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 오전 10시 58분에
기다렸었던 문자가 진근에게서 왔다.
입암산 등산.
등산 계획이 없는 걸로 생각하고서
바람과 성엽이를 만나 정읍에 가기 위해 20일
익산역에 오후 5시 32분에 도착하는 기차표를 예매했었으나,
나는 표를 취하하고 금요일 저녁에 함열로 왔다.
진근 영욱 부인 나 셋이서
이런저런 대화하며 입암산에 도착하니
광주에서 온 현호가 도착해 있고,
동학이는 2시쯤 도착한다고 한다.
약 10km의 등산로가 대부분 나무 터널 같이 되어 있어
그늘이 지고 잔잔한 오르막 경사다.
이렇게 좋은 등산로는 처음 만났다며 극찬하는,
익산에서 왔다는 아저씨의 말이 내 말이기도 했다.
갓바위를 향해 올라가면서
정치 이야기, 부부관리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현호와 영욱 부인의 정치 설전에서는
현호가 영욱 부인이 말하려 하면
"가만 있어봐?"
"가만 있어봐!"
"가만 있어보라니까???"
다그치면서 주장을 피력한다.
은옥씨는
"남편이 정치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했는데~" 말하더니
경청하려 노력하면서도 의견을 말하려고
현호 말의 틈새를 파고든다.
갓바위에서 사진 촬영하려다가
은옥씨의 배낭에 묶여진 커피통이 빠져
갓바위 아래로 떨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했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다.
고로쇠 막걸리 대자 한 병을
현호가 4잔, 내가 2잔, 진근이가 맛만 보았다.
현호가 명명했다는 "입석 바위"에서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하산길에 현호는 두 번이나 발이 걸려 크게 넘어졌으나
다행히도 다치지 않았다.
기다리던 동학이를 만나
영남 알프스에 2박 3일 등산 후 귀가 중인
정명(병옥, 영욱, 홍규)에게 전화를 하여
맛집 식당 전화번호를 받아서 입암면소재지로 갔다.
마침 정명 일행은 진주 냉면 맛집에서
대기번호표 15번을 받아 기다리고 있었다.
"홍규는 밥 못기다리는데~" 진근이와 은옥씨가 살짝 걱정한다.
아내한테 "당신이 노래를 잘부른다면 내가 이렇게 안 사는데?" 하니까
아내가 "당신이 사법고시 패스했다면 내가 이렇게 안 산다." 라는 반박에
깨갱했다는 현호의 말을 떠올리며
서로의 귀가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운전하느라 수고하신 은옥씨와
등산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내가 입암산을 가게 해준 진근,
광주에서 와준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진근이가 익산역에 내려줘서
잠시 후 성엽이와 함께 기차에 올랐다.
정읍에서 즐거운 모임을 23시 30분에 마치고,
전주 용조네 사무실에서 새벽까지 놀다
상호 성엽 오중 나는
2시간 잠잔 후 5시에 모두 귀가하였다.
어제 등산하면서 현호와 은옥씨로 부터 깨달은 부부애를
짧은 두 시간이나마 아내에게 실천 한 후,
아내가 준비해준 음식 보따리를 휴대하여
9시 36분 기차로 안양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