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룡 9단이 전편, 함부르크의 잠 못 이루는 밤 (클릭☜) 에 이어 방콕의 잠 못 이루는 밤, 2편을 보내왔습니다. 유럽 기도컵 대회 참관에 이어 방콕으로 향하는 김성룡의 棋행 3부작 중 2부입니다. 2부는 1부의 '후기'이기도 합니다.
9월20일 프랑크푸루트
함부르크에서 돌아오는 길입니다.
추석이 겹쳐 있어 항공표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경유하는 곳에서의 생활이 시작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원했던 결과는 아니었기 때문에 준비가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한마디로 ‘무작정 가보기’가 시작된 것이지요.
기도컵 대회를 마치고 20일 오후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습니다. 다음날 오후 2시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 합니다. 함부르크에서 하나 깨달은 게 있습니다. ‘모르면 일단 중앙역(하우프반 호프)으로 가라’ 입니다. 세상은 묘하죠. 궁하면 통한다. 아무 대책도 없이 갔는데 저에게 길을 인도할 사람이 나타나네요. 지하철 표를 끊는 와 중에 한국인 두 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딱 한눈에 봐도 장기여행자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단 가방이 집채만하고 옷차림이 프랑크푸르트 역의 노숙자와 별 차이가 없었으니까요. 이들과는 잠자는 시간외에는 하루 종일 이야기만 한 것 같습니다. 그들은 숙소를 찾는데 능했고 여행의 핵심 되는 곳도 정확히 알았으며, 식사는 호스텔에서 만들어 먹었습니다. 빈대 붙긴 미안해서 식재료를 샀는데, 겨우 10유로어치로 3명이 3끼를 먹었네요.
그들의 얘기를 먼저 해보려합니다.
▲ 기도산업컵 유럽바둑대회를 참관한 프로기사들, 왼쪽부터 백성호 9단, 윤영선 8단, 이영신 8단, 고주연 8단, 김혜림 초단, 문도원 2단, 김성룡만 빼고 찰칵, 다른 사람들도 많이 활동했다구요!
서재원 그리고 김미소, 80년생 서재원은 농협을 다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내가 이러다 죽을 때까지 남의 돈만 세다가 죽는 것 아닌가 하구요. 그래서 밖으로 뛰쳐나갔는데 집에 못간지 2년 6개월이 지났답니다. 82년생 김미소는 부산아가씨입니다. 전 부산 아가씨 중에 이렇게 사투리가 심한 사람은 처음입니다. 그게 매력일 수도 있겠군요. 첫 직장이 ‘인도로 가는 길’이라는 여행사 가이드였다 네요.
그런데 가이드 장소가 남미였던 겁니다. 올 2월 서재원과 김미소 둘은 아르헨티나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거죠. 거기서 부터 두 사람의 여정은 시작됩니다. 돈도 벌고 여행도 할 수 있어 시작한 가이드 생활은 완벽한 파트너를 만나면서 바로 두 사람만의 루트를 만들게 됩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칠레, 페루 볼리비아를 거쳐 콜롬비아 중미, 북미를 거쳐 7개월 만에 유럽으로 오게 된 겁니다.
제가 물었죠. "왜 유럽, 프랑크푸르트에 가장 먼저 오게 된 거죠?" "뉴욕에서 구한 가장 싼 표가 아이슬란드 항공이었어요. 그게 아이슬란드를 거쳐 프랑크프루트로 가는 거였거든요" "하루에 숙소, 차비, 투어비, 식사 합해서 총 얼마정도 생각하고 다니나요?" "하루 3만 원 이상은 절대 쓰지 않으려구요." 그들과 함께한 숙소는 도미토리 8인실 가장 싼 방입니다. 1인당 18유로 그들은 18유로를 계산기로 두드리더니 외식비가 안 나오는지 제게 밥을 해주겠답니다. 그래서 10유로의 식자재 값을 제가 후원하게 된 거죠. " 둘은 왜 이렇게 정해진 시간이 없는 여행을 계속하게 된 거죠?" "사람을 만나는 게 너무 좋습니다. 사심 없는 대화를 할 수 있는 것 은 여행에서 만나는 것밖엔 없거든요" "언제쯤 끝날까요?" "저희가 돈이 없어 유럽에서는 2주정도 머물까 해요. 물가 싼 동유럽을 조금 더 돌아본 뒤에 아프리카로 가려해요. 아프리카를 한 5개월 잡고 있습니다. 그 정도 되면 돈이 정말 없을 것 같거든요. 그럼 호주에 가서 농장일로 돈을 벌고, 다시 아시아로 가려 합니다.
저도 세계일주에 관심이 많아 루트도 잡아 보고 예산이나 여러 가지를 한 참 연구하던 게 생각이 납니다. 그러나 이 두 사람 같이 여행 루트를 잡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한마디로 정석을 거부하고 다른 신수를 찾으려는 것 같은 모습인건지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 평생 남의 돈만 세다가 죽지 않을까, 이젠 그런 걱정이 없다
"좋은 직장 버리고 후회는 없어요?" "부모님 생각만 아니면 후회는 없습니다." "두 사람이 같이 다니면 좋은 점이 뭐예요?" "여행하다보면 외로워서 슬럼프가 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일단 그게 없고요. 저흰 침낭이 하나입니다. 침낭 하나에 둘이 껴안고 자면 그 따듯함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보통 한국에서 이런 얘기를 들으면 ‘너두 결혼해서 10년쯤 지나봐라, 불편하다고 따로 자려고 할 걸’이라고 해줬을 텐데 장소가 장소인 만큼, 느낌이 달랐어요. 멋있어 보이네요. 그들이 제게 물었습니다. "형은 무슨 일 하세요?" "바둑 프로선수." "직업은요?" "뷁"
처음 당한 것도 아닌데도 이럴 땐 참 힘듭니다. 이게 바둑계의 현실일지도 모릅니다. 후배들이 일반 여성과 사귀려면 이런 험난한 과정 없이는 사귈 수 없는 거죠.
21일 그들은 늘 하던 대로 가장 싼 표를 구해 체코 프라하로 떠났습니다. 전 방콕으로 갑니다. 11시간의 긴 여정이 이어지네요. 아직도 집에 가려면 1주일이 남았습니다. 방콕에 가서 다음 일정을 만들려고 합니다. 서재원, 김미소의 기나긴 여행처럼, 전 또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까요? 비행기에서의 하루가 그렇게 다시 지나갔습니다.
태국 바둑 이야기
9월22일 방콕
아침 6시30분 방콕 도착. 어떻게 된 게 시차까지 변하니 21일 오후2시에 출발했는데 하루 지나 22일 아침 6시30분이 되었습니다. 독일에서 한국으로 가도 10시간 걸리는데 방콕은 11시간이나 걸립니다. 작년에 왔을 때만 해도 개통 되지 않았던 공항철도가 오픈을 했네요. 시내까지 직통은 15분에 100바트(약4000원), 그냥은 30분에 15바트입니다.
태국은 아마추어 김중협 군이 보급을 목적으로 태국바둑 협회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명지대를 유학 와서 5년간 있었던 모드라는 친구도 태국 바둑협회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 둘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태국 바둑의 현황을 알고 싶은 마음이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태국 가는 비행기는 보통 새벽에 도착합니다. 그렇게만 다니다가 아침에 도착하니 어디를 먼저 가야 할지가 정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일단 숙소 체크인이 안 되는 것도 있고 상점도 연 데가 없네요. 그렇다고 길거리서 쭈그리고 앉아 있을 수도 없고. 그런데 역시 태국에서도 궁하니까 통하네요. 맥도널드는 세계 어디서나 24시간 영업을 하나요? 제 바로 앞에 있네요. 들어가서 여종업원 핸드폰을 빌려 모드에게 전화를 하니 모드가 금방 옵니다. 이제부터가 제가 태국에서 느낀 태국 바둑의 현실입니다.
모드(cp그룹 바둑강사, 아마5단 86년생) (AM9:30-10:30)
일단 그의 풀네임은 한번 듣고 포기했습니다. 태국인의 풀네임 들어 보셨나요. 엄청 길고 흉내도 내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인지 다들 줄여서 이름을 하나씩 만듭니다. 그는 6살에 학교에 입학해 우리나이로 고1에 졸업했습니다. 바둑을 너무 좋아해 태국 대학에 가지 않고 곧 바로 명지대 바둑학과에 입학 하게 된 거죠. 지난해 승려생활 1주일 하고 바로 cp그룹에 입사하게 되었답니다.
cp그룹은 태국 최고 기업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가장 주식이 많이 오른 태국기업이기도 하구요 무려 40%가 올랐다고 하니까요. 많은 계열사가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계열사가 바로 우리가 잘 아는 ‘세븐일레븐’입니다. 한국바둑계에도 이젠 잘 알려진 코삭 회장이 세븐일레븐 회장이시죠. 화교이고 태어난 곳은 중국입니다. 부인도 중국인이시고 딸은 북경에 유학중인데 사귀는 남자가 한국 사람이라네요. (이건 완타니 여사가 나중에 제게 귀띔해준 겁니다. ) 91년 정말 아무도 모르는 바둑을 지금에 있기까지 만드신 분입니다. 이 분이 워낙 바쁘시니까 실질적인 업무는 완타니라는 여자 분이 태국바둑협회 부회장으로 계시면서 총괄하고 계십니다. cp그룹전체에서는 넘버2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남자가 군대를 가듯이 태국도 승려생활 3개월이 의무입니다. 그런데 모드는 1주일만 했다고 해서 물었습니다. "근데 모드는 왜 1주일만 했어요?“ "태국 젊은 사람들 승려되는 거 싫어해요."
우리랑 다른 게 없네요. 의무인데 어떻게 빠진 건지 아님 말만 의무인건지는 물어 보지는 않았습니다.
"태국은 바둑 두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둘 줄 아는 사람은 5만 명 정도로 봅니다." 일단 알려진 것과는 다르군요. 20만 명, 백만 명이라고 보도된 건 우리가 천만 명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 같네요. "그럼 단(유단자) 이상은요?" "405명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정확히 알죠?" "여기는 0에서 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대기업에 취직할 때 단이 되면 가산점이 있다면서요?" "cp그룹에 취직할 때 그렇습니다." "다른 곳은 아니구요?" "cp그룹에서도 바둑 분야를 담당하는 부서일 때 가능합니다." "그럼 cp그룹 바둑 부서가 따로 있나요" "네 바둑강사30명 정도, 일반 사무직 20명 정도죠. 완타니 여사가 책임자이십니다." "그러면 모드는 무슨 일을 하나요?" "일주일에 13타임 강의를 중고등학교에서 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은 5-7명이 하고 있고 김중협은 저희 팀과 같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럼 초등학교, 대학은요?" "다른 팀이 또 있습니다. 약 총 50곳을 저희가 팀을 나눠 돌아다니면서 보급하는 거죠." 이 모두가 cp그룹에서 하는 일입니다. 우리로 치면 삼성 같은 회사가 바둑 보급을 위해 직원50명을 뽑아 전국의 초중고대학을 순회하며 바둑을 가르치고 알리는 겁니다. "그럼 대회는 몇 개나 있을까요?" "저도 잘 모르는데 제가 뽑아 드릴 게요." 그가 왜 모르는지 알았습니다. 4장 정도 되는 A4용지에 대회 바둑캠프 일정이 빼곡합니다.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이 걸 다 외우기는 힘들 것 같아요. "그럼 이걸 전부 CP그룹에서 후원 하나요?" "많이하죠. 하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그리고 CP그룹은 계열사가 많거든요. 한곳에서 한 개씩만 해줘도 엄청 많아요."
여기까지가 바둑클럽 가는 도중에 택시에서 나눴던 이야기입니다.
9월22일 방콕 오후
조석빈(82년생, 일본거주 유럽7단)
인연이란 게 묘한 건가요. 태국에서 조석빈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 조석빈을 잘 알지 못합니다. 한 2-3년 전에 이 친구랑 한국기원에서 5분정도 얘기한 게 이 친구를 아는 전부입니다. 그 때 외국에 있다 길래 잠깐 물어 본 게 인연이 된 건지 이번에 만난다고 하니까 굉장히 반갑네요. 그런데 만남이 이상하게 시작되었습니다.
이 친구가 처음 저와, 모드, 김중협을 보더니 '죄송한데 모드 좀 빌려 달라'는 게 아니겠어요. 왜 그러냐고 하니까 경찰서엘 가야 한답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몇일 전 여자친구와 방콕에 왔는데 택시기사와 가격 때문에 싸웠답니다. 호텔서 내려 짐을 풀려고 보니까 여자친구 가방에 담뱃불로 구멍을 3개나 내놨다 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걸 할 사람이 택시기사인 것 같아 신고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재수 없다 생각하고 그러려니 하지 뭐.” “저도 그러고 싶은데 여자 친구가 너무 화가 나 있어서” “가방이 비싼 건가?” “네, 수리비만 50만 원 정도 한데요” 갑자기 정적이 흘렀습니다. 얼마짜리 가방이면 담배불 구멍 세 개 수리하는데 50만원이나 하죠? “사실 화가 나는 것도 있구요. 신고를 해야 여행자 보험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요.” 그런 게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점심시간이어서 일단 점심 먹고 경찰서로 가라고 했습니다.
조석빈과의 점심시간, 저녁시간의 대화를 통해 아마추어기사들의 유럽 생존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여태껏 들은 보급 얘기보다는 더 현실감이 생기더군요. 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참고로 조석빈은 2005년부터 2년간 함부르크에 있었습니다. 그 이후엔 윤영선 사범이 독일인과 결혼하면서 함부르크에 있게 되었죠.
“어땠나, 처음엔?” “답답해서 맨땅에 헤딩하러 간 거죠. 영어도 못하고 독일어도 못했으니까요” “생활은?” “유럽이 묘한 게요. 물가가 엄청 비싸거든요. 근데 거기 사는 사람은 견딜 수 있어요. 밥은 해먹고 지하철이 한번에 3유로 정도하는데 월 패스는 55유로거든요. 사는 사람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진 않습니다. 문제는 수입이죠.” “그러니까 말이 안 통하는데 어떻게 벌었지?” “3개월 정도 지나니까 떠듬떠듬 하게 되고 6개월 지나니까 엉터리로 강의 하게 되고 1년 되니까 그런대로 되고 2년 지나니까 돈 더 받으려고 싸우게 되고 그러던 대요” “그럼 지금은 어떻게 지내지” “함부르크에서 잘 지내고 있었는데 물론 비자문제는 있었어요. 영선이 누나가 결혼한다고 이곳으로 온다고 하니까 갑자기 밀려난 거죠. 영선이 누나랑은 한국에서 바둑도 같이 배우고 옆집 살았거든요. 아무래도 프로가 저보단 나은 거죠” “그 다음은?” “외국에서 살아보니까 한국서는 이제 못 살겠더라구요. 미국을 갔는데 거기서 하려던 일이 잘 안됐어요. 그래서 생각해보니까 외국에서 영어에다가 일본어 까지 하면 금상첨화일 것 같아 일본으로 갔는데 이제 거기서 산지 2년이나 됐네요.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그럼 유럽은 잘 안가나?” “유럽은 아마추어 바둑인에겐 황금시즌이 있어요. 그 때 버는 거죠. 보통 3월,5월 10월 이 때가 황금시즌입니다. 사실은 제가 이번 10월 시즌에 돈 벌러 태국 거쳐서 스위스로 가는 거구요” “어떻게 돈을 벌지 잘 이해가 안 되네, 거기 살아도 어렵다던데.” “프로기사는 어렵죠, 아마추어는 가능합니다. 제가 1박2일 강의하러 가면 250유로 받습니다.”
"인성이가(황인성) 300유로로 최근에 올렸다고 하는 걸 들었는데 제 생각엔 아직 그건 좀 많은 것 같구요. 차비포함 300유로나 차비 없이 250유로가 현재 유럽시세입니다. 아마 저랑, 황인성, 윤영선 3명 정도만 이렇게 받을 겁니다. 그런데 영선이 누나는 시합은 못하거든요(프로여서). 시즌일 때는 한 달에 시합까지 합해 수입이 700-800만원 가능합니다."
조석빈의 얘기를 들으니 이 친구들이 인터뷰할 때 마다 말하던 “저희는 시합이 있으니까 그나마 낫습니다.“의 실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시합해 봐야 제일 큰 대회가 우승상금 2000유로입니다. 이런 대회가 많다고 5개정도이고 자기들끼리도 싸우니까 항상 우승은 불가능합니다. 500유로 대회는 꽤 많습니다. 사실 500유로정도면 차비와 숙박비를 제하면 크게 보탬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목적이 아니네요. 시합하러 가기 전에 흥정이 시작된다네요. 시합하다 남는 시간에 따로 강의나 다면기, 전날, 아님 끝난 다음날에 레슨이 있는 거죠, 그러면 숙소, 차비를 제한 엑스트라 수입이 생기고 어차피 홍보 하러도 찾아 다녀야 할 판인데 시합하면서 자기가 바둑이 강하다는 홍보도 되고, 상금과, 강의, 레슨비가 생기는 거죠. 이건 프로기사가 유럽에 바둑 보급하기 어려운 결정적인 이유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럼 스위스는 왜 가지?” “저랑 황인성이 프로젝트 하나를 구상했어요. 한 2달 정도 머물면서 주말엔 시합 참가 하고 그 쪽에서 벌고 주중에 2일 정도를 가르치는 거죠” “스위스가 바둑 배우는 사람이 많나?” “무지 없죠. 하지만 돈이 많거든요. 맥도널드에서 일 하는 사람이 우리 돈으로 시간당 2만원 받는 나라니까요.” “독일은 어때?” “좋죠. 문제는 동유럽을 제외하고는 제일 짠돌이죠. 기본적으로 엄청나게 검소해요. 지금도 유로 연합의 돈줄이잖아요. 바둑 두는 사람도 러시아를 제외하곤 제일 많죠, 문제는 돈을 안내면 그들도 저한테 좋은 친구일 순 있어도 좋은 고객은 아니죠.” “헝가리는 어때?” “거기 왜 가신 건지 잘 모르겠는데요. 제가 프로기사 앞에서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 “뭐가 그런 거지?” “헝가리 사람들 바둑 가르치러 가신 거면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건 아니실 텐데요. 유럽 사람들 가르치러 가신 거면 그건 좀 아닌데요. 헝가리는 유럽바둑의 중심도 아니고 그리고 유럽은 찾아다니면서 가르쳐야 하는 곳이지.... 센터 열어 이리 오시오 하면 가나요. 그 근처 애들만 갈걸요. “유럽에서 가장 (바둑)수입이 좋은 사람이 누구지?” “샤샤라고 봐야 하나요. 올해는 영선 누나일거고 그 다음은 저랑, 인성정도” “샤샤는 괜찮나?” “샤샤가 독일인이면 별로인데 러시아 사람이잖아요. 한 달에 3000달러 정도 번다는데 러시아 평균 월급이 500달러거든요. 그럼 좋잖아요.”
이 친구랑 얘기하다보니 태국 와서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저도 한국에서는 바둑보급으로는 한 가닥 한다고 자부했는데 이 친구가 저보다 더 고수네요. 이번 일정은 참 배우는 게 많군요. 내일은 모드를 따라 중, 고등하교 바둑 강의 탐방을 가는 날입니다. 내일부터 드디어 태국 바둑은 무엇인지를 알아보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글 | 김성룡 9단]
▲ 9월 18일 19일 함부르크에 열린 기도산업컵 바둑대회에서, 왼쪽이 기도산업 박장희 회장, 오른쪽 김혜림 초단. 기도컵 대회는 함부르크에서 바둑 보급을 하고 있는 윤영선 8단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 사진을 찍어 갔으면 올리셔야 할 것 아니에요?, 네덜란드에서 보급활동을 하고 있는 강경낭 지도사범.
▲ 아싸! 카메라를 보세요
▲ 평범한 수입으로 세계여행을 오래 다니고 싶다면, 이런 공동숙소의 사용은 필수다.
▲ 함부르크 어린이 바둑대회.
▲ 자유!, 인생은 어떻게 살다 죽을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죠. 여러분 모두 언젠간 죽어요.
▲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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