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10 (금) '불멍'하는 문 전 대통령… "文이 구운 목살에 막걸리 한 잔"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한다는 '불멍', 저도 한 번 해보고 싶어 왔습니다" 지난 6월 7일 오후 6시쯤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 있는 한 도예가의 작업실. 길어진 해가 아직은 잠들지 않은 시각에도 누군가 뚜벅뚜벅 걸어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한 손엔 전통 막걸리를 쥐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불 때는 날 한 번 찾아 오라"는 도예가의 가벼운 인사치레에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작업실을 방문한 것이다.
도예가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진짜로 작업실을 찾아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도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은 목살을 굽고, 저는 그릇을 구웠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멍하니 오랜시간 불을 바라본 탓인지, 막걸리를 들이켜 술기운에 살짝 상기된 것인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자리를 함께한 사람들의 얼굴이 붉게 구워졌다.
도예가는 또 "요즘 집회 때문에 매일 뒤숭숭하고 시끄러우니 새벽에 불멍 때리러 한 번 오시라 했는데 정말 오셔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가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8일 자신의 SNS에서 이와 같은 평산마을 주민과의 일상을 사진으로 공유했다. 지난달 5월 10일 퇴임 이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로 귀향해 제2의 삶을 시작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마을 주민과 소박한 자리를 마련해 일상을 함께 하고 있다.
송해, 금관문화훈장 추서… “국민에게 큰 감동 선사”
6월 8일 세상을 떠난 ‘국민 MC’ 송해에게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석열정부는 고(故) 송해 희극인에게 한국 대중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고 밝혔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으로 ‘금관’은 1등급 훈장에 해당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보냈다. 박보균 장관은 윤석열 대통의 조전과 함께 금관문화훈장을 전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전에서 “송해 선생님의 별세 소식에 슬픈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선생님께서는 반세기가 넘는 기간 가수이자 코미디언으로서, 그리고 국민 MC로 활동하면서 국민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대한민국 최장수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을 맡아 국내 대중음악이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며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며 “대중문화예술인의 권익 보호에도 힘쓰며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에 매진하셨다”고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열정적인 선생님의 모습을 다시 뵐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아쉽지만, 일요일 낮마다 선생님의 정감 어린 사회로 울고 웃었던 우리 이웃의 정겨운 노래와 이야기는 국민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슬픔에 잠겨 계실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를 드리며, 삼가 고 송해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면서 조전을 마무리했다.
대구 변호사 빌딩 방화 용의자… '재개발 투자금 못 돌려 받자 범행'
대구 변호사 빌딩 방화 용의자 A(50대)씨가 수억원의 신천시장 재개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데 불만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6월 9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A씨가 신천시장 재개발을 추진하며 시행사와 많은 고소 고발이 있었다"며 "이 부분이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신천시장 재개발을 추진하며 6억8500만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재개발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A씨는 주택 정비 사업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이에 A씨는 재개발 사업 투자금을 돌려받기 위해 2019년 시행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1심과 2심에서 시행사를 상대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시행사는 A씨에게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지난해 4월 시행사 대표 B씨를 상대로 또다시 민사소송을 걸었다. B씨가 시행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B씨가 A씨에게 돈을 지급해야 한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A씨는 이 소송에서 패소했고 A씨는 항소했다. A씨가 불을 지른 변호사 사무실은 시행사 대표 B씨를 변호했던 변호사가 근무하던 곳이다.
사고 당시 B씨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는 타 지방으로 출장을 가 있어 화를 면했다. 경찰은 화재 발생 후 대구시 수성구에 있는 A씨의 자택에 대한 수색을 벌여 인화성 물질이 담긴 통을 발견했다. 현재 경찰은 이 통안에 든 물질이 휘발유인지 시너인지 등을 확인 중이다. 특히 A씨가 변호사 사무실 문을 잠근 뒤 인화성 물질을 자신의 몸에 뿌린 후 분신을 했다는 증언도 있어 이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브리핑을 통해 "폐쇄회로(CC)TV 상에 A씨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 주거지 CCTV 분석 결과 A씨가 손에 흰천으로 덮은 어떤 물건을 들고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주거지 수색을 통해 인화성 물질이 담긴 휘발류 통 같은 것을 발견했다"며 "분신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만 정확하게 확인된 것은 없다"며 "감식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55분께 수성구 범어동의 7층짜리 빌딩 2층(203호) 변호사 사무실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7명(남 5·여 2)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 건물 안에 있던 수십 명도 긴급 대피했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차량 64대와 인원 160명 등을 현장에 투입해 22분만에 진화했다. 사망자는 모두 빌딩 2층의 사무실에서 발견됐다. 불이 난 2층 변호사 사무실로 연소확대가 급격히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건물 내부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를 더 크게 키운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대구 변호사 사무실 화재가 대낮에 발생했고 20여분 만에 진화가 됐음에도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화성이 강한 시너가 범행에 사용돼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도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6월 9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5분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법 인근에 있는 7층짜리 변호사 사무실 건물의 2층 203호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인 결과 사건 처리에 불만을 품은 A씨가 시너를 뿌리고 방화한 것을 확인했다. 시너는 도장을 할때 도료의 점성도를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혼합용제로 발화점이 낮은 인화성 물질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인화성 물질로 흔히 휘발유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시너를 바닥에 뿌려놓고 불을 붙이면 시너가 공기 중으로 증발해 기화하면서 퍼지게 돼 동시다발적으로 폭발적으로 불이 붙는다"고 설명했다.
시너의 경우 인화성 물질 중 기화성이 가장 높아 바닥에 뿌려지는 순간 유증기가 생겨 불이 공중에서부터 내려간다. 시너의 경우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도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또 화재가 발생한 해당 건물은 지하를 제외하고 지상층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지상 2층 203호 사무실에서 처음 발화가 시작된 불을 사전에 차단시킬 장치조차 마련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방화범의 심리와 변호사 사무실과 피난계단의 먼 이격 거리 역시 피해를 키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손원배 초당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방화범의 일반적인 심리는 최단 시간 최대의 방화 효과를 내기 위해 촉매역할이 되는 인화성 물질을 99.9% 사용한다"며 "변호사 사무실과 피난계단이 이격돼 있었던 부분도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감식을 통한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소방당국은 인원 160여명과 차량 50여대를 동원해 화재 발생 22분만인 오전 11시 17분 불을 완전히 껐다. 소방당국은 "사상자 57명 가운데 사망자 7명과 경상자 등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환자 상태를 다시 평가하는 과정이어서 이송 인원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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