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류현진과 김광현이 올림픽 결선리그에서 쿠바와 일본을 눌렀습니다. 숙명의 한일전을 승리로 이끈 김광현도, 힘과 기술을 앞세운 쿠바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한 류현진도 정말 대단했습니다. 제가 더 기분이 좋은 건 이 두 녀석이 아직 22살, 21살이라는 겁니다. 앞으로 어떤 유형의 국제대회든, 상대가 누구든 간에 대한민국은 단기전 극강의 팀을 꾸릴 수 있게 됐습니다. 진심으로 바라건대, 제발 다치지 말고 오래오래 롱런해주기 바랍니다. 당신들은 국보입니다.
[2] 06년 200+이닝 & 포스트시즌 / 07년 200+이닝 & 포스트시즌 치룬 류현진이 포스트시즌과 국제대회에서 가끔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늘 기량이 아니라 체력 문제라 믿었고, 일부 악플러들이 '국내용'이라고 몰아붙여도 반드시 제 몫을 해줄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올림픽 결승전에 선발로 나와 8.1이닝을 잡아줬네요. 완투 했어도 멋있었겠지만 괜찮습니다. 충분히 든든하고 멋있었습니다. 직접 보니 알겠더군요 쿠바 타자들 얼마나 괴물인지, 그냥 툭 갖다 맞춰도 펜스 넘어로 잘 날아가는지 말입니다. 하지만 류현진이 이겼습니다. 류현진도 '국제용'입니다.
[3] 이승엽. 솔직히 소름이 돋습니다. 준결승 그 상황에서 투런을 때려낸 것도 놀랍지만 결승전 첫 타석, 텍사스 안타 후 상대가 좀 찝찝해 있을 그 시점에 투런으로 기선을 잡아준 건 더 놀랍습니다. 저런 승부사가 과연 예전에 있었나요. 아니면 앞으로도 있을까요. 정말 타고난 슈퍼스타인듯 합니다. 그와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게 참 고마워지는 요즘입니다. 나중에 제 자식놈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 줘야 이 포스와 느낌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요.
[4] 솔직히 정대현-진갑용으로 배터리 꾸려졌을때, 하나도 안 불안했습니다. '이겼으면 좋겠어', '꼭 막아야 할 텐데' 이런 기분이 아니라 정말로 실점하지 않을거라 믿었습니다. 진주장의 리드와 정대현의 싱커가 분명 삼진이나 땅볼을 유도할 거라고 믿었거든요. 공격적인 볼배합으로 2-0 만들어놓고 바깥쪽 싱커. 정말 타자가 누구였대도 말려들었을겁니다. 정대현-진갑용 배터리였으니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타구 날아갈 때 정대현 입 보셨나요? '잡아~!!!!' 네 맞아요, 나는 당신이 내야수가 잡을 타구 만들어 낼 줄 알았습니다.
[5] 이번 대회를 통해 국가대표 리빌딩과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았습니다. 김현수와 이용규는 박재홍-이병규의 뒤를 이을 수 있겠고 이종욱은 조만간 국대의 캡틴이 되리라 봅니다. 23살 포수는 영건 듀오와 올림픽 결선리그를 거의 홀로 치뤄본 경험을 쌓았고 정근우와 고영민은 내야의 축이 되겠죠. 1990년대 말, 드림팀에서 시작된 이승엽-김동주-박재홍-이병규 라인...국대 10년을 책임진 저 선수들의 네임밸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국가대표라인업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합니다. 이승엽과 김동주가 이제 적잖은 나이인데 대호도 있고 태균이도 있으니 WBC때 최강팀을 한번 꾸려본 후 그 다음부터는 젊은 선수들에게 무게중심이 자연스레 이동해도 좋겠습니다.
[6] 젊은 선수들은 치열한 포스트시즌 한번 치루고 단기전 프레셔 견뎌내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데, 올림픽 9연승을 경험한 저 선수들이 얼마나 성장할 지 알 수가 없군요. 저들의 성장은 리그 전체로도 아마 큰 소득이 될 겁니다. 다만 한 가지 두려운 것은, 우리 팀일 때는 그토록 든든하고 믿음직스럽던 저 선수들이 이제 죄다 상대편이 되어 제가 응원하는 팀의 목을 조이겠군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지금도 당신들은 '우리 팀'이니까요.
[7] 김경문 감독님, 고생 많았습니다.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에 좀 서운한 점도 있었고 납득하지 못한 점도 있었지만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오셨군요. 대단하십니다. 이제 당신도 국민감독입니다. 대신 9연승 하셨으니까 페넌트레이스는 좀 살살 해주세요. 시즌때도 9연승 뒤에 8연패 하셨던데.....^^;;
[8] 대한민국 야구팬 이라는 사실이 뿌듯하고 신납니다. 2008년 8월 23일,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첫댓글 류현진-김광현이 정말 자랑스럽네요. 앞으로 10년은 책임져줄듯ㅎ 그나저나 7번이 가장 공감이네요 ㅎ
강민호 퇴장당했을 때 해설자말대로 이택근이 마스크썼으면 재밌을것같았는데 ㅋㅋ
읽고 있자니 눈물나는데요..ㅜㅜ
류현진 김광현 두 좌완 원투펀치의 구축은 확실히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호재이고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이라는 수확을 안겨줬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라면 고무적 .. 한국 프로야구사에서 선동렬이나 최동원, 박찬호, 정민철 정도의 포스를 뿜는 10여년만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불세출의 투수가 한명도 아니고 두명이 동시대에 등장해서 이렇게 훌륭하게 성적으로 포스를 보여줬다는 건 정말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행운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 그리고 이 두 좌완 원투펀치를 뒤에서 받쳐 줄 장원삼과 윤석민도 이 두 원투펀치와 함께 향후 10년 이상 국대를 최강의 마운드로 구축하고 이끌어 갈 수 있게 되어서 앞으로도 크게 기대가 된다능..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김광현의 대일본전 호투도 인상적이었지만 오늘 결승 쿠바전에서의 류현진의 포스는 이번 올림픽 일본 대표팀 중 넘버원 에이스인 다르빗슈의 포스를 충분히 상회하고도 남았던 .. 마지막에 석연찮은 심판의 판정으로 완투할 기회를 놓치고 류현진이 받을 스포트라이트 중 일부가 정대현에게 간 게 초콤 아쉽긴 하지만 .. ;
최고의 감동이 부메랑으로 돌아올께 걱정이 되지만....지난 2006년 못지 않은 감동을 준 그대들에게 정말 큰 박수를 보냅니다....이래서 야구를 끊을래야 끊을 수가 없나봐요......한가지 아쉬운거는 마지막 포옹할때 우리 현진 어린이였으면 했는데...2명 모자란거....어쩔수 없죠 ^^;
야구가 핸드볼이나 카누만큼 비인기종목도 아니고, 그닥 국내에서 설움받는 편도 아닌데, 무슨 한에 시상식이 끝난후에도 1시간을 울었는지 제 맘을 잘 모르겠습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멋져서, 멋지게 이겨서 미치게 좋았는데 말이죠*
7번이 가장 공감이 가네요
진짜 소름돋고 감동입니다.
정대현의 마지막 볼은 슬라이더 였죠. 수정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국제대회에서 우리가 기세를 탔죠.. 멋져요..
새대교체와 리빌딩이 잘된 올림픽 입니다 ㅋ 수고하셨습니다 *^^*
기주야 넌 웃지마라
그렇다고 울고 있을까요;;;
현진이 어디에 있어요? 안 보임.. 거의 다 보이느거 같은데.. 저렇게 다들 해 맑게 웃고있는데 역시 포커페이스 오승환은 그나마 조금 아주 조금 미소가 보이는듯 ㅋㅋ
진짜 감동의 야구였다는...
현진이는 맨 뒤에잇어요~~ 좌측맨뒤 다른사진보다 알수잇어요`~~
공감 가는 글이기는 합니다만, 틀린 것은 바로 수정 바랍니다. 마지막 볼 슬라이더 입니다.
싱커건 슬라이더건 이렇게 진지하게 수정하라고 할건 아닌거 같습니다만...
끝까지 수정안하는 게 더 잘못된 것이죠. 아시다시피 이 글은 조회수가 엄청납니다. 좋은 소식에 태클거는것 같이 보일수도 있겠지만, 틀린 정보보다는 옳은 정보가 맞다고 생각이 드네요.
질책하려는 게 아니고 그냥 수정해달라고 하는 것 같은데요...정대현 인터뷰할 때도 보니까 1구부터 3구까지 슬라이더만 던졌다.라고 정대현이 말하던데... 싱커와 슬라이더가 구분이 좀 힘들수는 있겠는데... 기사 끝나고 나서도 다들 활금빛 싱커라고 기사 나고요.. 그런데 해설자들이 말하듯이 방금 던진 공은 그 공을 던진 투수만이 안다고 얘기하잖아요. 그러니까 그 때 공은 슬라이더인가보아요 ^^
저두 싱커 예상했는데 본인이 슬라이더 였다고 했죠.. 리플레이로 보니 별로 떨어지지는 않았고 싱커는 아니었죠.. 그렇다고 수정하라고 명령조로 얘기해야할 필요까지 있나요?
보는 사람에 따라서 제말이 명령조로도 보일 수가 있나보군요 -_-;; 조회수가 1000회가 넘은 글 입니다. 굳이 틀린정보를 끝까지 안고칠 필요가 있을까요? 정말 이해가 안가네요!!! 왜 사냐고 물으면 그냥 웃을랩니다.
진짜 모든글에 공감입니다 ㅎㅎ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기록....이승엽 연타석 홈런~
멋진 경기였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자랑스럽네요
김광현, 류현진의 호투와 재능및 성장 도 좋지만 거기에 플러스 알파... 한기주도 이번 뼈아픈 경험을 딛고 좀 더 잘 자라서 가세했으면 좋겠어요. 진갑용선수도 예전에 구대성한테 대들던 것때문에 저한테는 안 좋게 이미지가 박혀있었는데, 이날만은 이뻐보이더군요. 열심히 아픈 거 참고 해 줘서 고맙구요. (햄스트링 부상이라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