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욱일기를 아십니까. 욱일기는 일본 군대의 깃발입니다. 일본의 국기인 일장기 가운데 적색 원에서 16개의 햇살이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형상화한 도안입니다. 일본의 군국주의가 강력하게 대두되던 1870년에 일본 육군의 군깃발로 처음 채택됐습니다. 일본의 국기속 태양이 전방위로 뻗어나가는 형상입니다. 일본의 군국주의를 세계 만방에 떨치자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욱일기는 일본 육군에서 해군으로 군기가 확대됐고 1940년대 태평양 전쟁 때에는 대동아기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는 독일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극우주의자들은 이 욱일기를 마치 신주다루듯 합니다. 대단한 행사라고 판단되는 곳에는 빠짐없이 이 욱일기가 등장합니다. 이 욱일기를 내걸면서 일본제국주의의 옛 영화를 기억하고자 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특히 한일 축구전때는 틀림없이 운동장에 등장합니다. 한국인들은 이 욱일기에대해 대단히 슬픈 역사와 아픔과 트라우마가 존재합니다. 이 욱일기를 앞세워 우리의 조상들이 얼마나 많이 일본군에 끌려갔습니까. 왜 전쟁터에 끌려왔는지도 모르는채 처참하게 죽어간 우리의 조상들이 그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의 할머니들은 전쟁터에 끌려가 위안부 노릇을 해야만 했습니다. 바로 그 욱일기 아래에서 말입니다.
그 욱일기가 또 다시 화제에 올랐습니다. 바로 한국의 수도 서울의 시의회에서 입니다. 서울시 의회는 지금 국민의 힘 소속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속에 공공장소에서의 욱일기 전시 제한을 폐지하자는 조례가 국민의 힘 시의원에 의해 발의됐습니다. 서울시의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의 사용 제한에 관한 조례는 서울 시내 공공장소 등에서 욱일기를 비롯한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을 전시 사용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조례입니다. 그것을 국민의 힘 서울시 의원이 그 조례를 폐지하자고 발의한 것입니다. 일제의 군국주의 상징을 이제 마음대로 전시하고 사용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받아드려지고 있습니다.
해당 시의원은 이미 시민들에게 반 제국주의 의식이 충분히 함양돼 있고 제국주의 상징물 사용에 대한 공공사용 제한을 조례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 판단된다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살인이나 강도 강간 그리고 음주운전도 반대 의식이 충분히 함양돼 있으니 법에서 제외하자고 하는 것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반 제국주의 반대 의식을 감안해 앞으로도 더욱 오랫동안 조례로 남겨두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조례를 없애겠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엄청난 문제의식의 결여로 보여집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없앨 것이 있고 없애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 것 아닙니까. 뭔가 정권이 바뀌고 친일적 분위기가 조성되는 시점에서 이뤄진 일이기에 더욱 친일적 색채가 강하지 않으냐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국민의 힘 소속 시의원들이 전체 110명 가운데 75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충분이 통과될 수 있었던 사안입니다.
하지만 이런 소식을 접한 국민의 힘 대표가 총선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자신은 이런 일에 반대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자 조례 폐지를 내세웠던 국민의 힘 소속 시의원도 슬며시 발의를 자진 철회해 버렸습니다. 발의 취지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철회를 했다고 합니다. 서울시 의회 의원의 수준을 알만 합니다. 뭔가 발의를 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심하고 연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그런 발의를 한 뒤 어떤 반응이 나올 것인지를 모르고 발의했다면 대단히 능력이 부족한 인물이고 그런 반응이 나올 것을 알고도 그렇게 했다면 정신적으로 매우 친일적인 성향이 아닌가 판단됩니다. 하긴 일본왕의 생일날 한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 일장기가 걸리고 일본국가가 울려퍼지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나라가 되다보니 별 이상한 일들이 다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발 일본 그리고 제국주의적 일본에 대해서는 좀 심사숙고한 뒤 행동도 하고 그러기를 바랍니다.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먹고 사는 직업이면 더욱 그리합니다. 생각을 좀 가지고 삽시다.
참고로 이 의견에 동조한 분들의 이름을 남깁니다. 김길영(발의자). 김경훈.김동욱.김영출.김재진.김춘곤. 김형재. 김혜영. 박상혁. 서상열. 송경택. 신동윤. 옥재윤. 이민석. 이병윤. 이봉준. 이상욱.이희연. 최민규. 최유희 등 모두 19명.
2024년 4월 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