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왕국 유다의 왕인 요아스의 통치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오늘 본문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요아스의 어머니는 시비아라고 소개합니다. 시비아(Zibiah)는 브엘세바(Beersheba) 사람이라고 소개하여 요아스는 북왕국 이스라엘의 아합과는 혈통적으로 연결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1절). 그리고 요아스는 자신을 왕으로 세우기 위해 무척 애를 썼던 제사장 여호야다가 살아있을 때는 여호야다의 교훈을 듣고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했다고 기록합니다(2절). 이 말씀은 “제사장 여호야다가 그를 교훈하는 모든 날 동안에는”라는 표현으로 하나님을 향한 요아스의 믿음이 끝까지 유지 되지 못했음을 보여줍니다. 요아스는 여호야다가 죽자 아세라 목상을 세우고 섬기기까지 하였는데, 이러한 결말은 마음을 꽤 아프게 합니다. 3절에 나오는 산당(山堂)은 히브리어 원어로 빠마(בָּמָה)라는 단어인데, 이 단어는 영어로 번역하면 “the high place”(높은 곳)라고 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산당은 원래 가나안 족속을 비롯하여 이방민족들이 자기들의 신에게 제단을 쌓고 제사하는 장소로 만들었는데,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정복하면서 이 산당들을 제거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하지 않고, 그 산당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께서 택하신 곳(성막, 성전)에서 제사하라고 하였지만, 예루살렘에 있는 성전까지 오는 것이 물리적 거리로 멀다고 느껴져서 귀찮기도 하고, 주변의 높은 곳에 산당을 만들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기도 하였는데, 이로 인해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는 신앙이 이방 민족들의 우상 숭배와 교묘하게 혼합되게 하기도 하는 문제들이 나타났습니다. 아마 그 당시에 유다 백성은 이 산당에서 하나님께 제사하였을 테지만, 이러한 곳에는 우상을 섬기는 산당들이 있기도 하였기에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믿음을 이어가기에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요아스는 이러한 산당까지는 제거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열왕기하는 이것은 요아스가 잘못한 것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결국 나중에 요아스가 아세라 목상을 섬기게 된 것은 이러한 요인도 작용했을 것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요아스는 하나님의 성전을 보수(補修)하게 합니다. 아달랴의 아들들에 의해 하나님의 성전에 있던 성물(聖物)들이 바알에게 되었고 요아스가 왕이 된 지 23년이 지나도록 성전이 수리되지 않아 많이 파손된 상태이기에 성전을 다시 보수해야 할 상황이었을 것입니다(5절, 6절). 그래서 요아스가 왕이 된 후에 백성이 속전(贖錢)을 위해 바쳐야 하는 은을 제사장들이 아는 사람들로부터 모아 성전의 파손된 부분을 수리하도록 지시했지만(4절, 5절), 성전 수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방치되었고, 요아스 왕의 제23년까지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왕의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할 만큼 왕권이 약화되어 있는 상태인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5절에 나오는 것처럼 “제사장들이 각각 아는 자에게서 받아들여”라는 부분은 새번역 성경에서 “제사장들이 각 담당 회계로부터 받아서”라고 번역하였는데, 아마도 성전에서 재정을 담당하는 자들에게서 받아서 성전을 수리하라고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요아스는 담당 회계에게서 돈을 받아서 제사장들이 성전을 수리하도록 하지 말고, 백성이 성전 문에 헌금궤를 만들어 놓고 백성이 가져온 속전(贖錢)을 받아 문을 지키는 제사장들이 곧바로 헌금궤에 직접 넣게 하였고, 그 헌금들이 어느 정도 모이면 왕의 서기와 대제사장이 직접 헤아려 성전을 맡은 자에게 건네고, 그들은 이 돈을 성전을 수리하는 목수를 비롯한 미장이와 석수(石手)들에게 주어 성전을 수리하는 도구들과 물건들을 구입하여 수리하게 하였습니다(7절~15절). 이렇게 드려진 은으로는 성전의 은 대접이나 불집게를 비롯한 성물(聖物)을 만드는 데에는 사용하지 말고, 오직 성전을 수리하기 위한 인건비와 도구와 물건 구입에만 사용하도록 하였습니다(13절, 14절). 그리고 속건제와 속죄제를 위해 드리는 은은 성전 수리 비용이 아니라 제사장에게 돌리도록 하였습니다(16절). 이렇게 투명하게 일을 진행하여 성전 수리가 빠르게 진전될 수 있었습니다.
요아스는 이렇게 하나님의 성전을 수리하는 등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했지만, 제사장 여호야다가 죽은 후에는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는 데서 돌아서서 아세라 목상을 섬기기도 하고 우상을 섬기는 악을 행했습니다(대하 24:15~19). 열왕기하에서는 이런 기록이 생략되어 있지만, 이러한 요아스의 죄로 인해 하나님께서 아람 족속의 왕인 하사엘(Hazael)로 하여금 유다를 치게 합니다. 그래서 하사엘이 유다를 치고 예루살렘을 향하기 위해 가드(Gath)를 쳐서 점령하게 됩니다(17절). 가드는 예루살렘에서 남서쪽으로 약 64km 정도의 거리에 있는 성읍입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요아스는 하나님의 성전에 있는 성물들과 성전 창고와 왕궁에 있는 금을 하사엘에게 보내었고, 하사엘은 이를 받고 물러갑니다(18절). 열왕기하에는 기록하지 않았지만, 역대하 24:24~27을 보면 요아스는 아람과의 전쟁에서 부상을 당했고, 자신을 향해 바른 소리를 하는 여호야다의 아들인 스가랴 제사장을 돌로 쳐 죽인 죄로 인해 자기의 신복(臣僕)인 요사갈(Jozachar)과 여호사바드(Jehozabad)에 의해 실라(Silla)로 가는 밀로(Millo) 궁에서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20절, 21절). 역대하의 기록에서는 요아스를 죽인 신하의 이름이 약간 다르지만 같은 이름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전심(全心)으로 따르지 않고 하나님을 거역하고 우상을 섬긴 죄의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요아스가 죽자, 요아스의 아들 아마샤(Amaziah)가 유다의 제9대 왕으로 왕위를 잇게 되었습니다.
처음 조금 신앙적으로 뜨거웠다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믿음은 끝까지 신실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마음이 언제나 신실하게 하나님만을 향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요아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믿음의 스승, 믿음의 멘토(Mentor)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기의 나이가 더 들어가고, 왕으로서의 권력이 더욱 견고해지자 영적 지도자의 말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한 요아스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내가 나이들어가고, 사회적 지위가 더욱 견고해지더라도 영적 지도자의 교훈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지금 나는 영적 멘토를 여전히 두고 있는지, 그 멘토의 영적 가르침에 여전히 귀 기울이고 있는지 자신을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