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9일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6.16-1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2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3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4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5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6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16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린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17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18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논어의 두 가르침
논어의 학이 편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자왈: "교언령색, 선의인."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1) 鮮矣仁(선의인): 적도다 인이. 강조 효과를 위하여 仁鮮矣(인선의)을 도치시킨 것.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럴듯하게 꾸민 달콤한 말과 부드러운 듯이 꾸민 반질한 얼굴에는 적도다 인이."
하느님을 교묘히 속이는 사람들로 교묘하게 하느님과 세상 사람들을 속이는 사람들을 닮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사기꾼이 되는 제1호는 사기꾼처럼 보이지 않아야 사람들이 잘도 속아 넘어갑니다. 그들은 아주 호언장담(豪言壯談)하기를 좋아하고, 큰 소리로 야단치고, 자신의 주변에 그럴싸한 사람을 잘도 내세웁니다. 바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위선자들은 그렇게 하느님을 내세우면서 사람들에게 호통치고, 거룩한 사람인 것처럼 겉으로 자선을 하고 말로 자랑합니다.
기도할 때는 사람이 가장 순수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멋진 기도 말을 만들어서 큰소리로 기도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아주 멋지게 보이려는 듯이 기도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하느님마저 속이는 형식적인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오늘 주님은 그들을 닮지도 말고 겉만 번지르르하게 기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네게 '가끔 기도해 주십시오.'하고 기도를 인도(引導)해 줄 것을 요청하면, '기도할 줄 모른다.'고 사양하기도 합니다. 기도는 특정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고 드러내서 기도하는 것이 아니지만 진솔한 마음으로 기도한다면 주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실 것입니다. 그냥 아주 편하게 기도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미사여구를 쓴다고 하여도 결국 받으시는 하느님에게 순수하지 않은 기도일 뿐입니다. 기도가 교언영색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님의 말씀이고 보니 우리는 기도할 때 용기를 가지고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어린 아기처럼 순수하게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논어의 자로 편에 또한 이런 말씀이 있어 우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자왈: "강의목눌, 근인."
[子曰: "剛毅木訥, 近仁."]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강직한 것과 의연한 것과 질박한 것과 어눌한 것은 인에 가깝다."
강(剛)은 의지가 강하고 확고하다는 뜻이고
의(毅)는 결단력과 용기를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목(木)은 소박하고 꾸미지 않는다는 것이고
눌(訥)은 입이 무겁고 말주변이 없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선을 행하고 기도하고 그리고 주님을 대할 때는 그렇게 하면 주님께서 더 좋아하신다는 것입니다. 즉 믿음은 강(剛)하기에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로 결단을 가지고 우리의 행동을 바르게 하면서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겉으로 드러내는 것은 소박하고 진솔하고, 말은 될 수 있는 대로 적게 하고, 주님의 뜻에 맞도록 살아야겠습니다.
이렇게 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강의목눌'로 살기 위해서 항상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단순히 하느님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좋아하실 일을 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그렇다면 주님께서 좋아하실 일이 무엇인가요? 매순간 그 분의 뜻에 따라 사는 것이고 그분의 말씀들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그분의 말씀을 매일 묵상하고 그 묵상한 것을 정성을 다하여 생활 속에서 사랑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께 전부를 털어놓고 살면 되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도 괴롭고 힘들 때면 방문을 닫고 혼자 빈 방에 앉아서 십자가를 쳐다보면서 그냥 울어버립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 야고보야 네가 왜 그렇게 울고 있는지 나는 다 안단다. 알다 말다, 실컷 울고 가슴이 후련하게 지내렴, 야고보야!" 그렇게 후련한 기도를 마치면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답니다. 그분께서 모두 알고 계신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갑자기 불 병거가 나타나더니, 엘리야가 하늘로 올라갔다.>
▥ 열왕기 하권의 말씀입니다. 2,1.6-14
1 주님께서 엘리야를 회오리바람에 실어 하늘로 들어 올리실 때였다.
엘리야와 엘리사가 길갈을 떠나 걷다가, 예리코에 도착하자
6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말하였다. “너는 여기 남아 있어라. 주님께서 나를 요르단 강으로 보내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리사는 “주님께서 살아 계시고 스승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저는 결코 스승님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래서 그 두 사람은 함께 떠났다.
7 예언자들의 무리 가운데 쉰 명이 그들을 따라갔다.
두 사람이 요르단 강 가에 멈추어 서자, 그들도 멀찍이 떨어져 멈추어 섰다.
8 엘리야가 겉옷을 들어 말아 가지고 물을 치니, 물이 이쪽저쪽으로 갈라졌다.
그리하여 그 두 사람은 마른땅을 밟고 강을 건넜다.
9 강을 건넌 다음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물었다. “주님께서 나를 너에게서 데려가시기 전에,
내가 너에게 해 주어야 할 것을 청하여라.” 그러자 엘리사가 말하였다.
“스승님 영의 두 몫을 받게 해 주십시오.”
10 엘리야가 말하였다. “너는 어려운 청을 하는구나.
주님께서 나를 데려가시는 것을 네가 보면 그대로 되겠지만, 보지 못하면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11 그들이 이야기를 하면서 계속 걸어가는데, 갑자기 불 병거와 불 말이 나타나서 그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
그러자 엘리야가 회오리바람에 실려 하늘로 올라갔다.
12 엘리사는 그 광경을 보면서 외쳤다. “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 이스라엘의 병거이시며 기병이시여!”
엘리사는 엘리야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자기 옷을 움켜쥐고 두 조각으로 찢었다.
13 엘리사는 엘리야에게서 떨어진 겉옷을 집어 들고 되돌아와 요르단 강 가에 섰다.
14 그는 엘리야에게서 떨어진 겉옷을 잡고 강물을 치면서,
“주 엘리야의 하느님께서는 어디에 계신가?” 하고 말하였다.
엘리사가 물을 치니 물이 이쪽저쪽으로 갈라졌다. 이렇게 엘리사가 강을 건넜다.
축일6월 19일 성녀 율리아나 팔코네리아 (Juliana Falconeria)
신분 : 설립자, 수녀원장
활동 연도 : 1270-1341년
같은 이름 : 율리안나, 줄리아나, 쥴리아나, 팔코니에리
성녀 율리아나 팔코네리아(또는 율리아나 팔코니에리, Juliana Falconieri)는 이탈리아 피렌체(Firenze)의 부유한 귀족 가문에서 열심한 신자인 부모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그녀가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 카리시모(Carissimo)가 세상을 떠났다. 그 후 성녀 율리아나 팔코네리아는 마리아의 종 수도회(Ordo Servorum Mariae, O.S.M.)의 일곱 명의 창설자 중 한 명인 숙부 성 알렉시우스 팔코니에리(Alexius Falconieri, 2월 17일)와 어머니로부터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녀가 어려서 아버지가 사망했기 때문에 집안사람들은 그녀를 유력한 집안의 남자와 결혼시키려 했다. 하지만 일찍이 숙부의 영향으로 봉헌 생활을 꿈꿔온 성녀 율리아나 팔코네리아는 결혼을 완강히 거부했다. 14살 때부터 그녀는 나중에 마리아의 종 수도회의 총장이 된 성 필리푸스 베니티우스(Philippus Benitius, 8월 22일)에게 영적 지도와 교육을 받으며 참회와 기도 생활을 충실히 실천해갔다.
성녀 율리아나 팔코네리아는 자신의 영적 지도자였던 성 필리푸스 베니티우스의 권유에 따라 사촌인 요안나와 성 필리푸스의 누이와 함께 마리아의 종 수도회의 제3회원이 되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20여 년간 집에 머물며 재속 수도자처럼 기도와 자선 활동에 전념하였다. 어머니 선종 후에 성녀 율리아나 팔코네리아는 동료들과 함께 병자들을 돌보고 소녀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기 위해 새로운 공동체를 설립하였다. 1304년에 교황 베네딕투스 11세(Benedictus XI)는 그녀가 설립한 공동체를 정식 수녀회로 허가하였다. 성녀 율리아나 팔코네리아는 처음에는 사양하였으나 결국 초대 원장으로 선출되었다. 거리와 집, 병원에서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보았던 그들은 마리아의 종 수도회와 비슷한 수도복을 입었는데, 그로 인해 ‘망토 수녀회’(Mantellate)라는 별명을 얻었다.
오랫동안 엄격한 단식과 기도, 자선에 충실했던 성녀 율리아나 팔코네리아는 선종하기 전에 한동안은 극심한 위염으로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영성체조차 할 수 없었다. 어느 날 한 신부가 그녀의 간절한 청을 받고 침대에 누워 있는 그녀의 가슴 위에 성체를 올려놓아 주었는데, 그 순간 성체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리고 1341년 6월 19일 성녀 율리아나 팔코네리아가 선종한 후, 그녀의 가슴에 성체에 있던 표지가 새겨져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교회 미술에서 성녀 율리아나 팔코네리아는 가슴에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 형상(IHS)이 빛나고 있는 모습으로 종종 표현된다. 1678년 교황 인노켄티우스 11세(Innocentius XI)는 성녀 율리아나 팔코네리아에게 행해지던 공경을 정식으로 허가했고, 1737년 교황 클레멘스 12세(Clemens XII)는 그녀를 성인품에 올렸다.♧
오늘 축일을 맞은 율리아나 팔코네리아 (Juliana Falconeria) 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