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 - 세감독중 가장 여유 …'승부사 기질' 돋보여 김경문 - '숨은 진주' 찾기 주력… 선수들과 일심동체 양상문 - 상대팀 투타 분석 철저…'돋보기 야구' 구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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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순철 감독 |
◇두산 김경문 감독 |
◇롯데 양상문 감독 |
'3인 3색.'
LG 이순철(43), 두산 김경문(46), 롯데 양상문(43) 등 신임감독들이 불과 3∼4게임씩 치른 시범경기에서 벌써 각자의 색깔을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
일단 세감독의 공통점은 시범경기에서도 사력을 다 하는 신선한 파이팅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막상 실전에서 드러난 경기 운영 스타일은 세갈래로 판이하게 갈라진다. < 박진형 기자 jinp@>
▶허허실실 이순철 감독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탓인지 신임 감독치고는 여유가 느껴진다. 우선 경기 전에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너무 일일이 지켜보고 있으면 젊은 선수들이 부담을 갖는다는 것이 자리를 피하는 이유다.
그러나 겉포장된 여유 뒤에 숨은 승부근성은 매섭다. 한화 유승안 감독이 시범경기 현대전에서 번트를 대 김재박 감독의 심기를 상하게 했다는 말을 듣고 '번트는 언제든 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것에서 승부사다운 기질을 엿볼 수 있다.
반면 지난 16일 SK전에서는 이상훈이 등판하자 이틀전에 2이닝을 던진 진필중으로 맞불을 놓는 등 '보여주는 야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팀컬러에 딱, 김경문 감독
전임 김인식 감독의 스타일을 좇아 '기다리는 야구'를 할줄 안다. 외야 주전으로 점찍은 유재웅과 이승준이 부진하지만 꿋꿋이 출전 기회를 주며 밀어준 것이 좋은 예.
진흙속의 진주를 발굴하기 위해 전 멤버에게 골고루 출전 기회를 주고 있다. 부족한 팀전력을 만회하기 위한 방편으로 선수들에게 '허슬플레이'를 강조하는 김감독은 의자에 앉지 않고 팔짱을 낀채 떡하니 버티고 서서 경기를 관전하면서 솔선수범을 보이고 있다.
▶컴퓨터 양상문 감독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잠시도 눈을 떼지 않는 '돋보기 야구'를 구사한다. 경기전 훈련 때도 덕아웃을 비우는 법이 없다. 보고 있다가 성이 차지 않으면 직접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선수들을 지도한다.
멤버 기용에서도 치밀한 성격은 돋보인다. 3년 연속 꼴찌의 패배의식을 떨치기 위해 일단 베스트멤버로 가다가 경기 후반에는 어김없이 포지션별 백업요원을 모두 기용했다. 16일 대구 삼성전 선발오더는 아예 정수근과 조성환 등을 빼고 대부분을 백업 멤버로 짰지만 비로 취소돼 '실험'이 무산되기도 했다.
상대 팀과 투수에 따른 투-타 전력을 철저히 분석해 시범경기 막판까지 언제든 주전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감독의 '돋보기'에 빤히 노출된 선수들은 눈에 들기 위해 동작 하나하나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