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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ing dark
1부-1 바람이 들려주는 그들만의 연가
시골냄새가 자욱히 품어져 나오는 시골. 한 나라의 구석에 있는 작은 성이라 보니 항상 만나는 사람들만 만나게 된다. 가끔 여행자가 오기라도 하면 마을의 큰 관심거리인
양 단체로 기웃거리면서 여행자의 생김새, 옷차림, 직업 등등을 캐는게 이 마을사람들의 관심거리일 정도로 아주 작은 변두리에 있는 성이다. 그 성 주변에는 산과 계곡이
양쪽을 막고 있어서, 문은 국경과 다른 작은 성을 잇는 그런 곳이였다. 하지만 이 성은
항상 평화롭다. 국경지대 나라와 동맹을 맺게 된 것도 이유중 하나이긴 했지만, 이쪽에서 사는 사람들의 천성이라고 해야 할까. 모든 사람들은 서로서로를 아끼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단, 단점이 있다면 소문이 한번 나면 반나절도 안 가서 성 안 사람들은
그 소문을 다 듣게 된다는 점이다. 그것을 빼기만 한다면 성과 자연의 조화를 만끽하면서도 상쾌한 자연과의 담소를 나눌수도 있는 곳이 여기기도 했다.
이 성에는 예전부터 나라에서 병사를 대주질 않고, 성의 방어는 성 안쪽에 살고 있는
사람들끼리 알아서 해야 한다는 그런 이상한 말도 안 되는 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들은 별 수 없이 검술 연습소를 만들어서 거기서 인재들을 배출해냈다. 특히 37년전에 일어났었던 클리퍼 백병전때에서는 이 곳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엄청난 역할을 해내는 바람에 기적적으로 이긴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 곳 출신들 중에서는 높은 기사관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았다. 인재들은 국왕이 다 뽑아가 버렸기 때문이였다. 그래서 항상 허술하긴 했지만 아직도 잘 살고 있었다. 그리고 이 곳이 검술 연습소 때문에 잘 알려지는 계기가
되서, 예전보다 사람들의 왕래가 부쩍 늘게 되고, 더욱 발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역시 이 성의 아침은 수탉의 울음소리보다 검술을 연습할 때 느껴지는 짜릿한 쇳소리가 하늘로 퍼져나갔다.
"헷.. 역시 너다워. 항상 너는 남이 가르쳐주는건 금방금방 잘 따라하더니만, 벌써 베어가르기(검으로 배꼽정도까지 베고, 그다음에 바로 칼날을 위로 치켜올려 공격대상을 2등분 내어버리는 기술. 이기술에 걸리게 되면 칼날을 돌린 부분에서 피가 계속 넘쳐 흐르고, 또 지혈이 잘 안되기 때문에 빨리 치료해 주지 않으면 즉사할 정도로 강한
기술이다.)를 다 익히다니.. 후훗. 근데 문제점은 너의 검에 힘이 잘 안 실려 있다는거야. 그래가지고 너를 공격하는 사람을 베기는 커녕 칼이나 떨어뜨릴것 같은데?"
"아.. 그런가요? 제가 집에서 계속 팔힘을 기를려고 운동 열심히 하고, 또 노력하고 있으니깐 신경쓰지 마세요."
"헤헷.. 아무리 그래도 잘 안 될껄?"
"예?!"
"칼을 휘두를때에는 팔힘으로만 하는것이 아니라 허리, 다리부분의 힘도 중요하단다."
"?!"
"아직 이해를 못했나보군.. 그럼 내가 왜 그런지 가르쳐주마. 어이~ 카린. 수련용 칼좀 가져오지 않겠나?"
"아.. 옙 교관님."
이 곳은 아까 언급했었던 검술 연습소이다. 수도의 병영만큼 크진 않지만, 검을 사랑하는 사람들. 자신이 더욱 더 강해지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관계로
아침 5시인데도 시끌벅적했다. 그런데 갑자기 교관이 한 학생에게 대결을 신청하자,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구경꾼들은 그 둘을 중심삼아
원을 아주 크게 만들었고 그 사이, 심부름을 갔다가 온 카린이 교관에게 수련용 칼을
넘겨주었다.
"흠.. 내가 팔힘으로만 너를 상대해 볼테니 한번 나에게 와보거라"
"예. 교관이라고 해서 절대로 봐주지는 않겠습니다. 자 갑니다!"
"그래. 바로 그 기세다. 자 와보거라! 상대해주마."
그 교관은 근육으로 똘똘 뭉친 사나이이다. 나이는 30대 중반이지만, 힘 하나는 20대의 아주 노련한 검사, 기사들 보다도 강하였다. 그리고 검술도 4~50대의 노병보다도
칼을 잘 쓰기로 유명했다. 그런 그가 한 청년에게 검술의 기본지식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 대결을 신청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절대 청년이 이길리 없는 대결임을 알면서도 다음 상대가 자신이 될까봐 겁을 내는 사람이 대부분이였다. 그 둘은 서로 공격자세를 취하며 기회를 보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참다 못한 불운한 청년이 교관에게로 달려갔다. 청년의 이름은 셰인. 이름답게 그는 금발의 멋진 남자였다. 하지만 약간 바보티가 나는 터라, 멋지게 생겼어도 옆에 여자들이 잘 붙질 않았다. 행운인지 불운인지 모르지만.. 하여튼 그는 교관에게 정면으로 승부하기 위해 달려갔다. 자신이 무모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엄청난 먼지를 일으키면서 그에게 달려갔다. 하하 웃는 교관의 부드럽지만 걸걸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졌다.
'챙' '챙 채앵'
그늘 질풍처럼 달려가 허리를 노리고 강하게 휘둘렀다. 하지만 교관의 검이 정확하게
맞받아 치고 그가 검을 제대로 겨누기도 전에 바로 역습에 들어갔다. 하지만 셰인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고양이같은 유연한 몸으로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그리고 나선 튕겨서 위로 들려있던 칼을 정확히 그의 두개골에 명중시키려 하는데.. 교관의 칼이 더
빨랐던지, 교관의 머리 앞에서 그의 칼이 멈추었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칼을 살짝
기울여서 그의 손 공략에 나섰다. 칼이 손을 향해 비스듬하게 찍어내리던 중, 교관이
칼날을 90도로 바꾸더니 위로 칼을 처올렸다. 아무리 팔힘만 쓰고 있다고 해도, 엄청나게 강했다. 강할 뿐만이 아니라, 팔힘으로도 상대방을 이길 수 있는 실력을 갖춘 교관이였다. 칼이 서로 교차되는 횟수가 늘어날 수록 셰인이 뒤로 물러나고 있긴 했지만
쇠가 부딫히는 경쾌한 소리는 여전했다. 몇합이 지났을까. 갑자기 교관의 손놀림이
엄청나게 빨라지기 시작했다. 결국 셰인은 오른쪽 종아리를 강타 당하고 잠시 주춤했다.
"크..크윽.. 역시 강합니다 교관님.."
"헤헷. 고맙군. 근데 그게 힘을 다 쓴건가?"
"아.. 예.."
"후훗.. 슬슬 온몸에 힘을 넣어볼까..?"
"아 아뇨; 이제 그만 하시면.."
하지만 벌써 교관은 자신의 칼에 몸을 맡기고 본격적으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아까랑은 아주 차원이 다르게 전개가 될 수 밖에.. 교관이 한번씩 휘두를때마다 셰인은 겨우겨우 받아쳐내고는 몇미터씩 바깥으로 튕겨져 나가곤 했다.
"음.. 느낀점은?"
"아.. 온몸에 힘을 주지 않으면 이기기가 힘들단 소리군요."
"아니지. 힘을 역으로 이용해서 카운터를 날릴 수도 있다는것은 알고 있지? 상식이지만 쓰고 싶어도 잘 안 쓰일 수도 있다는 건 알아두는게 좋을게다. 알겠나?"
"옙!"
"그럼 슬슬 끝내기로 해불까?"
"?!!"
갑자기 교관이 그를 향해 엄청난 속도로 돌진해갔다. 그는 막을틈도 없이 어깨를 강타당했다. 다행히 수련용 검이라서 상처는 타박상 뿐이지만, 만약 진검이였다면.. 그는 벌써 이세상사람이 아니였을것이다. 그런데 또 막을 틈도 없이 여기저기서 공격이 들어왔다. 그가 칼날 없는 수련용검에 대응방어를 잘 하지 못한 셰인은 수십대를 두들겨 맞고나서야 (그는 1대도 막지 못했다. 엄청난 스피드와 파워의 그를 막을 동급의 스피드와 파워를 가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였다) 그는 풀려날 수 있었다. 하지만 풀려난게 아니라 쓰러져서 그만 둔 거였다.
"..? 뭐야 그거 맞고 기절한거야? 여어~ 카린. 힐마법좀 써주게나. 뒷처리도 부탁하네. 자자! 모든 학생들은 내말을 잘 들어라. 방금 나와 셰인의 검술싸움을 봤을 터인데, 오로지 팔힘에 의존하는것 보다는 온몸에 힘과 정신을 집중시켜서 싸우는 것 이
더욱 강하다. 이것을 잃지 말고 실전에 임하도록. 그럼 오늘 수업 끝! 보충할 사람들은
남아서 허수아비를 치도록 하게"
" 옙!"
그리고는 교관은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다. 셰인에게 미안하다는 위로와 함께. (아..
미안하다 갑자기 적이랑 싸울때가 생각나서 말야..)
성 옆에 붙어있던. 그래도 꽤 높은 산의 정상..
"헥헥.. 힘들다 카린.. 그만 가면 안될까?"
"코앞이 정상인데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힘들다..)"
그들은 2시간을 허비하며 산 정상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카린은 마법으로 느긋하게 올라왔고, 셰인은 거의 녹초가 되다시피 하며 천천히 정상에 도달했다. 정상에 올라온 셰인은 코트를 벗고는 칼집과 칼자루를 옆에 두고서 그늘에 자리를 잡고 한숨 돌렸다.
"...(헉.. 힘들다..)"
"... 상처 괜찮아?"
"... (복수다!) 헤헷.. 너의 힐마법은 꽤 잘 먹히거든. 나에게만 말이지"
"너한테만? 그럼 내가 초보 마법사란 말이야?"
"응. 당연하지!~"
갑자기 얼굴 색깔이 시뻘개진 카린. 그 옆에는 웃음을 참느라고 붉다 못해 푸르스름한 색의 얼굴을 띄고 있는 셰인이 있었다.
이 정상에선 성이 작은 동전만한 크기로 보였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통에 카린의 치마가 푸득거렸다. 하지만 카린은 셰인에게 뜨거운 입김을 보내더니 한마디를
쏘아붙였다.
"나쁜 셰인! 다신 너랑 같이 안 있을꺼야! 먼저 내려갈테니깐 절대 나 찾지마!"
"아냐아냐.. 장난인거 너도 알잖아. 뭐 그런거 가지고 그러니? 미안..하다. 사과할께."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 하던가.. 갑자기 그녀가 원래대로 돌아오더니 (얼굴색이) 환하게 그에게로 웃음을 보내주었다.
셰인은 카린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셰인에게 붙는 단 하나의 여자라고나 할까. 원래 이 둘은 예전에 한 고아원에서 자랐었다.. 자신의 부모 이름조차 모르는 불쌍한 아이들중 하나였던 것이다. (둘인가..?) 하지만 그들의 삶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이유는, 둘이 자라던 고아원에서는 10살부터 마법과 검술을 가르쳐 준다. 나중에 이런 일이라도 하면서 멸시를 받고 살아가지 않게 하자는 취지에서
가르쳐 주게 되었는데, 만약 이러질 않았다면, 그 둘은 고아원에서 나오자마자 다른
사람들에게 멸시와 폭행이 가해졌을 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하지만 그들은 고아원에서 나오자마자 셰인이 가고 싶어했던 검술연습소로 가자고 카린에게 말했고, 그녀도
동의했다. 그래서 그들은 곧바로 검술연습소에 자신들의 명부를 올렸다.
그곳에서 셰인은 교관인 프린스에게 (프린스는 애칭이다. 그의 본명을 아는 사람은
아주 극히 드물다.) 검술 교육을 받으면서 하루하루를 힘들지만 보람있게 지내고 있던터이다. 그리고 카린은 검술연습소에 있던 간호마법사인 라임 밑에서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살고 있었다. (라임에게 슬라임이라 불렀다간 거의 반쯤 죽으니 요주의!)
"카린."
"응?"
"그만좀 웃어. 왠지 이상해보여."
"뭐가?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남이 웃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건 별로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은데?"
그녀가 주먹을 쥐어보이며 반 협박조로 그에게 말했다.
"알았어. 알았다구. 맘대로 해라. 나는 하늘이나 보면서.. 자야겠다"
"쳇.. 싱겁긴.. 킥킥"
셰인은 항상 이 산에 올라오면 생각하는 것이 있다. 나는 누구의 아들인가. 왜 내가
이 길을 걸을까. 검술 말고도 딴 길은 없을까? 여러가지 고민을 하던 그가 그녀를 불렀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곯아떨어진 후였다.
셰인의 곁에서 잠들어있는 카린은, 하나의 인형을 연상시키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셰인보다 더 진한 금발과, 뽀얗고 하얀 피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가냘픈 몸매를 가진 그녀였다. 작고 도톰한 입술. 작고 볼록한 코. 큰 눈, 그 눈과 비례하는 엄청나게 큰 뱅뱅이 안경이 꼭 셰인과 남매지간을 연상케 하는 것이였다. (아.. 하지만 셰인은 시력이 좋아서 안경을 쓰지는 않는다.) 하지만 남매는 아니였다. 셰인의 어깨에는
이국적인 문양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 문양의 뜻을 읽은적은 없었다.
"후.. 내 부모님은 도대체 누구실까.. 흠.. 하늘은 알고.. 있을까... 후우.. 모르겠다.. 한숨 푹 자둬야지."
그렇게 그는 잠을 청하였다.. 그러나 그의 꿈속에 그가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무서운 꿈을 보게 되고야 말았다...
"후.. 메타트론. 내가 무슨 술수를 썼는지는 잘 알고 있겠지.. 그것도 막기 위해서 자신의 종자도 이미 땅에 떨어뜨려 놓았군.. 후후후후.. 결국 난 또 봉인되는 걸까.. 하지만 아직 끝났다고 생각하진 마라. 언젠간 어둠의 자식이 나를 구원하러 꼭 와줄 것이다."
[흠..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너는 더럽다. 절대 너의 씨앗이 이길거라고는 장담하진
마라. 어둠의 자식은 너를 배반할 터이니..]
"흠인가 훔인가 그 앞에 이상한 언어들은 지껄이지 않았으면 좋겠군. 그리고 어둠의
자식이 날 배반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그 이유는 뭐지?"
[흠..내가 미리 네가 그 고대 마법을 시전할 거라는걸 미리 예측해두고 너를 막기 위해서 멸망의 노래에다가 네가 바라는 모든 일이 절대로 못 이루어지게 만들어 놓았지.
신께 회개를 하기 전까진 여기서 몇억년동안이라도 썪어야 할게다. 나온지 얼마나 됐다고.. 배반을 하다니..]
"쳇.. 집어치워. 언젠가는 신을 죽이고 내가 신이 될 것이다. 그 때가.. 그 때가 되면 너는 내 발바닥이라도 핥아야 될거다."
[흠.. 과연 그럴 때가 올지 궁금하군. 하찮은 존재가 신의 근처에라도 갈 수 있으면 내가 기꺼이 네 발바닦을 핥아주도록 하지.]
"... 항상 천계에는 모순이 생기기 마련이지. 그 모순을 정확하게 뚫어주도록 하지. 하지만 그때까지 절대로 죽지는 말라구."
[흠.. 너야말로]
"..? 무슨 꿈이였지?.. 치천사 메타트론과.. 루시퍼.. 나랑 무슨 연관이길래 내 꿈에 나온거지.. 쳇. 그냥 개꿈이겠지 뭐.."
그리고나서는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보았다... 갑자기 멀리 어딘가에서 바람이 불었다... 왠지 모르는 한기가 느껴졌다... 그녀가 웅크리는 모습을 보고 나서는, 그녀의 볼을 어루만져 주었다. 기분 탓일까.. 차디 찼다. 그래서 그는 그가 입고 있던 코트를 그녀가 따뜻 할 수 있도록 덮어주고는 마저 잠이 들었다. 몇시간쯤 지났을까..어떤 소리가 들렸다. 다급한 목소리였다.
"셰인 일어나봐! 큰일났어 큰일! 빨리 일어나봐!"
"...ZzZz"
"셰인.. 빨리 일어나라구!"
"...음냐음냐.. 무슨.. 일인데?"
"동맹국에서 동맹을 깨고 공격을 들어왔다고!"
"?!"
이미 전쟁은 시작한지 오래였다. 그들이 산에서 내려다본 광경은 처참했다. 멀리서 화살의 장대비가 내리는가 하면, 투석기가 던지는 돌에 성벽이 무너지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메아리를 타고 흐르는 비명소리와 굉음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얼른 옆에 두었던 칼집과 칼을 집어들고는 빠른 속도로 내려갔다. 한편 성안에서는..
"제길. 왜 갑자기 동맹을 끊고 공격을 들어오는 거지?"
"후우.. 그게 좀 이상하군요. 전에는 동맹을 먼저 요청하더니만.."
"헷.. 하지만 절대 여기는 못 뚫을거다. 모두 진격준비 되었나?"
"저.. 교관님.. 그게 셰인이 아직 안 돌아와서.."
"?? 그놈 도대체 어디로 간거야? .. 별 수 없다. 우리끼리라도 방어해내자."
"옙"
교관인 프린스가 허리춤에 끼워둔 지도를 펼쳐보이며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후.. 이 프레아 대륙에 다시 전쟁이 번지는 건가.. 우리는 조를 4개조로 나눈다. 물론 3조 조장이 지금 어디갔는지는 모르지만.. 3조는 내가 맡겠다. 그럼 시작해볼까.."
프린스가 이리저리 돌려가며 전략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짜낸 전략은..
{우선 1,2 조가 선봉으로 나간다. 먼저 상대방의 공격을 막을동안 3조는 그들을 배후에서 친다. 그리고 4조는 뒤에서 지원사격을 하는 투석기와 궁병들을 멸살시킨다.}
간략하게 줄여서 이정도로 전략을 모든 병사들에게 알렸다. (검술연습소는 영주가 돈을 대가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배우는 사람들은 모두 국방의 의무(?)가 있다.)
프린스가 한번 빙 돌아보면서 상태를 정검한 결과는 최악이였다. 이미 동쪽 성벽과
성문은 건드리면 쓰러질듯이 여기저기 이가 빠져있었고, 영주가 보유하고 있던 군대의 반은 이미 궤멸상태였다. 그래도 다행히 그들이 있었기에 상황을 끌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화살과 돌이 난무하는 까닭에 프린스 자신도 몸을 숨기면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상황점검을 마친 교관과 3조는 남쪽 성문쪽으로 돌아서 배후를 치러 가기 시작했다.
(교관은 자신의 애검을 꺼내놓고서는 복수를 하겠다며 이를 부득부득 갈더니 생도들이 모두 살아서 돌아오길 위해 기도를 하고 있었다.) 1,2 조는 명령에 따라서 정면으로
적국의 공격을 맞받아치고 있었고, 4조는 북문으로 빠져나와 매복작전을 개시했다. 4조는 당연히 지리가 밝기 때문에 잘 숨어다니며 매복을 마쳤지만, 아직 궁병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런데.. 활을 쏘는것의 대부분이 궁병이 아닌.. 난생 처음보는 이상한 전쟁도구였다. 아니 도구라고 할 수는 없었다. 아주 거대했기에. 그 기계는 투석기보다는 작지만, 투석기같이 바퀴를 달고는, 위에다가 엄청나게 큰 활을 달아놓은 것이였다. 처음보는 기계에 당황한 4조는 교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신호가 오기를 기다렸다.
1,2조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각자의 무기를 각자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좋은 무기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모두 영주가 준 다 낡다 못해 구멍이 여기저기 뚫려있는 가죽갑옷을 입고 있었다. 하
지만 적국은 모두 적어도 체인메일 이상의 갑옷을 차려입고, 무기도 금방 무언가를 베어버릴 듯 할 정도로 칼날이 잘 서있었다. 그래서 1,2조는 그들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민첩성과 스피드 (체인메일이 보기보다 무겁다. 그래서 왠만한 사람들 아니고는 움직임이 더디다.)를 이용해서 치고 빠지는 전술을 이용, 피해자를 최대한 줄이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뒤로 밀리고 있는게 보기엔 썩 안 좋았다. 특히 더욱 안 좋았던건, 빠르게
앞으로 튀어나가서 상대방을 칼로 치게 되면, 갑옷때문에 튕겨나가는게 다반사였다.
그래서 관절부분이나 목 부분을 집중적으로 노리면서 전투에 임했다. (소수끼리 싸우는 건 전투라고 부른다.) 얼마나 지났을까. 1,2조의 사상자 조금씩 늘어가고 있었다.
다리 한쪽을 베여서 고통을 참느라고 얼굴을 있는대로 찡그리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미 죽어서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사람도 10명이 넘어가고 있었다. 1,2조 조장들은 전방에 나와서 싸우긴 했지만, 조금씩 조금씩 줄어드는 전우들을 보고는 속으로 분을 삭히고 있었다. 그러던 중 뒤에서 누군가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모두들 적군의 지원군이 아니길 바랬다. 그들의 모습이 먼지에 가려 있다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는.. 프린스 교관이였다.
순식간에 전장의 상황이 역전되었다. 그러자 모두들 전투를 잠시 멈추고, 상대방의
동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잠시동안 고요한 정적이 흐르는가 했더니..
"공격!!!!"
프린스 교수의 외침이였다. 서서히 공격을 들어온 선발대를 포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당황한 적병중 하나가 프린스에게로 달려갔지만, 그의 검광에 숨을 거두었다. 확실히 그들은 보았다. 그의 검이 갑옷을 뚫은 것이였다.
"이겼다.. 우리가 이길것이다!!"
조장들의 외침이였다. 그러자 용기백배한 그들은 모두 고함을 지르며 선발대에게 달려갔다. 그러자 공격을 들어온 상대국의 병사들은 잠시 주춤하는 것이였다. 전방과 후방이 다 막혔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아까보다 사기가 오를대로 오른 사람들과 숫적으로도 밀리는 싸움은 무리라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가오는 죽음을 보고도 반항하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반사신경으로 자신에게 드리우는 죽음을 쳐내고선 승산이 없을 것 같던 교전을 치루기 시작했다.
역시 프린스 교관은 강했다. 그가 한번 지나갈때마다 그 길에 있던 적군들 중 피를 토하고는 그자리에서 즉사하는 병사들이 적지 않았다. 프린스 교관이 그냥 검이 아닌 자신의 애검을 꺼내 들었다. 그의 애검은 다른 사람의 검과는 다르게 검광이 검푸른색이였다. 손잡이의 문양도 룬문자가 적혀있었고, 그 검은 빛을 흡입하듯, 이 칼에 쓰러져간 사람들의 영혼을 빨아들이는 듯한 굉장히 기분 나쁜 검이였다. 하지만 그는 신을
숭배하듯이 그 검에게 뭐라고 중얼거리더니, 그 검에게 입을 마추었다.
"후.. 내 본모습을 보여줘야 되는 것일까..."
그는 이런말을 남기곤 적군의 가운데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불의신이시여. 예전의 당신의 파괴력을 다시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당신에게 충성을 맹세하오니.. 화령검!"
그의 검푸른 검광을 띈 애검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칼에 불이 붙었다. 그 상태에서 프린스는 한 병사에게 정확히 얼굴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상대국 병사가 그것을 막아내긴 했지만 검에서 나온 불길이 그의 몸을 감싸더니 이내 불기둥이 땅 속 깊숙한 곳에서 치솟아 올랐다. 그 공격을 당한 병사는 외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는 그만 재가 되고 말았다. (3초동안 굽는 삼겹살같이..;)
"헷.. 아직 여전하군.. 칠마도!! 화전난무!!!!"
그가 칠마도를 외우자 주변이 어두워지더니 7자루의 칼이 적군을 향해 금방이라도
찌를 듯이 서 있었다. 아까 그의 잔인함을 보았던 그들은 두려움에 떨 수 밖에 없었다.
모두 공격을 중지하고 모두 그 칼을 주시하고 있었다. 잠시동안이였지만 고요한 정적이 전장을 타고 흘렀다.
갑자기 그가 칼 중에서 가장 큰 칼을 뽑아 들고는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하늘에서 먹구름이 끼더니 금방이라도 벼락이 칠 기세로 어두워졌다. 그가 자신의 애검을 오른쪽
손에 들고, 아까 자신이 뽑아 들은 피빛나는 검을 손에 거꾸로 쥐고선 애검에 화령검을 시전하고는 어떤 주문을 외웠다. 하지만 그 기회를 놓칠 적군이 아니였다. 말을 타고 있던, 꽤 높은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이 달려와서는 그에게 칼을 휘두를 자세를 취하였다. 하지만 그는 마법을 시전중이였다. 1조, 2조, 3조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면서
그 장면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칼이 그의 몸을 가르기 직전에.. 교관이
눈을 떴다. 그러자 다시 한번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피빛나는 나머지 6자루의 검이
갑자기 기마병을 향해 날아가서 정확히 6등분을 내버리고 말았던 것이였다. 그리고
나서는 6자루의 검이 적 진지로 날아가서 살육을 즐기기 시작했다. 적은 상대가 없는,
칼만 움직이는 적들을 향해 칼을 휘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단지 느껴지는 것이라곤, 검들이 각자 따로 움직이면서 전방의 몇몇에게 죽음을 선사해주었다는 것. 그리고
그뿐만이 아니였다. 움직이지도 않을 듯 가만히 있던 교관이 질풍같이 날아다니는 검과 싸우고 있는, 우왕자왕하고 있는 적들을 향해 칼춤을 추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불기둥이 치솟는가 하면, 칼을 거꾸로 잡고 있던 것에 베이는 사람은 이내 벼락이 떨어져 그자리에서 통구이가 되고 말았다. 경악을 금치 못하는 적 병력들은 두려움이란 감정에 휩쓸려, 본능이 이성을 이기고 말았다. 그들의 본능은.. 이 자리에서 한시라도 빨리 도망치는 것. 하지만 그 짓도 소용이 없었다. 이미 포위를 당했기
때문이였다. 도망가다가 날아다니는 검의 피의 제물이 되는가 하면, 포위를 하고 있던 조원들의 칼에 쓰러지기도 했다. 항복하는 군들도 적지 않았지만, 그런 부류들은
이미 6자루의 검이 베어버린 뒤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교관 혼자서 약 200명의 군대를 궤멸시켜 버렸다. 여기저기서 타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조원들은 그 장면을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별로 칼질도 안하고 거의 무적으로 보이던 그들을 이긴거나 다름없었다. 아니 이겼다. 그리고 그는 두려움과 분노가 반쯤 섞여있던 선봉장을 생포하고선, 마법을
해제했다.
승리의 기쁨으로 자축하던 중, 한 조원이 달려와서 이런 말을 전했다.
'4조, 후방 지원병 괴멸시킴. 이쪽은 대승 금방 지원 가겠음'
한편.. 그들이 작전을 짜고 있던 시각때의 셰인과 카린은..
"젠장.. 빨리 가야 될텐데.. 이런.. 성의 상태가 안 좋네.. 벌써 여기저기에서 불이 붙고
있잖아! 이거 빨리 가지 않으면 함락 될지도 모르겠는데.. 카린! 빨리 뛰어가자"
"학..학.. 셰인. 좀 천천히 가면.. 안되?"
"그럴 시간이 어딨냐.. 빨리 가야 된단 말이야."
"나 마법 시전한 다음에 내려가야 안 힘들다구.."
"그럼 아까 산 올라올 때 나 힘들 때 비꼬았었던 벌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어디선가 셰인과 카린을 부르는 누군가가 있었다. 셰인과 카린은 뛰다 말고선, 급히 옆을 보았는데, 나무에 가려서 잘 안보였다.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가 점점
커졌다. 나무에 가려 잘 안 보이던 사람들의 윤곽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그늘에서 벗어나자 그들의 모습이 확실히 보이게 되었는데, 옷차림을 보아서는 적군으로 추정되었다. 특히 그중 하나는 플레이트 갑옷으로 온몸을 무장하고 있었고, 붉은 망토를
입고 있었다. 그들의 상태를 봐서는 아군이 아님이 분명하다고 생각한 셰인은 바로 칼을 그자리에서 뽑아들어, 공격 자세를 취하자 그중 한 사람이 우습다는 듯이 비웃으며
말을 꺼냈다.
"오오.. 기세 하나는 등등하구나. 전쟁이 일어나자 산책을 중지하고 달려나온 것 같군. 그렇지 않나? 후후.. 그리고 옆에 여자 있다고 괜히 목숨을 버리진 말라고."
"쳇.. 너희들은 누구냐?"
"후후.. 진작 물어볼 것이지. 이 전쟁을 일으킨 나라의 군대 총대장과, 그를 호위하는
기사 5분이시다."
"뭐라고?"
"헤헷.. 옆에 그 여자 귀엽게 생겼는데~ 일루 와라. 사랑스럽군. 아주 좋아. 자. 이리로 와라. 부드럽게 감싸줄테니.."
"카린을 건드리지마!! (카린은 겁에 질린 얼굴을 한 채 셰인의 뒤에 숨어 있다)"
"후후후.. 그 계집 이름이 카린이라고 했나? 역시 외모와 비례하는 귀여운 이름인군..
자. 이리로 와라. 아니면 이놈을 저 세상으로 보내버리겠다."
그렇게 말을 내뱉고 나선 칼을 뽑아들고는 셰인을 가르켰다. 카린은 셰인의 뒤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새끼 사슴같이 떨고 있었고, 셰인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셰인은 죽음을 뒤로한 채 한발자국씩 앞으로 다가갔다.
"호오. 용기가 가상하군. 너의 이름은 뭐지?"
"셰인."
"헷.. 나는 이번 전쟁의 총 책임자이자 총대장인 라이갈드다. 용기는 가상하다만 여기서 죽어줘야겠군."
"쿨럭.. 총대장이라구? 이런.. 제길"
잠시 그들 사이에서 정적이 흘렀다. 이 시간이 영원히 멈췄으면.. 하는 바램도 이 때에는 소용이 없었다. 셰인은 용기를 쥐어 짜내어서 한발짝씩 걸어갔다. 그녀는 뒤에서
훌쩍거리며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셰인이 한발짝씩 움직일때마다 낙엽이 지긋이
밟히는 소리가 왜 그렇게 크게 들리던지.. 셰인은 마음을 다 고쳐먹고는 처음 우리를
비꼬던 그 기사에게 달려갔다. 셰인은 자신이 죽더라고 카린은 지키겠다는 그런 용기가 가져온 결과였다. 잠시 그 기사도 당황한 듯 싶었다. 선제 공격은 셰인이였다. 셰인은 칼을 허리 아래쪽 45도 각도로 맞춘 뒤 그들을 향해 달려가서 그의 좌측 허리부분을 노리고 있는 힘을 다해서 휘둘렀지만,(갑옷의 약점은 관절부근)그 기사가 싱겁다는
듯이 셰인이 휘두르는 칼을 쳐냈다. 하지만 기사가 방심을 한 까닭일까, 그의 칼이 셰인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는 오른쪽으로 튕겨나갔다. 황급히 방어자세를 취하려 하던
찰나 셰인이 있는 힘을 다하여 목 부분을 향해 휘둘렀다.
'뎅겅'
그 기사의 목이 주인도 없이 하늘로 치솟았다. 그는 처음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기분에 오열을 했다. 하지만 레이갈드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한마디를 내뱉었다.
"호.. 꽤 하는군. 셰인. 그 여자를 넘기고 내 휘하로 오지 않겠나?"
"쳇.. 헛소리 하지마라! 너같은 놈은 내가 직접 없애주겠다. 다음은 누구냐!"
"후후.. 그러면 내가 널 상대해 주지. 아까 나에게 했던 말을 뼛속 깊이 후회하도록 만들어주지.."
셰인은 순간 당황했다. 총대장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였다. 일개 기사들과는 달리
총대장은 검술이 출중하고, 마법에도 정통하며, 학식도 뛰어나야 할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에 아까보다 더 긴장하고 방어태세를 취했다. 그러던 중, 뒤에서 카린이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날 그냥 주고 도망치라고.. 하지만 셰인은 그러지 않았다.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했지만, 카린을 꼭 지켜주겠다고 자기 자신에게 맹세했기 때문이다. 그가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더니 이내 셰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라이갈드는 프린스 교관처럼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었다. 철갑으로 무장한 몸으로도 보통 사람들이 달리는
속도의 배를 뛰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헤이스트를 걸었는지는 몰라도... 은빛의 갑옷에 붉은 망또를 입고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는것을 보니 코뿔소가 돌진하는 것 같이
보였다.
'챙!'
라이갈드가 한번 빠르게 지나가면서 휘두른 검에 의해 셰인의 검이 두동강이 나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을 셰인이 자각을 하기도 전에 왼쪽 어깨와 가슴 부위에 통증을 느끼고서는 그자리에서 피를 토하고는 쓰러지고 말았다.
셰인은 소리나마 어렴풋이 들을 수 있었다. 떨고있는 카린의 소리. 한발짝. 한발짝.
그들이 다가갈때마다 흐느끼는 그녀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일어나려고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곧 그는 기절하고 말았다.
"훗.. 네 남자친구는 너에게 잘 보이려다가 내 손에 죽었다. 너는 이제 내가 가질 수 있고, 너의 모든 것을 바쳐야 할 의무가 있단다 자. 이리로 와라."
"난.. 난.. 싫.."
"그냥 오늘 하루밤만 나와 여기 있는 애들이랑 재밌게 노는것이다. 너도 쾌락을 느낄것이 분명할텐데.. 손해 볼것 없으니 자. 이리로 오거라.. 아니면 이 검으로 널 베어버리겠다"
"..."
그녀는 흐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그녀를 덮치는 소리. 그리고 그들이 카린의 옷을 찢는 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셰인이 일어났다.
"그 더러운 손 그녀에게서 치워라.. 후회하기 전에.."
"호오.. 아직 살아있는건가?... 대단한 맷집이군. 마음에 들어. 오랫만에 내 검에 맞고
안 쓰러지는 사람을 만나는군. 하지만 이쪽을 보거라.."
4명의 기사가 서있는 자리에는 카린이 눈물을 흘리며 속옷을 가리고 있었다.
"후후.. 그녀도 원한다구. 그러니 잔말말고 그냥 여기서 꺼져라. 그게 네 건강에 좋을텐데.."
" ... "
"후후.. 기가 죽었나? 호오.. 배짱 하나는 좋군. 하지만 그 부러진 칼로는 절대 우리를
벨 수 없다. 쉽게 말해서 네가 이길 확률이 0%라는 것이지..음?"
셰인의 발 끝에서부터 머리 끝까지 이상한 검은 기운들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더니
바닥에 마법진이 새겨졌다. 소용돌이 치던 검은 기운이 셰인의 가슴 앞에서 하나 둘
뭉치기 시작했고, 이내 그 검은 기운이 셰인의 가슴 속으로 들어갔다. 그 검은 기운이
들어감과 동시에 상처도 치유가 되었다. 그리고 그 검은 기운들이 셰인의 등 부분에
분출되더니 어떤 형체를 만들기 시작했다.. 9개의 날개. 그리고 그의 손에는 언제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암흑의 검이 쥐여져 있었다. 그리고 그는 공중에 둥실둥실 떴다.
셰인이 숨을 한번 고르고 나선 카린의 뒤로 순간이동을 했다. 아니 순간이동이 아닌
걸음이였다. 아니, 단지 지나간 것 같이 보였던 것 같았는데.. 레이갈드를 포함한5명이
모두 쓰러졌다. 그뿐만이 아니였다. 그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급소란 급소는 모두 상처를 내어놓았다. 아주 깊숙하고 치명적인.. 죽음을 부르는 상처를.. 잠시동안 공중에 떠있던 셰인은 카린은 보고 한번 생긋 웃고는 그대로 땅에 누워버렸다.
...
...
"으..으음..?"
"여러분! 드디어 셰인이 정신을 차렸어요!"
"?!"
셰인이 눈을 뜬 곳은 검술 연습소의 치료소였다. 고개를 들자마자 교관이 달려오더니
전쟁이 다 끝나도록 안온것에 대하여 질책을 했다. 셰인은 고개를 들 수 없었지만, 왜
자신이 여기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리고 상처 하나도 없이 이렇게 멀쩡하게 있는 자신에 대해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여튼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셰인은
보고는 갑자기 교관이 너털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셰인이 총대장을 잡았다고 카린이
전해주었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좋아했다. 그러자 덜컥 카린의 안부가 걱정
되었다. 게다가 셰인은 자기가 라이갈드에게 칼을 맞고는 땅에 길게 누워버린 기억밖에 없었는데... 아무리 기억을 해보려고 해도 기절한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될 수 있는대로 축하해주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잡았는지에 대해서는 얼버무리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 이후로 그는 영웅이라는 칭호가 따라붙게 되었다.
' 아무 상처도 없이 총대장을 이긴 셰인 '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그런 칭호보다는 카린이 걱정되었다. 그래서 그는 카린이 있을만한 산 꼭대기까지 한 숨도 쉬지 않고 달려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 곳에선
눈물맺힌 눈동자로 셰인을 바라보고 있는 카린이 있었다. 잠시동안 만감이 교차했다.
그리고는 셰인이 먼저 말을 꺼냈다.
"괜찮니.. 카린?"
"응.. 고마워.. 정말 고마워 셰인.."
그리고선 그들은 따뜻하고도 감미로운 첫 키스를 나누었다.
1부-1편 끝
P.S- 헉헉..=_= 힘들다 5장 분량으로 처음에 만들었는데 깜장마녀님의 사시미 공세에 묘사 부분을 될 수 있는대로 넣고 수정하니깐 10장이 넘어가는군요.. 우리모두 깜장마녀님께 박수갈채를 보내줍시다~ WOW~ 근데 갑자기 게임보다 글 쓰는게 재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참. 그리고 제 스토리는 그렇게 흔한 스토리가 아님을 잘 명시해주시면 감사드릴께요. 후후.. 엉뚱한 스토리로 여러분께 혼란을 주도록 노력을 하겠으니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