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빠들은 뭐 2000년대에는 진짜 엄청나게 날뛰어댔습니다. 아마 기억하실 분들은 기억하겠지만... 어휴... 끔찍했죠. 그러다가 한 2010년대 초반들면서 숫자가 줄어드기 시작했고 이래저래 지금은 거의 멸종위기종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래저래 논파를 제대로 당하기도 하면서 사람들이 유입되지 않았고, 심지어 관종들조차도 환빠 컨셉은 쓰지 않을 정도가 되어버렸죠. 그 결과 주요 환빠 사이트들 중 하나인 쿠투넷은 현재 폐쇄와 재개장을 반복하는 상황이 됬고(애초에 본진을 다음 카페로 옮긴 정황이 확인됨), 한민족참역사나 삼태극도 거의 죽은 카페가 다 되었습니다.
다만 그래도 아주 남은 놈들이 없는 건 아닙니다. 활동이 아예 멈춘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간간이 그들을 관찰하고 확인한 특징들을 한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1. Qanon화.
예. 이놈들 거의 다 이쪽 성향이 되었습니다. 큐아넌. 2017년부터 갑자기 등장해 그 동안 존재했던 거의 음모론들을 극우, 대안우파적 시각에서 정리한 희한한 종자들. 음모론의 결정체. 확인 결과 코로나 사태 이후부터 잔존해있던 환빠들 다수가 이쪽 성향으로 변질된 것이 확인됬습니다. 쿠투넷, 그리고 쿠투넷 운영자가 미리 본진을 옮겨놓은 다음 카페는 큐아넌 카페가 다 되었고, 참역사나 기타 환빠 단체들도 어느정도 큐아넌적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로 백신반대론에 경도된 경우가 많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한민족이 우주 외계인들에게서 비롯됬다거나, 혹은 그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류의 주장을 믿기 시작했을 정도로요. 개인적으로는 환빠=Qanon이라고 봐도 틀린 건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Qanon들도 이런 잔존 환빠들의 영향을 받았는지 환빠적 성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환단고기를 긍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많고, Qanon들이 18~19세기까지 타타리아란 엄청나게 발전된 문명이 있었다는 괴설을 진지하게 신봉하던데 구글링해보니 그 주장이 2000년대 후반 환빠들 중 극소수가 주장했었던 주장인 것이 확인됬었습니다. 다만 국내 큐아넌 신봉 세력 중 가장 큰 미정갤이 환단고기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불분명한 구석이 있어서 Qanon이라고 모두 환빠라고 단정하긴 좀 애매한 감이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좀 찝찝한 구석이 있습니다. 환빠 자체는 이제 넷상으로는 거의 멸종위기종이고, 현실도 503 탄핵 이후 좀 비실거리기 시작한 감이 있는데, 이 녀석들은 넷상에서의 세력이나 현실에서의 영향력이 어느정도인지 감이 잘 안 잡히는 감이 있어서요.
2. 혐중 및 일빠화. 러빠화
사실 이건 어느정도 당연한 거긴 합니다. 애초에 환단고기, 유사역사학에 관여했던 문정창 등이 친일파였고, 그들이 말하는 주장에 원래 내선일체적 요소도 강했으니까요.
다만 최근 들어와서 혐중 감정이 강해져서인지는 몰라도, 혐중, 일빠화 양상이 극심해졌습니다. 주로 쿠투넷쪽보다는 한민족참역사 및 그들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진눈머 계열에서 보이는 양상이긴 한데 좀 심각하게 일빠화되고 있습니다.
그쪽 계열에서 아베 암살사건 두고 아베 추모하는 것도 그렇고(그냥 명복을 비는 수준이면 이러지는 않았습니다.) 위안부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건 기본이거니와, 위안부 폄하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적은 중국이나, 참역사계열에서 그렇게도 증오하는 조선왕실, 전주이씨들이라나 뭐라나요.
쿠투넷이나 기타 계열들의 경우 참역사 계열 정도로 막 나가지는 않습니다만 역시 일본에 우호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혐중과 함께 말이죠.
아. 그리고 공통적으로 보이는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러빠화. 1번에서 언급한 큐아넌화와 연관이 있는데 이 놈들 전부 푸틴빠, 러시아빠 다 됬습니다. 우러전쟁에서 러시아 응원하는 건 물론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상한 괴소문들을 다 진지하게 믿으며, 딥스 소굴이라고 그러는 경우도 많고, 딥스까진 아니더라도 러시아를 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3. 윤석열 지지(?)
환빠들도 당연히 정치성향이 있습니다. 애초에 이쪽을 이루는 큰 틀이 극우계열과, 반대로 종북 성향 강했던 민족주의 좌익 NL들로 좀 양극단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당연히 정치성향따라 지지 정당, 정치인이 다르긴 했습니다. 2017년의 경우를 예로 들면 우익계열은 홍준표를, 좌익계열은 이재명 지지했다가 경선에서 이재명이 지니 안철수를 지지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5년간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분명 좌익 계열에서 이재명 지지 쪽이 다수였던 걸로 보이는데 애네가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는데 좌익 계열 환빠들 중에선 소수파였던 극문 계열들에게 박살이 나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극문들은 이재명이 싫다며 윤석열 지지로 갈아타버렸습니다. 우익 계열은 이미 앳저녁부터 윤석열 지지자가 다수였던 상황이고... 그래서인지 환빠들의 지지 정치인이 윤석열이 되어버린 양상입니다.
다만 이건 좀 불확실한 구석이 있는데 우익 계열 환빠 단체인 진실의 눈과 머리는 시종일관 윤석열에게 부정적이고(이놈들은 친박성향이 강한 대신 이명박에 적대적인데 윤석열이 이명박계열과 엮여있어서 그런건가 싶기도), 트럼프왕과 기사이야기란 회원수가 만여명 정도 되고 활동도 어느정도 되는 변종 Qanon 겸 환빠집단(다른 큐아넌과 달리 문재인 지지 및 NL성향이 강함)도 윤석열을 증오하다시피 하는 양상이 보입니다. 그래서 이건 사실 좀 애매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