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래전에 절판된 책을 하나 사려고
인터넷 헌책방을 뒤지다가
충격적인 걸 보았어요.
사드의 '소돔 120일'이
엄청난 고가에 거래가 되고 있다는 거...
오래전에 이 책 보다가
마지막 쯤에서 거의 정신을 잃었던 기억이 나요.
저 곱게 자란 편도 아니고
웬만한 거 겁도 잘 안내는 편인데
이건 완전 상상도 못한 충격이었어요.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임산부였던지? 하여간 마지막에 남은
사람들을 신경을 한올한올 뜯어내면서
고통스러워 비명 지르는 걸 보면서 자위를 하던
그쯤에서 완전 넋이 나가서 머릿속이 하얗게 비었고
온몸이 덜덜 떨렸던...
무서워서 떨었던 게 아니라
어떤것의 끝을 본 것 같은
악의 끝이 있다면 여기가 아닐까 싶은
생전 처음 대하는 역겨움과 두려움 같은 감정이었어요.
그래서 사드라는 놈은 어떤
정신을 갖고 있었나 궁금해서
사드에 관련된 책들을 찾아봤는데
실제로 사드의 생활도 그 책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사드의 집에서 차마 뭐라고 표현하지 못할만큼
흉측한 형체가 된 여자를 발견했다고도 하고..
사드가 쓴 다른 책들은 요즘 분들에겐
(인터넷에 워낙 포르노가 넘쳐서...^^;)
싱겁겠지만 새디즘의 원조답게
sm 포르노 같았어요.
어쨌거나 전 사드의 책들이 다
쓰레기 같았고 특히
소돔 120일은 지금도
생각날때마다 가슴속이랑
입 안에 온통 썩은 고름이 꽉 찬
것처럼 메스껍고 역겨워요.
그런데 그 책이 왜 저렇게
귀한 몸이 됐는지 이해가 안돼요.
단순히 품절이 돼서 그런건 아닌게 분명하고
어떤 것의 꼭대기라서 그런걸까요?
그 꼭대기에 뭐가 있을지 궁금해서
성지처럼 신성하게 혹은 신기하게
생각하고 찾는 걸까요?
그런 점에서 본다면 나도 저 책 보고 나서
악의 끝을 경험한 듯
웬만한 것에는 놀라지도 않는 강심장을
지니게 된 것 같기도 해요.
굳이 찾자면 그렇다는 거고...
책 보면서 도덕적인 잣대 들이대고 그런거
안하는데 사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네요.
첫댓글 저는 영화로봤는데 ...인내심의 한계였어요...책으로는 보지 못했는데 자신없어요 ㅠ
저는 영화는 안 봤는데 영화찍고 나서 감독이 주연배우에게 살해됐다고 하더라구요.
책을 잘 표현했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그럴만하다고 생각돼요.
책은 굳이 찾아보지 마세요. 정신이 피폐해져요^^
난 책도 영화도 못봤다...
권하고 싶진 않지만 굳이 보고 싶으시면 아무래도 사드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편이 더 생생하겠죠?
그런데 영화는 구하기 쉽던데 책은 어려울 거예요. 그래서 비싸졌는지?
이건 굳이 맛보지 않아도 되는 똥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그런 책도 있군요.. 왠지 읽으면 무서울 것 같아요.
무섭기도 하고 역겹고 더러워요. ^^
사드에 대한 영화 한 편 추천하고 싶은데...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31386#story
케이트 윈슬렛 주연이랍니다~~
전에 사드 이름만 보고 바로 포기했었는데 이 영화 잘만들었네요.
그리고 사드는 싫은데 사드 역 맡은 배우 제가 좋아하는 배우라서 미워할 수가 없네요.ㅠㅠ
똥을 맛보고 행복해 하시는 분들(브라운 계열)이 생각보다 많이들 계시니까...^^. 분명 사드도 어떤 부류 중 하나일 것이고... 지극히 일반 독자를 불쾌하게 만들었으며...그런데도 끝까지 읽게 해서 멘붕까지 이끌어 냈다면 사드의 '소돔 120일'은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것같네요.
확실히 이거 보고 여러가지 생각을 진지하게 하긴 했어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신의 존재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배우고 익혀서 알고 있는 선악이 과연 다른 차원에서도 그럴까? 이런 생각들도 했고..
그래도 다시 보고 싶지는 않네요. 절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