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쓰는 편지/ 홍속렬
어머니
전 이 가을에 편지를 쓰고 싶지만
막상 펜을 들면 대상이 없습니다.
소천하시기 몇 달 전 느낌이 있어 카메라를
들고 고향을 찾아 어머니께 예수님을 전했더니
순순히 받아드려 주님을 영접하시고
소천 하셨으니 시방 쯤 천국에 계실 줄 믿습니다.
글을 배우려 야학을 갔는데 외할아버지께서 그만 머리채를 잡아
이끌어 내는 바람에 까막눈이 되셨단 말씀
그리고 6.25로 다리 하나를 잃으신 후
거의 자식들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삶을 사셔서
늘 우리에게 미안한 듯 글 모르는 걸 그렇게 합리화 시키며 ……
이 세상
어느 여인보다 질기고 고된 삶을 살다 가신
내 어머니는 이 세상에서 행복 한 번 못 누리고
질 펑 고생만 하시다 가신 님……
난
그 분을 위해 뼈에서 우러러 나오는 슬픔을
편지로 쓰렵니다. 뼈에 새겨진 질곡의 슬픔을 써 보렵니다.
요 며칠간 날씨가 너무 좋아 어디 곤 떠나고 싶은 날씨입니다
한 번 도 행복해 보지 못하신 내 어머니 여행 한 번 못 해 보시고
오로지 먹고 사는데 매여 노예 같은 삶을 사신, 깊은 가난때문에
칠남매 공부하나 제대로 못 시켜 시방도 세상 사는데
번듯한 삶 살아가는 자식 하나 없고……
그런 삶을 살기위해
태어났다면 차라리 태어나지나 말았으면 좋았을 것을
그러면 저도 이 세상, 한 많고 고통스러운 세상 태어나지 않았음 얼마나 좋았을까 ……
생각해 봅니다
6.25 피난시질 누구나 힘든 시기였지만
전 유난히도 많은 시련에 봉착 했었습니다
여 덜 살 나이에 신주머니를 들고 벼 동냥부터
양재기를 들고 된장이나 고추장 동냥…
망태기를 메고 나무 하러 뒷산을 오르며 흘린 눈물이
강을 이루었고 그 나이에 세상에 태어난 걸 원망 했습니다
동네 아이들이 피난민 이라고 때리고 왕따를 시켜 매도 많이 맞았지만
나중 죽기 살기로 대장 아이를 때려 눕혀 대장이 되었고
쌈패가 되었던 일들 그래서 그때부터싸움이라면 누구 못지않게 잘해
군인으로 공비토벌 작전과 베트남 전쟁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워 특진을 두 번이나 했고
숱한 전투를 치룬 용사가 되는 전초가 되었던 겁니다.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니 용감할 수밖에요
시방도 고희를 넘기며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면
후회도 없고 미련도 없는 말간 내 삶이었습니다.
남의 유익을 위해 살아가야겠다. 결심 하여
헌신적으로 선수들을 지도 했더니 선수들이 진심을 알고
잘 따라줘 한국 축구계에 이정표를 남겼고 스포츠 선교의 장을 열었으며
여자축구를 시작하여 걸음마 단계의 여자축구가 이제는 세계정상을 향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님을 열심히 믿는 신앙생활에서 정제된 삶을 살아
언제든 하나님 나라에 갈 준비가 돼 있기에 세상에 미련 없습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긍흘히 여기셔서 건강을 주셨는데
그것 하나만은 참 감사하는 맘입니다.
과년한 아이들 셋이 집에 그냥 버티고 있고
늙어가는 아이들을 보는 건 고통중의 고통입니다
이렇게 가족과 떨어져 매달 생활비만 보내주는 관계에서
난 이제 지치고 힘들어 눈감고 잠 잘 때 하나님께서
내 생명 걷어 가 달라고 기도합니다.
어머니
당신은 이 땅에서 한 번 도 행복한 적이 진정 없으셨죠?
그러나 하나님을 영접한 순간부터 하늘나라의 백성이 되셨으니
이승에서의 고생은 천국에서 보상 받는 다 했으니 이젠 편히 쉬고 계시겠죠.
저도 얼마 있지 않음 곧 가서 뵐 수 있을 테니까요
이승의 말간 가을 하늘을 편지에 담아 보내드립니다.
이승의 가을 하늘이 아무리 맑고 아름답다 해도
천국만은 못 하겠지요
가
뵐 때 까지 안녕히 계세요
첫댓글 어머니께 쓰는 가을 편지가 가슴 절절합니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다 주님 은혜입니다. 다 주님 뜻이 있을 겁니다.
어쩜 이보다 더한 행복이 없을지도 모르는~~
네, 청라님
어디고 편지를 써야 겠는데 …
대상이 없어
어머니께 편지를 썼습니다
감사해야지요
이 땅에 태어나 하나님을 알았으니
태어난 원초적인 것만 생각 한다면 참 불행 했겠지만
하나을 알고 그 사랑 안에 거 한다 생각하면 감사합니다
하늘 나라 띄우신 편지 어머님께서는 잘 받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곳에서는 근심 걱정 없으시고 건강하시고 평안 하시리라 믿습니다.
네,
주님을 영접시키고
맘이 아주 편해지고 행복해 지는것은
이제 천국에서 어머니를 만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니 아주 기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