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산쑥뜸 활용법
· 인산쑥뜸은 치병과 수행의 방편
인산 선생이 독립운동 시절 최초로 자신의 몸에 15분 이상 타는 뜸을 직접 시술한 것을 시작으로 줄잡아 8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인산쑥뜸은 단지 육체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시술법에 머물지 않고 뜸의 정신(精進)을 통해 도(道)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 심오한 철학에 바탕을 둔 수련학이기도 하다.
· 누가 인산쑥뜸을 뜨는가
인산쑥뜸은 거의 질병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어떠한 방법으로도 소생을 기대하기 어려운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때와 기력을 고려하여 뜨는 것이 좋다. 즉 봄·가을에 뜨되 뜸불을 견뎌낼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을 기른 뒤에 뜸을 뜨는 것이 좋으며, 중증 질환인 경우 인산의학의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을 통해 병증을 어느 정도 다잡은 뒤에 마무리의 방법으로 인산쑥뜸을 선택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특히 다음의 경우에는 인산쑥뜸을 뜨기에 무리가 따른다. 오랫동안 병고에 시달린 나머지 기력이 극도로 쇠약하여 도저히 뜸 뜰 힘이 없는 사람, 말기 간암환자,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위암 환자 등. 이런 경우는 뜸뜨기 전에 뜸 뜰 수 있는 최소한도의 체력을 회복해야만 한다. 인산의학의 다른 의방을 통해 질병을 어느 정도 다스린 다음 영구법을 하는 것이 좋다.
· 인산쑥뜸은 언제 뜨는가
인산쑥뜸은 봄·가을에 뜨는 것이 원칙이다. 쑥뜸은 무더위나 찬바람과는 상극이다. 여름철에는 화독을, 겨울철에는 냉독을 입을 우려가 있다. 더구나 여름·겨울은 모든 동식물들의 기력이 쇠잔해져 쑥뜸뿐 아니라 모든 약효가 떨어진다.
- 봄철 뜸 : 입춘∼하지(최적기는 우수∼춘분)
- 가을 뜸 : 입추∼동지(최적기는 처서∼추분)
※ 뜸을 뜨는 총기간은 준비~실행~마무리까지를 모두 포함하여 충분히 잡을 경우 3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뜸 계획을 잡을 때는 반드시 준비 기간과 마무리 기간을 고려하기 바란다. 침과 뜸 치료는 함께 하지 않는다 옛부터 침과 뜸은 함께 사용하지 않았다. <본초강목>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침을 놓을 때에는 침만 놓고 뜸을 뜰 때에는 뜸만 떠야 한다. 그러므로 침을 놓은 다음에는 뜸을 뜨지 말고 뜸을 뜬 다음에는 침을 놓지 말아야 한다.” 인산쑥뜸에서도 쑥뜸을 할 때 침은 물론 약물의 사용도 금하고 있다. 쑥뜸의 효과가 반감되거나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인산쑥뜸을 뜨면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다른 치료법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식이요법으로 체력을 기르고 어느 정도 병을 다잡은 다음 쑥뜸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쑥뜸과 고름
인산쑥뜸을 뜨면 뜸자리에서 반드시 고름과 죽은피가 흘러나온다. 쑥불이 전신을 돌며 몸 안 곳곳의 병균을 죽이고 독성을 제거하여, 그 잔해가 고름과 죽은피가 되어 흘러나오는 것이다. 뜸을 뜬 뒤에 고약을 붙이는 것은 고름과 죽은피를 완전히 뽑아내기 위해서이다. 고서(古書)에도 발구창법(發灸瘡法)이라고 하여 뜸자리를 헐게 하여 고름이 나와야만 뜸의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몸에 뜸불이 직접 닿지 않는 간접구법의 한계는 바로 이 때문이다.
· 인산쑥뜸을 위한 몸의 준비
운동선수들이 시합을 앞두고 ‘몸만들기’를 하는 것처럼 인산쑥뜸을 뜨기 전에도 뜸의 효력을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몸을 만드는 것이 좋다. 인산쑥뜸은 보통 5분 이상 타는 뜸장을 올려놓고 살갗에 직접 태우는 시술법이기에 일시적으로 상당한 체력의 부담이 생겨 기력을 보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쑥뜸 이전에 집중적으로 장청소를 하거나 체내 제독을 하면 뜸을 뜨기가 한결 수월해 진다. 다음과 같은 준비를 권장한다.
- 마늘죽염요법
- 생강감초탕
- 마른명태국
인산쑥뜸을 뜨는 방법
- 1 미리 그날 뜰 분량의 뜸장을 만들어 놓는다.
- 2 뜸을 떠야 할 자리를 확인한다.
- 3 뜸자리 위에 뜸장을 올려놓는다.
- 4 뜸장에 불을 붙인다.
- 5 뜸장이 모두 타면 재를 털지 말고 그 위에 새 뜸장을 올려놓는다.
- 6 뜸장을 2∼3장 태운 뒤 재를 붓으로 쓸어낸다. 재를 절대로 입으로 불지 말 것.
- 7 이상과 같은 방법으로 2∼3시간 동안 뜸을 뜬다.
- 8 뜸자리에서 고름이나 피가 흘러나오면 화장지로 닦아낸다. 이때 절대 고약을 붙이거나 약물 치료를 하지 말 것.
- 9 뜨겁지 않은 상태가 오면 밤낮을 가리지 말고 뜰 수 있는 만큼 뜬다.
- 10 다시 뜨거운 상태가 오면 뜸뜨기를 마친다.
※ 이상은 중완·단전·족삼리 등의 혈을 뜰 때의 방법이다. 백회·전중 등의 혈을 뜰 때에는 뜸장의 크기를 줄여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인산쑥뜸요법> 참조.
※ 중완·단전·족삼리(양쪽)를 모두 뜨고자 할 때는 우선 중완과 단전을 떠서 완전히 끝마치고 고약을 붙인 다음 족삼리를 뜨는 것이 좋다.
※ 중완과 단전을 동시에 뜰 때는 두 곳을 따로 뜨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뜬다. 단, 불을 붙일 때는 먼저 중완의 뜸장에 불을 붙이고 조금 뒤에 단전 뜸장에 불을 붙여야 한다. 뜸은 위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며 뜨는 것이 원칙이다. 반대로 올라가며 뜨면 심장과 뇌에 화기가 미칠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