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에게 화법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현안에 대해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정치인의 정체성과 미래의 비전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말은 예측 가능해야 유권자들이 그를 믿든지 불신하든지 한다.
그러나 안철수는 매사 두루뭉실, 애매모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문수와의 단일화가 그렇다. 안철수는 그동안 “국정농단 세력과 단일화는 없다.”고 못박았다. 그런데 최근 김문수가 단일화를 언급하자 “김문수 후보는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는 것을 반대하는 모양입니다”하고 우회적으로 말했다.
그러자 기자들과 유권자들은 그 말을 해석하기에 바빴다. 단일일화를 하겠다는 것인지, 안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애매모호한 화법이 불신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안철수는 아직도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애매모호한 화법은 나중에 일이 틀어졌을 때 변명의 출구를 미리 마련해 둔 ‘비겁한 화법’이다. 누가 공격하면 “난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둘러대기 위한 화법인 것이다. 실제로 안철수는 그런 적이 많았다.
안철수의 이러한 화법을 언론에서는 ‘안개화법’, ‘오리무중 화법’, ‘전국민 독해공부 화법’이라고 조롱한다. 안철수가 출마할 때 “내가 야권대표”라고 한 말도 전형적인 안개화법이다. 자한당도 후보가 있고, 민평당에도 후보가 있고, 정의당에도 후보가 있을 텐데 자신이 야권대표라고 한 것은 타당 후보를 무시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안철수가 말한 ‘야권대표’는 야당 후보 중 지지할 사람은 자신밖에 없으니 물리적 단일화는 안 한더라도 나를 찍어달라는 하소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솔직히 그렇게 말하면 좋을 텐데 애매하게 말해 언론과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하지만 현실은 안철수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몇몇 여론조사에서 김문수가 더 앞서가는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은 선거가 임박해질수록 더 가속화될 것이다. 한국 정치 특성상 선거가 임박해지면 양자 구도로 좁혀지는 게 현실이다.
유력 후보가 단일화로 물러나면 나머지 구의원, 시의원, 구청장 후보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 서울시장 선거는 전체 판도를 좌우하는 미니 대선이다. 경기, 인천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 상황에서 김문수와 안철수의 단일화가 과연 성사될까? 더구나 지방선거 후 있을 정계개편에 서로 유지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데 말이다.
예상컨대 6.13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참패하면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체제가 물러나고 김무성과 이완구가 연합한 새로운 세력이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때 바미당 의원 중 상당수가 자한당으로 복귀하고, 호남파들은 민평당으로 갈 공산이 크다. 아예 자한당과 바미당이 전격적으로 합당할지도 모른다.
정치인은 신뢰가 바로 표다. 신뢰를 얻으려면 말을 바로 해야 하고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면 유권자들은 그 정치인을 불신하게 된다. 안철수가 유력 대권주자에서 서울시장마저 2위를 하느냐, 3위를 하느냐로 추락한 것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직 ‘반문재인’ 프레임만 가지곤 큰 정치인이 될 수 없다.
<1위보다 2위가 더 화제가 된 선거?>
드루킹 때문에 대선에서 졌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은 이상 안철수의 미래는 없다. 드루킹이 구속되었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댓글을 쓰고 찬성과 반대에 클릭한다. 드루킹이 없어도 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을까?
소위 말하는 ‘친문’이란 특정 계파가 아니라, 이땅의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갈망하는 집단지성이다. 그것이 바로 1700만 촛불시민들이다. 안철수만 그걸 모르고 있는 것 같다. 6.13 지방선거가 끝나야 안철수 의식을 가린 안개가 걷힐까?
* 적폐들과 엠비아바타들이 보면 부글부글할 coma의 블로그 보러가기
http://blog.daum.net/youngan580
* 이상 coma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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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모호한 화법은 나중에 일이 틀어졌을 때 변명의 출구를 미리 마련해 둔 ‘비겁한 화법’이다. 누가 공격하면 “난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둘러대기 위한 화법인 것이다. 실제로 안철수는 그런 적이 많았다.
정치인은 신뢰가 바로 표다. 신뢰를 얻으려면 말을 바로 해야 하고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면 유권자들은 그 정치인을 불신하게 된다. 안철수가 유력 대권주자에서 서울시장마저 2위를 하느냐, 3위를 하느냐로 추락한 것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직 ‘반문재인’ 프레임만 가지곤 큰 정치인이 될 수 없다.
드루킹 때문에 대선에서 졌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은 이상 안철수의 미래는 없다. 드루킹이 구속되었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댓글을 쓰고 찬성과 반대에 클릭한다. 드루킹이 없어도 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