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말이 많은 것은 내 일을 생각해보고자 함이다. 많은 부부들이 아내는 남편에게 질렸다하고 또 남편은 또 아내에게 질렸다한다. 그 원인은 뭔가. 그건 남자가 여자를 약자로 보는게 아니라 부리려 하는데 있다. 부린다는 말이 좀 어폐가 있지만 달리 말하면 마누라는 마누라로서의 역할을 하라는거로 부터 출발한다. 즉 여자의 도리와 의무를 먼저 앞세우는거다.
이리되는게 꼭 남자 잘못만은 아니다. 남자는 여자를 자기의 첫번째 소유물(죄송)이라 생각한다. 귀한만큼 아끼기에 자기의 뜻과 어긋나면 또 역정도 내는게 남자다. 이 세상에 부인이 남편에게 질리지 않는 가정은 생각외로 드물다. 여자분들이 들으면 이해가 안가겠지만 어찌보면 그게 정상이다. 그리 될수 밖에 없는 환경인거다.
과거에는 남자에 대항한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다가 그게 조금씩 변화한거다. 특히 우리세대는 특히 그 갈등이 심하다. 나만 하더라도 남자가 싱크대 근처에도 가면 안되는 줄 알았다. 사실 가지 않았다. 요즘에야 뻔질나게 들락거리지만. 마누라가 안가는데 나라도 갈 수 밖에 더 있겠는가. 그뿐만이랴. 밥상도 여자가 차려서 그 무거운걸 들고 와야 하는 줄 알았다. 아주 당연하게 생각했다. 밥상물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남자가 밥먹고 어찌 손수 밥상을 부엌으로 가져가는가. 나만 그런게 아니라 아마 상당수가 그리 생각하고 살았으리라. 그게 우리세대다.
게다가 맞벌이가 시작된게 또 우리세대다. 여자들은 양수겹장으로 터지기 시작한거다. 집안 일 돈버는 일 시댁 모시는 일 남자 와이셔츠 다리는 일 애키우는 일 모두 여자 책임 이었다. 남자들은 직장생활 한답시고 그저 술이나 퍼마셨다. 마누라 칭찬하면 팔불출이란 소리듣기에 그런 내색은 하지도 못했다. 그게 불과 몇십년전 얘기다. 어찌 마누라가 질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건 근본적으로는 남자가 여자를 부인으로만 생각하지 약한 존재라는 걸 깨닫지 못한데 있다. 이것도 어찌보면 그 지긋지긋한 유교사상 덕분이다. 변명이 아니라 남자는 당연히 그리 처신해야되는 줄 알았던거다. 봉급은 쥐꼬리만한데 술값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크고 그 대열에서 이탈하면 사람대접 못받았다. 물론 그 중에도 남이야 어찌하건간에 성실히 가정을 지킨 남자들도 더러 있기는 하다. 하지만 대부분이 그러하지 못했다. 내가 도매금으로 이리 얘기하면 뭔 소리냐 나는 아니다라고 얘기할 분도 있으리라. 어쨋든 그 시대는 그랬었다. 여자 수난의 시대가 바로 우리세대인거다.
반대로 또 남자는 여자에 불만이 없겟는가. 노냥 잔소리나 해대니 좋을 리가 없다. 아니 어찌 잔소리를 안할 수 있겠냐 마는 이는 소귀에 경읽기인게다. 남자들이 그런 말을 들을 준비조차 안되있는마당에 무슨 말이 귀에 들어 오겠는가. 그저 여자인 니가 잘하면 내가 널 얼마나 아껴주겠니 이런 얘기만 해대고 있는거다. 다시말하지만 여자의 의무만 강조하지 여자가 약자라는 건 인식하지 못한거다. 그러다가 여자가 갱년기 지나고 폭풍의 게절이 한 10년에 걸쳐 닥친다. 이건 나도 격은 일이다.
남자들은 이리 얘기한다. 마누라가 변하니 무섭다고. 아니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그러면서 싸우지도 못하고 그저 남자가 고개를 숙인다. 여자가 너무 강하게 나오니 고개를 숙이지 않을 재간이 없는거다. 그 때부터 남편과 부인의 서열이 바뀌기 시작하는거다. 아니 동등해 지는거다. 그 후까지는 안살아봐서 모르겠지만 그저 여성 상위가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남자가 무지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무슨 날강도가 되서 그런건 아니라고 변명도 하고싶다. 이제와서 마누라가 생각을 바꾸길 원하는 것도 아니다. 이제는 마누라에게 뭘 기대하지를 않는거다. 그렇다고 남남처럼 살 수는 없기에 최소한 자기의 할도리는 하자 이리 되는거다. 무슨 자기가 좋은 사람이라 그러는게 아니다. 마누라가 어찌하던 남편이 자기 할도리하고 사는게 그나마 산목숨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리보면 남편과 부인의 위치가 완전히 역전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남자는 참고 여자는 자유를 누리는 격이 되는거다. 사실 말이야 그리하지만 여자가 자유를 누린다고 지맘대로야 하겠는가.
물론 개인의 문제도 있겟지만 우리세대는 격변의 시대다. 여자들이 고생한 시대다. 여자의 권리라는 의식이 있으면서도 그걸 향유하지 못한 세대니 그 억울함이 오죽하겠는가. 긴 얘기 필요 없고 변명하지 않으마. 니 하고싶은 대로 해봐라. 이 다음에 약사줄 사람은 남편밖에 없을 것이다. 약사다준다고 뭘 기대하는 것도 아니니 니 맘대로 해보거라. 나는 내죄를 알고 그저 그런대로 살다 가리라.
첫댓글 열심히 활동해 주시는 맹순이 서방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