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비가 내려도 찌부둥하니 껄적지근 뻐근하고 시큰거리고
이틀이나 사흘 나가지 못하면 동동거리는 발 뒷쿰치를 다스리느라
가슴은 뒤뚱뒤뚱 사단을 부리다가 오동동 발버둥치레를 하였는데
어쩌자고 한 달 남짓 오후의 즐길거리를 빼앗긴 탓으로 빈둥빈둥
헛발질에 근질거리는 손끝으로 다둑이는 마음은 늘 저 쪽이라니
그날은 늘 하던대로 보다 더하였다고 그랬을까마는 아무렴 하던대로
해야 하는데 늦게 온 동료의 요청도 있으려니와 대수롭지 않게 응한
나의 실수(?)였겠지만 비틀하면서 찌우뚱하면서 삐끗했다 싶었는데
엄청난 통증과 함께 삐그덕 거리는 것을 꾹 참고 그 게임을 마치고
조심조심 애써 정상을 가장하고 돌아 와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려는데
아뿔싸 허리가 뜨끔하더니만 엉덩이 쪽으로 이어지는 통증과 함께
뭔가 께름찍한 느낌이라니
이런 이런 허리에 문제가 생겼다는 직감에 서둘러 냉찜질과 파스를
뿌려대고 바르고 붙여도 도통 소용없다는 몸소리를 듣고 서둘러
가까운 병원에 진찰과 대여섯 장의 엑스레이를 찍고 늙스구레한 의사의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한 사나흘 쉬어보고도 계속되면 치료를 해 보자는
말씀에 간단한 물리치료와 근육이완제를 처방받고 안심과 괜찮으려니 하고는
에닐곱날을 지났는데 아무런 차도도 없이 허벅지가 저린가 싶더니
엄지 발가락 끝에 감각이 무뎌지고 문제가 좀 더 심각한 듯 안심은 걱정으로
안되겠다 싶어 무거운 발걸음 옮겨 한의원에 갔더니 대뜸 하시는 말씀이
그렇게 몸살을 낼 정도로 좋으냐며 애껴서 오래 쓰셔야 한다는 핀잔 반
충고 반 위로를 더하며 4번 5번 디스크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라며 절대로
허리 굽히는 일과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을 삼가고 배를 쭉 내밀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며 요추전만 운동이나 하라는데 무슨 말인지 무조건
예예 하고는 알겠다고 당분간 절대로 운동은 안 된다는 엄포를 묵시록으로
대신하는데 미심쩍다는 느낌이었던지 아님 의사의 직업적 다짐을 받겠다는
속내인지 눈초리로 다시 한 번 위협을 가하는지라 알겠습니다 좀 쉬지요
하였는데 차도는 어디로 갔는가 통증은 멈출 줄 모르고 온 살을 비집고
기어 나오는 모양새가 오뉴월 장마에 마른 땅을 뚫고 나오는 물줄기마냥 샘 솟는다
육십여년 키운 엄살에 군살배긴 억지살까지 덧붙여서 오래도록 한 방울 한방울
덕지덕지 켜켜이 쌓인 짠내와 지린내가 옴살붙어 네맘대로 나대더니 잘 되었다
너 이 번에 한 번 욕봐라는 식으로 찰싹 앵겨붙어 쉬이 사라지지 않을 태세다
어쩌랴 제가 좋아서 얻은 병이요 아직은 환은 아닐텐데 한 달이 넘어가려하니
환조차 도질태세라니 내다 보이는 오월의 푸르름도 어설프게만 보이고
다가 올 장마철에 더더욱이나 몸살을 치룰텐데 하면서 어제는 슬립퍼에
간편한 옷차림으로 나갔더니 오랜만에 나오면서 왠 복장이 그러냐며
무슨 일이냐는 동료들의 우스개에 실없이 웃으며 애껴서 조심조심 오래오래
쓰세요 의사가 했던 말을 반복하는 내 입은 쓴내가 준동하더라
첫댓글 에휴
이렇게 푸른 오월을
통증과 함께 하셨군요
귀한 줄 모르고 마구 사용했다며
이제라도 아껴쓰라며
경고장을 보냈나 봅니다 ㅠ
빠른 회복을 바랍니다
까만건반님 우선 축하드립니다 공지에 축하할 경사가 게시되었는데 깜빡하였더니 시일이 지나고 말았답니다 훌륭한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심심한 위로에 감사드립니다
우리 몸은 모든 게 다 없어서는 안 될 요소 부분들인데 어찌 그러시나요.
이 노인네 몸은 진즉 철썩 붙어버린 꼴이라니 조심, 참고 덜하며 아껴 두심이 효험 있으시니 맘 속 요동은 팽개치고 푹 쉬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