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각인각색의 민병은 예술감독 송현진 작 이정하 연출 춤추며 간다
공연명 춤추며 간다
공연단체 극단 각인각색
예술감독 민병은
작가 송현진
연출 이정하
공연일시 2019년 1월 16일~2월 17일
공연장소 민송아트홀 2관
관람일시 1월 16일 오후 7시
민송아트홀 2관에서 극단 각인각색의 민병은 예술감독, 송현진 작, 이정하 연출의 <춤추며 간다>를 관람했다.
민병은 예술감독은 New York University Tisch School of the Arts 공연학 박사로 중앙대학교에서 현대연극, 신개념연극, 공연분석과 평론을 강의하고 있다. 유산, 체홉, 손수건, 피살된 흑인을 위한 의식 등의 드라마투르크, 애자 도둑놈 다이어리, 몽키 등의 예술감독, 그리고 연애특강을 연출했다.
송현진은 1994년 부산 출생으로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출신의 여성작가다. 2018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희곡당선소감 중 다음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아직도 저에게 글은 참 어렵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어렵고 막막하지만, 여전히 좋으니까 계속 쓸 예정입니다. 다시 한계에 부딪히고 좌절하겠지만, 저만의 속도로 꾸준히 써 나가겠습니다. 지금 이 마음을 잃지 않고, 언제나 부끄러워할 줄 아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이정하 세명대학 교수는 서울예대 연극과와 러시아 슈킨 실기석사출신으로 극단 각인각색 대표다. <암각화 AD2001> <문.벽.콘크리트> <피살된 흑인을 위한 의식>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 <우리오마니 살아계실적에> <몽, 정녕 니가 꿈이더냐?> <몽중설몽> <최진태 살인사건> <여름제비> <고향> <불청객> <결혼피로연>을 연출하거나, 극작·연출을 한 미녀연출가다. 거창연극제와 충북연극제에서 수상한바 있고, 희곡집 <우리 오마니 살아계실 적에>를 출간했다.
무대는 다가구 주택의 단칸방이다, 정면에 방으로 들어오는 통로가 있고 통로 하수 쪽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지하에 있는 방인 듯싶은 느낌이다. 소파가 놓이고. 옷장과 책장이 있다. 바닥에 방석이 있고 이불을 깔아놓기도 한다. 하수쪽 객석 가까이에 공원이 있고 벤치가 놓여있다. 엿장수의 북과 북채 그리고 가방이 등장하고, 노래를 부를 때 사회자가 마이크롤 사용하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울긋불긋한 공연 복을 입은 다단계 판매를 위한 홍보를 남녀 너덧 명이 등장해 노래와 춤을 추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곧이어 빨간 모자에 얼룩덜룩한 문양의 의상 얼굴에 피에로 흡사한 분장을 한 엿장수가 경쾌한 음악과 함께 북을 들고 등장해 엿을 팔며 관객에게 나누어준다. 장면이 바뀌면 엄마와 딸이 있는 집에 아빠가 도착한다. 그러나 가족은 아빠를 반가워하는 기색이 없다. 아빠는 엿장수 노릇을 하며 방방곡곡을 헤매고 어쩌다 집에 돌아와도 가족의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설정된다. 가족이 반대를 해도 소리 없이 집을 나가서는 평생 하던 엿장수만 방방곡곡을 떠돌며 하기 때문이다. 예고 없이 나갔다가 예고 없이 돌아오니, 가족은 아예 없는 사람 취급을 할 뿐이다. 거기에 엄마는 개신교 신도에 다단계 판매에 열중하는 여성으로 설정된다. 교회 사람들이 심방명목으로 찾아오고,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하지만 기도에 열중하는 사람은 엄마뿐이다. 딸은 알바를 하는 것으로 설정되고,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지만, 하는 일에 집착이나 열정을 쏟지 못한다. 아빠가 집에서 딸의 노트를 펼쳐보다가 소설을 쓴 것을 보고 놀란다. 딸이 아빠가 자신의 글 쓴 걸 읽는 것조차 언짢게 생각하지만 아빠는 딸의 소설에 관심을 기울이고 결말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본다. 딸은 아빠의 그런 행동까지 싫어한다. 아빠와는 반대로 엄마는 딸이 글 쓰는 것조차도 싫어하며 자신의 다단계 판매 일을 도우라고 다그치며 장래성 없는 글은 써서 무엇 하느냐고 핀잔을 주면서 딸의 글을 찢어버리고 밖으로 나간다. 경악하는 딸의 모습.... 아빠는 찢어진 딸의 노트로 모아 붙여서 원상복귀를 하려 든다. 딸은 공원의 벤치에서 남자친구를 만나지만 남자친구가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장면이 바뀌면 다단계는 대부분이 그렇듯이 종교를 빙자한 사기꾼들의 농간으로 밝혀지고 엄마는 절망상태가 되어 돌아온다. 남자친구와 헤어져 딸도 돌아와 허탈해 한다. 그런 딸에게 아빠는 북채를 쥐어주며 북을 두드리라고 한다. 북을 두드려 마음을 가라앉히라고 권한다. 처음에는 거절하던 딸이 북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점차 크고 빠른 속도로 두드린다. 엄마가 일어나 북 소리에 맞춰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장단에 맞춰 아빠도 몸을 들썩인다. 부부와 딸의 율동이 한동안 계속된다.
다음날 아빠는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여정을 떠난다. 그러면서 이제는 북치며 엿을 파는 인생을 그만두겠노라고 이야기한다. 딸은 자신의 글 쓴 걸 다시 붙인 노트를 꼭 쥐고 아빠를 배웅한다. 엄마와 딸이 떠나가는 아빠를 바라보는 장면과 같은 연립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이를 지켜보며 몸을 뜰썩이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노시홍이 아빠, 박명희가 엄마, 김도연이 딸, 이현석이 딸의 남자친구, 박무영이 미모의 여인 외 1인 다 역, 김진석이 사화자 겸 1인 다 역, 배장호가 목사 고시생 외 1인 다 역, 이강희가 교수 외 1인 다 역으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설정은 물론 노래와 춤에 이르기까지 열정을 다한다.
리우진, 천정하, 이미정, 강동영이 각기 아빠, 엄마, 딸, 딸의 남자친구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드라마투르크 주소형, 무대디자인 임은지, 무대감독 이주성, 조명감독 최운학, 음향감독 싱아영, 기획 박근형, 홍보 이유나, 조연출 이지호, 음향오퍼 조소혜, 조명오퍼 박수현, 인쇄디자인 김한정, 무대제작 박영광 장하다 오창준 박우석 박찬우 김신영 등 스텝진의 기량과 노력이 드러나, 극단 각인각색의 민병은 예술감독, 송현진 작, 이정하 연출의 <춤추며 간다>를 연극성 시대성 현실성을 고루 갖춘 기억에 길이 남을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1월 16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