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친절한 환율수업 exchange rate
필자 ‘노영우’는 매일경제에서 국제경제 이슈와 관련 글을 쓴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AI 자본주의> 등의 저서가 있다. 공동 필자 ‘조경업’은 매일경제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일을 하고 <금융 강국, 머니워킹코리아>등의 저서가 있다. 환율을 알면 세계 경제가 보인다고 필자는 말한다. 지하철로 출근하며 투자하는 미국 주식 애플이 얼마나 오르내렸는지 확인하고, 점심때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로 때운다. 중간중간 평소 사고 싶었던 운동화를 직구로 사고 퇴근해 집에서 휴가 때 가고 싶은 여행지를 찾아보며 잠자리에 든다. 수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신세대의 일상을 그리 표현했다. (우리 70대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환율에 대한 공통 관심은 같고, 우리가 해외 투자금은 더 많으니 한번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전우치전’은 임란 전의 실제 인물로 홍길동전을 모방한 소설로 여러 문헌에 등장한다. 도사를 만나 선도를 배워 탐관오리를 괴롭히고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신통력을 발휘한다. 만약 이 전우치가 현세에 나타난다면 가정하여 환율을 이야기, 일물일가의 법칙을 설명한다. 이 일물일가의 법칙이 흔들리는 세계 무대로 이야기를 끌고 환율이 등장한다.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국가가 있는 세계 경제에서만 환율은 의미가 있다. 각 국가는 다른 화폐를 사용한다. 그리고 교역해야 화폐를 교환할 일이 생긴다. 외환 시장에서는 미국의 달러화, 중국의 위안화 두 개의 통화만 직접 거래된다. 나머지 국가들의 환율은 달러를 매개로 결정된다. 이렇게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는 않지만, 달러를 매개로 결정이 되는 환율을 재정환율이라고 한다. 한국의 원화와 일본의 엔화는 재정환율을 통해 결정된다.
환율을 결정하는 교역의 절대적인 힘, 상대적인 기술인 교환 비율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흥정할 때는 항상 힘의 논리가 작용한다. 부족 단위에서 국가라는 단위로 확장됐다. 고대 동서양 교역은 금, 은, 향신료, 실크 등이 중요한 품목이었다. 교역을 위해 육상에는 실크로드 해상에는 희망봉을 개척하는 데 수백 년이 걸렸다. ‘애덤 스미스’의 ‘절대우위론’,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 ‘프리드리히 리스트’의 ‘보호무역론’이 등장한다. 절대우위론은 비교우위론에는 차이는 있지만 결과는 자유무역을 긍정적으로 본다. 자유롭게 무역을 보장하면 결과적으로 국민은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리스트’의 보호무역론은 일정량은 수입하고 그 기술을 습득하여 어느 정도 국내에 생산, 소비를 해야 경제가 원활하게 진행되어 보호 무역으로 기술 진보를 이룬다는 주장으로 독일은 ‘리스트’의 주장을 받아들여 기술 진보를 이룬 나라로 꼽힌다.
금본위제에서 달러 본위제로 시장 본위로 바뀌고 있다. 그러면서 국가 간 화폐의 교환 비율을 시장에 맡겨 결정하는 변동 환율제도가 주요 국가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각국 내부의 경제 환경이나 정책 변화에 따라 외환 시장에서 환율이 영향을 받고, 또 환율의 영향으로 각국의 경제지표도 영향을 받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모두 이런 상황에 부닥쳐있다. 국가 개입 없는 외환 시장은 없다. 환율과 국가의 경제정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일상에 깃든 환율은 명목 가격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고려한 화폐 구매력을 반영한 실질 가격의 개념이 등장한다. 수출경쟁력을 보여주는 실질실효환율. 한국은 미국 외에도 200개가 넘는 국가와 거래한다. 여러 교역 국가를 감안해 원화값이 세계 교역 무대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평가할 때 활용되는 개념이 실효환율이다. 특정 연도를 기준으로 여러 다른 나라와의 교역 비중을 반영해 가중평균한 값이다. 실효환율도 원화 가치의 변동을 표시하는 지수이기 때문에 원화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환율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국가 수는 UN은 193국, IOC는 206국, FIFA는 228국이다. IMF는 194국으로 대략 200여 국이 있지만 세계 총생산량은 96조 4,855억 달러다. 미 중 일 독 인도 순위고 한국은 11위로 1조 8,184억 달러다. 통화별 거래는 달러 비중이 88.5% 유로화 30.5% 순으로 한국 원화는 1.9%로 전체 순위 12위다. 전체 거래량은 양쪽 합쳐 200%로 집계된다. 10위 밖의 나라들은 달러가 일시적으로 빠져나가면서 경제가 충격에 빠지는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늘 상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거래 규모가 큰 나라들은 웬만한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반면 한국 외환 시장에서는 수십, 수백억 달러가 일시에 유입되거나 유출된다면 시장은 큰 충격을 받는다.
2024년 2월 기준으로 미국의 GDP는 27조 9,665억 달러다. 한국 GDP는 1조 7,848억 달러로 미국이 한국의 15배다. 심리적 관계, 금융시장과 환율. 우리나라 국고채 1년 만기 금리는 연 3.77%다. 이 기간 원화 가치는 1.9% 떨어졌다. 그러면 수익률은 1.87%다. 2024년 1월 ‘엔비디아’ 주가는 48달러에서 7월 22일에 123달러까지 올랐다. 환율은 1,300원에서 1,388원으로 올라 달러는 6.8% 올랐다. 결국 1월에 1억을 투자한 사람은 7개월 만에 2억 7.349만 원을 챙길 수 있다. 이 경우 수익률은 173.5%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환율. 2008년 3월 우리나라 환율은 982원에서 2009년 3월에 1,453원으로 치솟았다. 종합지수는 1,651에서 1,453으로 추락했다. 이 기간 우리나라 주식에 투자한 외국인은 1억이 2,000만 원 정도 남은 셈이다. 이러면 외국인이 투자할 이유가 없다. 경제 규모가 작을수록, 외환 시장과 금융시장의 성숙도가 낮은 나라일수록 ‘웨더독’ 현상에 취약하다. 미국에서는 외환 시장에서 시작되는 금융위기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후진국일수록 외환 시장 불안으로 국가 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시간과 조건을 거래하는 외환 시장. 선물환거래의 이중 이자 차액만 거래하는 방식의 거래도 있다. 역외선물환(NDF Non-delivery Forward) 계약 당시의 환율과 미래 날짜인 계약 만기일 환율 간의 차액만 결제한다. NDF 시장은 특정거래소가 아닌 장외 (OTC Over the Countet)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24시간 거래된다. 한국을 필두로 동경, 홍콩, 싱가포르, 런던을 거쳐 뉴욕에서 NDF 달러 거래는 계속된다. 이 때문에 환율 변화에 민감한 사림들은 뉴욕시장 NDF 환율을 계속 확인하는 경우도 많다.
국가의 비상금, 보유 외환. 우리나라 외환 보유고는 2024년 4월 기준으로 4,133억 달러다. 외화자산이 3,895억 달러로 94%다. 이외에 금, 특별인출권 SDR, 국제통화기금 IMF 포지션 등이 외환보유고에 포함된다, SDR은 IMF 가입국이 국제수지 악화 등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표시한 통화다. 우리나라는 146억 달러다. 우리나라 외환 보유고는 1997년 300억 달러 수준에서 2024년 4,100억 달러가 넘는 수준으로 27년 새, 14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GDP는 5,700억 달러에서 1조 7,000억 달러로 3배 늘어났다.
강한 미국을 만드는 힘, 달러 패권. GAFA (Google, Amazon, Facebook, Apple) 등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최신의 디지털 세상을 이끌어 가고 있다. 세계 유일 강력한 미국을 지탱하는 힘은 바로 금융, 달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는 환율이 없지만, 달러지수가 있다. 달러 자체로 돌아갈 뿐이고 다른 나라들이 달러에 맞춰서 자국의 경제와 금융시장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1971년 닉슨쇼크. 금환본위제가 위기를 맞아 중단된다. 달러지수는 상위 10개국 화폐가 포함되었다. 유로화 출범 후는 6개국으로 통합됐다. 여기에 2위 국, 중국의 위안화가 빠져 있어 세계 경제를 모두 반영했다 보기는 어렵다. 달러지수는 1973년 3월을 기준 100으로 기준으로 하여 100보다 낮아지면 달러가 약해진 것이고 높으면 강해진 것이다.
‘닉슨 쇼크’ 이후 더 강해진 달러, 확보된 금의 양에 따라 종이 화폐를 발행했다. 금화에 맞먹는 가치를 지니도록 하기 위해서는 법정화폐, 법화라는 제도장치가 필요했다. 금에서 벗어나 오히려 더 강해진 달러 체제. ‘닉슨 쇼크’ 이후 달러 체제를 공고히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미국 달러는 금에 묶여 있었지만, 닉슨의 금태환정지 선언이 결과적으로 금 보유량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불러왔다. 미국은 자의적으로 달러를 발행할 수 있게 됐고, 자국 중심으로 펼치는 미국의 금융정책이 별다른 견제 장치 없이 전 세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됐다. 2차 대전 이후 전 세계 금융시장은 달러 기축통화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관행에 익숙해졌다.
2024.11.24.
세상 친절한 환율수업
노영우.조경엽 지음
미래의창 간행
첫댓글
그래서
경제대국 이란 말이...
좋은 글
감사합니다.
늘
건강한
나날 됩시다.
회장님.
늘 애쓰십니다 ㅡ
존경합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