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오는 7월부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의 수입관세를 대폭 인하한다. 지난주 미·중 간 무역분쟁 합의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중국 재정부는 7월 1일부터 자동차 수입 관세를 20~25%에서 15%로, 자동차 부품 수입 관세는 8~25%에서 6%로 각각 낮춘다고 22일 발표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10일 보아오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자동차 관세 인하 등 시장 개방을 확대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개혁 개방을 한층 확대하고 공급 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 자동차산업을 업그레이드하고 인민의 소비 수요 충족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122만대의 자동차를 수입했다. 이는 중국의 지난해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 2890만대의 4.2%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인하 후 중국의 자동차 수입 관세율 15%는 유럽연합(10%), 한국(8%), 미국(2.5%)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자동차 수입관세는 2.5%인데 중국은 25%여서 불공정 교역”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수입 관세 인하는 BMW, 다임러, 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중국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 자동차 회사들은 그동안 중국 내에서 생산을 하지 않더라도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수입 관세를 낮출 것을 요구해왔다. 특히 고급 차종일수록 중국 생산 비율이 낮기 때문에 관세인하의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관세 인하에 따라 자동차업체들은 중국내 판매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바로 가격 조정에 나섰다. 테슬라는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중국 본토의 모델 S와 모델X 가격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정확한 가격 인하폭은 밝히지 않았지만 앞으로 고객이 구입하는 자동차에 통관 날짜와 상관없이 인하된 가격을 적용할 것이라 전했다.
BMW차이나도 관세인하 결정을 환영하면서 “회사는 현재 가격을 평가한 이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볼보, 폭스바겐, 포르쉐, 도요타 등도 가격을 조정할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