구간),
성삼재~구인월마을(4구간)
참여인원 : 오지산행 66말띠 3명. 오모,해피,해마 (산행내내 이 순서로 주마간산)
1,2 구간에 이어서
~ 3구간 (장터목 ~ 성삼재)
평소 해피는 천왕봉까지만 가면 지태 종주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을 통과하는 것이고 노고단까지 주능선 종주는 어떻게든 간다고 말했다. 장터목에 도착해서 그러한 안도감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자 하였지만 찬바람의 기세는 누그러 들지 않는다. 5분만에 다시 짐을 챙긴다. 세석대피소에 숙박후 먼저 나간 사람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잠깐 눈이라도 붙이자는 심정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촛대봉에 올라 내려가면서 세석대피소를 보니 불이 꺼져있는게 자리가 있을 만한 기미가 안보인다. 대피소 위 한신계곡 가는 갈림길에서 생각해보니 내려가서 물보충하기도 귀찮다. 오모가 과감히 그냥 통과하자고 하니 들어가서 2~3시간 비비고 잘 생각이 있었던 나머지는 무언의 긍정으로 쉬지도 않고 통과에 합류한다. 이제부터는 쉴 자리 찾는 곳이 도전이다. 해마는 후미에서 계속 하품을 해댄다. 오모 역시 졸음을 이기지 못해 휘청거리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벽소령까지 쪽잠이라도 자야 오히려 속도가 붙어 3구간을 지날 수 있다고 해피가 경험섞인 이야기를 하지만, 그마저도 벽소령 대피소가 올해 말까지 공사 중이란다.
그냥 계속 간다. 쉴 수가 없다.
영신봉으로 지나 계단이 많은 내리막길 어느 지점에서 오모가 냅다 배낭을 놓더니 잠깐이나마 쪽잠을 자자고 한다. 비탈에 눕는 것도 이동 대형으로 누워 잠을 청해본다. 그런데 달아올랐던 체온이 식자마자 지금 추위가 예사가 아니라는 듯 한기가 몰려온다. 해피가 10분정도 되자 안되겠다고 먼저 일어난다. 해마는 종주 시작 전날 숙소에서 한숨도 못잤다고 한다. 아마 지금 미칠 지경일 것이다. 해마도 일어서니 이런 경험이 처음인 오모도 군말이 없다. 휴식을 위한 좋은 자리를 찾지 못해 조급한 마음이 슬슬 든다.
세석에서 5km 정도 비몽사몽으로 천천히 이동하니 선비샘에 도달했다. 이미 2명이 물을 보충하고 있었는데, 밤머리재에서 먼저 출발했다 2명인듯 하다. (뒤에 아닌 것으로 판명). 반갑게 인사하고 2명은 먼저 출발하고 우리는 양치질을 하기 시작한다. 정신이 번쩍 난다. 물도 보충하고 있는데 밤머리재에서 보았던 J3 팀을 당도했다. 우리보다 1시간 정도 뒤에 장터목을 통과했다는데 빠르긴 빠르다. 장터목을 별 무리없이 통과할 줄 알았다면 밤머리재에서 몇시간씩 대기할 필요가 없었다는 자평도 들었다. 앗.. 그런데 일행이 4명이다. 나머지 3명은 어디 있냐고 물어보니 어디서 쉬러 들어갔는데 나타나지 않아 4명은 그냥 먼저 간다고 한다. J3 멤버도 사람인가 보다.
선비샘에서 벽소령까지는 편한 길이 이어진다. 양치질을 한 후의 가뿐한 마음으로 움직이기 시작하고 날도 밝기 시작한다. 그런데, 왠 걸? 날이 밝으면 졸음이 가실 거라는 예상을 깨고 더 졸립기 시작한다. 특히, 벽소령 바로 전 1km구간의 임도 같은 편한 길은 오히려 졸음을 재촉하고 말 그대로 3명 다 스틱이 이끄는대로 반쯤 봉사가 된 상태로 전진하는듯 하다. 후미에서 연신 해대는 해마의 하품은 선두 오모에게도 전파되었다. 벽소령 대피소가 공사 중이라고는 하지만 바람 피할 곳이 없나 싶어 도착 후 살펴보지만 공사 가림막으로 꽁꽁 둘러싼 공사장은 접근을 불허한다. 벽소령 대피소에서 칼로리 보충용으로 오모와 해마는 아침용으로 단팥죽을 먹는다.
단팥죽을 먹고나니 해피가 비장의 무기로 준비한 칡즙을 쓰~윽 내민다. 아는 분이 직접 짜주신 진짜 100년된 칡즙이다. 오모가 게눈삼키듯 먹는데 다들 그 속도에 놀란다. 진국에다 단맛이 진하다. 벽소령 대피소에는 2명의 선행 인원이 있었는데 역시 J3 인원들이다. 2명은 먼저 가고 2명이 처진듯 하다. (노랑머리 염색 여성 회원이 처진 인원에 포함되어 있고, 후에 연하천 대피소에서도 만났는데 그때는 맨 뒤에 혼자 처진 상태로 연하천 대피소를 출발 하는 것을 보았다. 개인 플레이를 하나?) 벽소령에서 연하천 대피소로 이동하는 경로에서는 해가 떠오르는 시간이라 온도가 올라가는 기대감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피로도 잊으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슬슬 반대편에서 오는 등산객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화대 산악 마라톤이 있는지 뛰어 단촐한 장비로 뛰어 오는 사람도 있다.
연하천 대피소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물을 받으려고 줄 서있는 것도 보고 , 전날 바람부는 주능선에서 고생한 것을 생각하니 벌써 옛일같다. 2월달 겨울 화대 종주시 보았던 연하천 대피소의 온도계의 온도는 -20.8 였었다. 오늘은 보니 6시 현재 영상 6.5도. 밤새 통과했던 천왕봉~세석구간은 강풍에 체감온도가 영하였지 싶다.
사과를 나눠먹고 연하천대피소를 출발한 뒤, 토끼봉이 다가 올 즈음 해마가 화개재 데크에서 30분이라도 자고 가자고 제안한다. 오모는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결국은 화개재에서 오래 쉬기로 한다. 14시간 이상 휴식다운 휴식 없이 온 상태에서 온도도 올라가니 아니 쉴 수가 없다. 먼저 해마가 자리를 깔고 드러눕는다. 30분 정도 자다 가자고 못이기는 척 동의한 오모도 따라서 자리를 깔고 눕는데, 왠걸 바로 코를 골기 시작한다. 오히려 해마는 피곤하지만 잠을 이루지 못하고, 해피는 아무데서나 잘 자지 못하는 습관으로 옆 등산객이 주는 커피 한잔만 먹고 휴식을 취한다.
화개재에서부터 주능선에서 힘든 구간은 삼도봉까지 올라 가는 끝도 없는 데크 계단이다. 중간에 한번 쉬어 줄 만도 한데, 혼자서 30분 숙면을 취한 오모가 부쩍 힘을 낸다. 해피 역시 휴식을 취했는지 이제부터 노고단까지 일전의 도전에서 5km 로 달렸다고 회상하면서 부쩍 따라온다. 오히려 잠도 못잔 해마는 아까 먹은 칡즙까지 안맞았는지 화장실 찾을 궁리만 하면서 뒤로 쳐지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결국은 5km 정도가 남은 노고단 고개까지 3구간이 끝나간다는 기대감으로 꾸준히 속도를 올린다. 편한 구간이고 곳곳에 조망 포인트가 있어 말띠 3명의 주마간산이 실감나는 구간이기도 하다. 노고단 고개에 도착하니 사람은 해마는 화장실로 바로 달려 가고, 화장실에서 자리를 찾지 못한 나름 급한 오모는 해마를 기다리는 해피를 뒤로 하고 성삼재로 먼저 내려갔다. 노고단 고개에서 성삼재까지의 약 2.5km 구간이 3명의 일행이 따로 산행을 한 유일한 구간이다.
성삼재로 내려가는 길에서 해마와 해피는 좀 불편해 보이는 오모가 성삼재에서 완주 포기를 선언할 수 있지도 않을까 이야기하고 , 어떻게 대응할까 고민해보기도 하였지만 성삼재 화장실을 다녀온 오모의 표정을 보니 괜한 걱정을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17년 지태 종주시 성삼재 도착 지점에서의 해피는 완전히 진이 빠진 상태였었다고 회상한다. 후일담으로 그때 동행했던 가은이 판단하기로는 해피는 도저히 서북능선을 시작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어쨌든 이번 도전에서 해피는 성삼재에서도 힘이 남았다. 너무 피곤하면 음식도 안 먹힌다는데 밥도 한그릇 더 시켜먹는 여유를 부린다. 한시간 이상의 휴식 후 13:30분 출발하면서 성삼재 인증 사진을 남기니 무명의 카톡 응원이 바로 달린다. 해피의 종주 성공을 더욱 애타게 기원하는 사람이 무명인듯하다고 오모가 농을 건넨다. 이제 좀 지태 종주 이야기는 화제에서 빠졌으면 하는 바램이 속마음 아닐까?
3구간 소요시간은 약 12시간. 시간상으로는 가장 많이 걸린 시간이다.
~ 4구간 (성삼재 ~ 구인월마을회관)
빠르면 10시간을 예상하는 서북능선 구간은 가은이 예상하기로는 지옥을 경험 할수 있는 구간이라고 한다. 짧은 주기의 패턴이 반복되는 길과 지루하게 이어지는 편할 길이 오히려 짜증을 유발 할 수도 있기 때문이리라.
서북 능선을 시작 하면서 새롭게 파이팅을 외치고 전의를 다진다. 해마가 오모에게 다들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듯하니 조금 속도를 올리자고 한다. 주마가편(走馬加鞭?). 오모가 만복대까지의 코스는 완만하면서도 흙길이라 무리가 없다면서 속도를 올리기 시작한다. 만복대까지 바로 내달린다. 만복대에서의 지리산 주능선의 조망은 더없이 좋다. 바람만 불 지 않았으면. 성삼재에서 2시간만에 온 만복대는 해피도 처음 온다고 하니 3명이 함께 도착 인증사진을 찍고, 다시 드세어진 바람 때문에 바로 정령치로 향한다.
정령치 도착하니 16시 30분. 간이 휴게소에서 1시간 정도 마지막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한다. 오모는 탁자에 엎드리자 마자 자는데 해마는 부럽기만 할 뿐이다. 정령치를 벗어나면 제대로 된 탈출로가 없으니 완주 성공만이 남았고 완료 시간만이 관건이다. 아직도 쌩쌩한 해피가 10시 내외에 끝낼 수 있겠다고 달리자고 하는데, 경험많은 해마가 아니라고 이야기해도 해피는 은근히 오모에 눈치를 준다. 다시 주마가편이다. 오모가 은근히 마음이 급해진다. 정령치에서 부운치까지의 서북능선은 곳곳에 바위 코스가 많아 마음이 급하면 사고로 이어 질 수 있다. 다시 날이 어두어지지만 해피는 앞선 오모를 계속 은근히 채찍질하고, 후미의 해마는 다시 졸음이 밀려오고 2구간에서 다친 발목 부위의 통증으로 조금씩 떨어지기 사작한다. 다행히 해피는 뒤에선 해마가 안보이기만 하면 오모를 불러 세운다. 지친 상태에서도 팀웍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부운치를 지나 봉우리를 올라서니 뭔가 다른 길이 시작된다. 해피 말에 의하면 양탄자를 깔아 놓은 길이다. 바로 전 대간거사 총대장님과의 통화에서 바래봉 3km 전이라 보고하면서 아직 거리가 많이 남았다고 보았는데, 길이 이렇게 좋으니 이제 부턴 속도만이 관건이다. 해피의 눈이 빛난다. 바래봉까지의 길은 야자 가마니를 깔아놓은 길 아니면, 데크길 아니면, 임도길이었다. 오모가 다시 마음을 잡고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단조롭고 좋은 길이 2km 정도 이어지니 오히려 다시 졸음이 밀려온다. 해피는 비몽사몽간에 앞선 오모의 다리만 보고 달린다. 지겨운지 계속 바래봉까지 얼마면 도착하는지 질문을 한다. 멀리 바래봉 정상 부근에 불빛에 2개가 보이는데 또 다른 지태 종주 도전자인가 보다.
어두어서 잘 보이진 않지만 바래봉 부근은 나무가
없는 초지 지역이고 철쭉 군락이 군데군데 펼쳐진 봄철 유명 관광지 인듯하다. 데크 구간이 1km 이상 이어지는데, 몇 년전 이곳을 지나간 해마가 어색해한다. 바래봉 정상 까지 데크가 이어져 있어 1165m의 정상이 실감나지
않는다. 9시 30분. 역시
세찬 바람 때문에 서서 인증 사진을 남길 수 가 없다. 이정표를 보니 인월까지 5km 정도 남았다. 1시간 정도에 종료를 맟추자고 아직도 쌩쌩한
해피가 자신만만하게 밀어부친다.
바래봉에서 구인월 마을까지의 구간은 급한 내리막길의 연속이었다. 완료 지점에 대한 이정표를 본 뒤라 오모의 발걸음이 급한 내리막길에도 불구하고 빨라진다. 해피가 바로 뒤에서 바짝 붙어오니, 오모가 생각하기에 뒤에 신가이버 형님이 붙은 듯하다면서 속도를 계속 올린다. 뒤에 이야기로는 해피는 유체이탈 상태에서 오모의 뒷모습만 보고 달렸다고 한다. 꿈꾸듯이 내리막길을 걸었다고 하는데 온갖 옛날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흘러 갔었다고 한다. 사실 좀 위험한 상황이었다. 오모는 곧 끝난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려 빨리 내려가서 쉬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고 한다. 해마는 역시 노련하다. 끝까지 페이스 조절을 하는 여유를 보인다.
바래봉에서 구인월 마을회관까지 내리막길임에도 불구하고 꼬박 2시간이 걸렸다. 하기사 1100 고지에서 내려오는 길인데,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다. 자정이 다된 시간에 다치지 않은게 다행이다. 4시반 정령치에서의 컵라면 이후 5시간 동안 먹은게 없는 상황이라, 내리막 중간에 배가 고프다고 오모와 해마는 마지막으로 단팥죽을 해치웠지만, 해피는 3수만의 완료를 목전에 둔 상황인지 배도 고프지 않는가 보다. 마을도로 도착 전 밤머리재에서 2시간전에 출발 했다던 2인 지태 도전 팀을 만났다. 그 중 한분과 서로 인증 사진 촬영을 주고 받았다. 셀카가 아닌 유일한 인증 사진이라 제대로 된 인증 사진이었다. 나머지 한 분은 덩치가 큰 데 몸에 무리가 많이 갔나 보다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오지 팀에서 다음 도전자가 있다면, 덩치가 큰 사람은 어떻게 그러한 핸디캡을 극복할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총 43시간이 좀 안된 시간만에 지태 종주를 하였다. 오모가 미리 주차해둔 차량을 보자 완료가 실감난다. 서로 포옹을 하면서 찐한 감격의 순간을 나눈다. 원래 해마는 44시간을 목표로 하였으니 탁월한 해마의 코스 관리가 빛이 나는 순간이다. 해피는 여유가 넘친다. 오모가 단톡에 감사 인사를 포함한 종료보고를 올리기 전까지는 전화를 금지시키고, 단톡방에 도착 보고를 올린 후 함양으로 향한다.
첫댓글 우와~ 3말의 환상적인 팀웍이 빛을 발하는 글 !!!
셋은 이제 평생동지로 묶인 듯.
부럽네 !! 부러워 !!!!!!!!
고생들 많았어유,,,그리고
드려유...다음부턴 태극
주얘긴 안나오겠네
태극종주에 대한 애증관계를 풀었구먼~^ 싶지않은 행동의 완성품. 다음은 태극왕복종주을 기대해 봅니다^^
고생들 많았네유~ 덩치 큰 지는 꿈도 안꾸는구만유~ㅎ
오모, 해피 고생했다
ㅋㅋ 재밌는 글이군. 시점이 태극전사 3명 사이를 왔다갔다 하네. 일심동체라는겨? 다들 고생했어 ~
사실 4명이 종주했습니다.
500m 마다 진행거리도 알려주고요.
사진도 찍어주고요
축하 또 축하하네^^
축하드립니다 ^.^
다시 한번 지태완주 성공을 축하합니다!!
탄탄한 팀웍에 의한 자랑스런 오지인의 성공 후기입니다^^
세분 정말 수고하셨어요.
이제 그날의 멋진 기억을 간직하며.. 산사람들의 진한 모습을 봅니다.
몸도 마음도 완연한 휴식을..
제삼리 사람들이 놀라겠습니다. 지태 무사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세 말!!! 다시금 감축드립니다. 다음은 태극.왕복!! 도전!! 하셔요.^^ 산행길 보니 저도.다시 한번 태극한.느낌....몇 년이.지났지만 산행길보니 다시금.또렷이 기억나에요^^.축하축하♥
ㅊ
ㅊ
고생했어요

다음은 돼지들인가
산 생 토끼가 간답니다 ~~ 크 ~
혼자 ...
@두루(輝輝) 오잉! 누구 혹시 두루??
한편의 장편 대하소설을 읽은 느낌 입니다
장거리 산행 고생들 하셨습니다
헐~준마들이군요~~ 태극종주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전 비루먹은지 태극은 꿈도 못꾸네유 ㅠㅠ
대단합니다. 축하축하!!
대단하심
축하 축하
한계를 극복한 당신들은 집념과 끈기의 싸나이^^ 존경합니다.
축하합니다! 대단들 하십니다!!
산도 잘타시고 글도 잘 쓰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