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초속 5센티미터]
2022101240/철학과/김용현
처음에 ‘문화콘텐츠에서 철학사상의 흐름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먼저 이제껏 봤었던 영화나 드라마, 애니 등을 떠올려 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콘텐츠들은 기억이 잘 안 나는 부분이 대부분이며 철학사상에 대입해볼 만한 콘텐츠가 없다고 판단하여 좌절하고 있을 때 영화 ‘초속 5센티미터’가 눈에 띄었다. 이 영화에 특이한 점은 영화 속에 세 편의 단편 에피소드가 들어가 있다.
1부. ‘벚꽃 이야기’
초등학교 때 1년 차이로 연이어 전학을 온 둘은 학교에서 겉돌지만, 같은 취미와 이끌림으로 서로 친해지며 우정을 싹트는 사이였던 아카리와 타카키의 이야기이다. 그러던 중 졸업을 앞두고 아카리가 도치기로 이사를 가기로 정해지고 둘이 중학교로 각자 진학하며 헤어졌다.
그러던 중 타카키가 아카리로부터 반 년만에 편지를 받는다. 반 년여간 편지를 나누던 둘이었지만 이번에는 타카키가 무려 가고시마현 타네가시마로 이사를 가게 되고, 그러자 이사가기 전에 아카리의 집에서 가까운 이와후네역에서 만나기로 한다. 원래는 저녁에 만나서 얼굴을 보고 타카키는 밤에 다시 돌아오려고 했지만 폭설 때문에 열차가 점점 늦어져서 약속시간에 늦어버리게 된다.
결국 약속시간보다 더 늦은 시간에 이와후네역으로 도착한 타카키. 하지만 아카리는 몇 시간동안 자신을 위해 하염없이 역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고 둘은 감동의 재회를 한다.
2부. ‘우주비행사’
타카키의 고등학생 때를 그리고 있다. 그(타카키)는 열심히 공부해서 도쿄로 진학하려고 한다. 그녀(아카리)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메세지를 쓰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보내지 않고 지우기만 반복하며 그리움을 이어나간다.
상냥한 표정과 말투, 어딘가를 끊임없이 향하여 달리는 마음은 카나에라는 소녀에게 설렘을 준다. 그녀는 자신이 한없이 작아보인다고 여긴다. 다들 하나 둘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지만, 카나에는 이렇다 할 결정도 못내리고, 그렇다고 잘하는 일도 없다. 타카키에 대한 중학교 시절부터의 동경, 그 연모를 속에 감춘 채 고백을 미루고 있다. 그녀가 정한 고백의 날은 파도타기에 성공하는 날.
파도타기의 성공한 날. 타카키에게 고백을 시도해보려 하지만 아직 서툴렀으며 타카키의 눈에 내(카나에)가 아닌 저 먼 너머 무언가를 보고 있는 타카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데에 실패한다. 하지만 그녀는 타카키에 대한 감정을 키워나가고 또 그것이 좌절되는 걸 경험하면서 그녀 스스로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3부.‘초속 5센티미터’
타카키는 도쿄로 돌아왔고, 직장인이 되었다. 반쯤 폐인 비슷하게 대충대충 살고 있고 그의 삻에는 즐거움이 없다. 3년 사귄 애인과도 해어진다. 결국 무료를 느끼고는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만다. 그럼에도 그의 인생 중심에는 언제나 하나의 공백이 자리잡고 있었다. 직장생활에 무력함과 공허함을 다루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타카키는 도쿄의 한 철도건널목에서 우연히 아카리와 마주친다. 두 사람은 건널목을 건너며 무언가를 느낀 타카키는 뒤를 돌아보지만 그 순간 열차가 지나가 시선을 가로막는다. 두 대의 열차가 교차하여 지나가고 봤지만 그녀는 이미 없었다. 하지만 타카키는 옅은 미소를 보이며 뒤돌아서 제 길을 갔다. 타카키는 이로써 그녀와의 추억을 아름답게 묻어두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감평-
1부에서 타카키가 아키라를 만나러 열차에 탔지만 폭설로 인한 지연으로 시간은 흘러가고 막막한 상황이였을 때 타카키는 이런 생각을 한다. “단 1분이 엄청나게 길게 느껴지고 시간은 분명한 악의를 품은 채 천천히 나를 지나쳐 갔다.” 이 대사는 정말 상상을 돋게 하는 말이다.
우린 일상생활에 시간과 공간 그 어디에서나 존재를 하며 공존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는 한 가지를 더 내세우고 있다. 바로 속도이다. 속도는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포함하는 개념이다. 사람 간에 공간이 존재하며 그 거리를 좁히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 서로 목적지가 같아 서로 다가오고 있으면 더욱 빨라질 것이고, 방향이 달랐다면 빨리 움직일수록 더욱 멀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각자의 속도를 통한 결과물들이 공간이 이동되며 느꼈던 그 시간들이 결국 나를, 우리를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시간과 공간, 속도에 대해 많이 느낀 시간이였다.
첫댓글 "기억이 잘 안 나는 부분이 대부분이며 철학사상에 대입해볼 만한 콘텐츠가 없다고 판단하여 좌절"했다고 하니 미안해지네요. 실은 모든 것에는 다 이유, 의미, 가치 등이 있으므로 철학적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초속 5센티미터라는 유명한 애니메이션을 콘텐츠로 삼았네요. “단 1분이 엄청나게 길게 느껴지고 시간은 분명한 악의를 품은 채 천천히 나를 지나쳐 갔다.”는 인식과 판단은 "폭설로 인한 지연으로 시간은 흘러가고 막막한 상황"을 원인으로 하고 있습니다. "속도는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포함하는 개념이다. 사람 간에 공간이 존재하며 그 거리를 좁히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할 때 그 속도는 결국은 "사람" 사이의 간격이 좁혀지는 시간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의 방향, 목적 등에도 영향을 받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