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만화/애니메이션] 휘슬.

[[夢]산들바람]

일본의 히구치 다이스케란 만화 작가가 그린 축구 만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슬램덩크와 같이 스포츠 만화 중 정말 좋아하는 만화(애니메이션)인데요.

그 이유는... 다른 스포츠 만화인 슈팅(축구/이상 한국), 슛(축구), 플라이 하이(체조), 테니스의 왕자님(테니스), I'll(아일, 농구), 골프천재탄도(와 Xi, 골프) 등등과 같이 환상성보다는 좀 더 현실성에 가까우면서도 이야기를 재밌게 이끌어갔다는 점입니다.

슈팅은 중앙선에서 슛을 차서 골대를 부수는 어이 없는 장면이 나오죠.
슛은 좀 더 테크니컬하지만, 크루이프 턴(요한 크루이프가 만든 기술로, 지단이 자주 쓰죠. 한 바퀴 돌면서 수비들을 제치는 그 턴)을 더블로 하지 않나, 트리플 힐 킥이 나오질 않나... 어느 면에서 보면 슈팅보다도 더 허구성이 많은 작품이죠.
플라이 하이나 탄도 또한 기본적인 기술은 체조 기술이기는 하지만, 이것도 역시 허구성이 많습니다.
테니스의 왕자님은 이미 스포츠 만화에서 판타지 만화로 넘어갔으니 할 말이 없죠. (애니메이션 중반을 넘어가면, 정말 기술이 화려해진다죠)

이렇게 다른 스포츠 만화들은 재미를 위해서 허구성을 많이 집어 넣게 되는데요.

휘슬이란 만화에서는 허구성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다른 스포츠 만화는 화려한 기술에 중점을 뒀지만, 휘슬은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휘슬의 주인공은 다른 만화의 주인공처럼 뛰어난 기술을 가진 것도 아니고, 좋은 신체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닌, 평범하다 못해 축구를 하기에는 약간 작은 키를 가진 아이었으니까요.

전체적인 줄거리는 주인공인 카자마츠리 쇼우가 신장과 기술의 열세를 이겨내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휘슬을 보면서 정말 좋은 만화다, 라고 생각했던 것은 주인공이 성장하면서 겪는 기쁨과 슬픔 등의 것들을 잘 그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만화들은 꼭 사랑의 중간에 껴서 나중에는 그 작품 전체의 주제를 비중이 비슷비슷해지는 것에 비해, 휘슬은 중학생 다운 순수한 사랑(사랑이라고 하기에는 좀 거창하네요. 그냥 호감을 갖는다는 것 정도?), 중간중간에 나타나기는 하지만 결코 도를 넘지 않았지요.

또, 뭐랄까... 맡는 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적이 많은 저로서는 정말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것들을 노력과 의지로 이겨내는 주인공이 부러웠다고 해야 하나요?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식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 꿈을 위해서 온갖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며 한 발짝씩 나가는 것이 왠지 멋있게 보이더군요. (저는 아직까지 한 가지에 빠져 미친 듯이 뭔가를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만화에서는 마무리 부분이 약간 약했고, 애니메이션 부분에서는 그 작품의 마지막 사건을 전개하지 않은 채 끝내버렸기 때문에 아쉬움이 좀 남는 작품이기도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스포츠 만화를 추천하라고 할 때는 휘슬을 추천하고 싶네요. (뭐... 그 좋아하는 이유 중에, 그림체가 축구 만화 치고는 예쁘다는 이유도 포함될 듯)

여기까지, 두 번째 만화/애니메이션인 휘슬 감상을 마치겠습니다.




덧, 휘슬의 허구성은 기술이나 그런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정신적인 면에 있을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