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엔 내가 너무도 많다.
철이 든다는 건, 그 많은 나를 조화롭게 통합하며 살아가는 일일 게다.
내 안의 서로 다른 모습을 멋대로 분출한다면 주변인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내가 지향하는 이미지는 상냥함이고 실제로 친절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내 안에는 불의에 불끈하는 여전사도 산다.
‘불의 : 정의롭지 못하고 도리에 어긋남.’
다행히 병적인 자기애성 성격자(나르시시스트)와 다르게
순전히 내 기준에서 판단한 ‘불의’고 ‘정의’이며 ‘도리’라는 걸 잘 안다.
그러니까 누군가 “당신이 틀렸다”고 한다면
“그렇습니다. 당신이 (당신의 기준에서는) 옳습니다.”라고 받아들인다.
상대방의 입장이 타당하다면 기꺼이 설득 당한다.
아래 글은 순전히 내 기준에서,
빈 수레라 요란한 여전사(방구석 keyboard warrior)의 입장에서 쓴 글이다.
*~*~*~*~*~*~*~*~*~*~*~*~*~*~*~*~*
고백하자면 라오스 문화에 대해 무지하다.
‘그쪽 문화’가 마음에 들면 나이는 따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댓글을 읽고 내가 느낀 건,
모든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는 50대가
젊디젊은 이십대를 돈 백만 원으로 ‘살 수 있다’는 식의, 저급함이었다.
댓글을 살짝 수정해 본다면 어떨까?
“따뜻한 마음으로 타인을 보듬을 준비가 돼있다면 동남아 라오스로 오세요.
우리나라보다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처가에 월 백만 원 지원할 능력은 있으셔야 합니다.
너무 어린 여자는 사고방식과 신체적인 면에서
서로 맞추기 힘든 차이가 있다는 것도 염두 하시고요.”
댓글 쓴 이의 ‘꽃다운 50대’라는 표현도 생경했다.
물론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40대 남성이 갓 입사한 20대 여성에게 자꾸 사귀자고 하는 바람에
결국 여성이 회사를 그만뒀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 있다.
아무리 자기 인식, 주제 파악이 어렵기로서니......
50대 중반인 나는 염색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고
갱년기 탈모 증상이 와서 탈모 방지 샴푸와 비오틴을 복용하고 있다.
잇몸에 블랙 트라이앵글이 시작되는 것 같아 잇몸 유산균을 복용하고 있으며
칼슘과 마그네슘, 비타민C, 코엔자임 큐텐 등등을 챙겨먹고 있다.
마음은 늘 꽃다울 테지만 지금의 몸이 ‘꽃답다’ 표현하기에는, 겸연쩍다.
무엇보다
꽃답다는 수식어가 20~30대에 어울린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 서글프지 않다.
위의 문장을 쓰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꽃다웠던 20~30대가 떠오른 때문이리라.
각양각색의 희로애락을 겪으며 50대를 살아내고 있는 나는,
꽃답다기보다 어른답고 싶다.
태생적으로 몽상가 기질을 타고 난 내게,
어른답기는 요~원~~하다.
https://youtu.be/CKrybgx_l3E
첫댓글
본 카페에 가입하신지
얼마 안 됐는데
수필방에 오셨군요
아름다운 선택입니다
앞으로
감동적인 글을
기대합니다
'아름다운 선택'이라 환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수필방에 끌림이 있었습니다^^
그저 제 흥에 겨워 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감동으로 가 닿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미네르바님,
70대가 50대인 미네르바님을 보면,
꽃다운 나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글 내용으로 보아서
구인광고 이기도 해서...
'꽃다운 나이' 라고 말을 하는 분은
자신을 PR하는 말,
말씀대로 저급한 내용입니다.
인생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나이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무례할 수 있다는, 자기검열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댓글 쓴 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답니다.
너그럽게 읽어 주시고 친절한 댓글 달아주심 감사합니다~☆
'내안에 내가 너무나 많다'고 하시지만
그래도 불의는 용납하지
않는 정의의 사도
같으시네요.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저급함은
지양해야 하겠지요.
영양제는 너무 많이
복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미네르바님께서
무슨 일을 하시는지
알 수 없으나
땀 흘리는 일이나
운동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되시길...!
제 안에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얌전이도 있고 욱~!하는 여전사도 있네요^^
하루 만 보 걷기 시작한 지 두 달 째입니다.
확실히 땀 흘리며 운동하니 여러 모로 좋더군요.
친절한 댓글 감사합니다.
미네르바 7 님은 우리 수필수상방에서 최연소 회원 인거 같습니다
우리 수필수상방은 가끔 오프라인 모임도 개최 하니 평소에는 온라인 활동을 하시겠지만
모임에서도 보면 좋겠어용
충성 우하하하하하
이젠 어디가서도 언니 역할인데 이곳에선 최연소 회원이군요.
사실 집에서 딸 중에 막내라 막내 역할이 더 편하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오프모임에도 참석하고 싶습니다. 충성! ^^
'내 안의 나는 무지 예쁘다' 라는 삶의 방 운선님의 책이 생각 나네요.
수필방에서 마음 상하지 말고 오래 건필하세요
글 좀 쓴다는 분들과 어울린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무척 예민하시더군요.
예민함이 없다면,
삶의 세밀한 구석구석, 삶의 이면과 심연까지 포착하지 못할 테니까요.
저도 예민합니다^^;
예민한 사람끼리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예의와 존중을 지켜야겠습니다.
친절한 댓글 감사합니다~☆
내 안에 내가 너무나 많아....
조성모의 가시나무새의 노랫말.
우리 아들이 이 노래 정말 잘 불렀는데...
처음엔 조성모의 가시나무를 삽입할까 했답니다.^^
최백호님의 낭만에 대하여는 왠지 어른스러운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마는"
실연마저도 달콤하달 수 있는 경지, 어른의 경지 같아요~☆
정말 내가 너무 많지요. ㅎ
내가 보는 나, 남이 보는 나,
안의 나, 밖의 나,
사회적 나, 문화적 나...
나, 나, 나... 모래알만큼이나
많다더군요.
너무 많으니 내가 누군지 마구 했갈렸어요.
그래서 보자기로 다 싸서 하나로 묶어 버렸습니다. ㅎ
"보자기로 다 싸서 하나로 묶어 버린" 경지, 참 좋네요.
아주아주 가끔 내 안에 '상처 받은 어린 아이'가 발현될 때, 자괴감이 들죠.
잘 키워서 지금의 저와 걸맞게 통합시키는 중입니다^^
그렇지요
우리는 많은나를 안고 살아가지요
그러다가 어떤 나가 뛰어나오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품성이 결정되지요~
맞습니다.
평소에 건강한 나와 병적인 나, 둘 중 어느 쪽을 잘 키우느냐가 관건이겠지요.
누군가는 최악의 상황에 몰렸을 때 본성이 드러난다고 하지만
누군가는 그때 발현된 본성이 그 사람 전부라고 판단하는 건 가혹하다고 하기도 합니다^^
50대는 인생의 최고 황금기입니다. 뭔들 뭣하겠습니까? 우리나이에 못느끼고 지나쳐 버린 50대의 세상이야기를 기대합니다. 건필하시려면 건강해야 합니다.
'오늘은, 남은 인생에서 최고로 젊은 날' 이지요.
제가 서른 살 땐 인생을 알 만큼 알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와 보니 하룻강아지 푸르른 청춘이었는데 말입니다.
친절한 댓글 감사합니다~☆
나도 내안에 내가 너무 많습니다 .
그 내와 저 내가 가끔 대화도 하지요 .
그래서" 가시나무" 노래도 좋아 합니다 .
저도 "그 내와 저 내가" 대화한답니다.
가시나무 노래 중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라는 바로 그 부분을 좋아합니다^^
분리되어 소용돌이 치던
내 안의 나도 이젠 많이 통합이
된 것 같습니다.
그저 잘지내자 입니다.
미네르바7 님의 글을 읽다
저도 구강 유산균 한 알 먹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수 많은 나를 통합하고 나면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누이"같아 질까요^^
제 안에 살고 있는
예쁜 나, 미운 나 / 어른스러운 나, 덜 자란 나 / 너그러운 나, 인색한 나 / 이해심 많은 나, 독선적인 나......
모두 '나'임을 인정하고, 잘 끌어 안고 살아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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