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조경희 기자]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연일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들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을 가진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한편 대화알미늄을 통해 ‘처제’ 까지도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경상남도가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시 수천억대의 부당이득을 봤다며 ‘부당이득금 반환 지원 및 근본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당장 김해 장유 부영9차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해 7월 부영을 상대로 창원지법에 소송을 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 소송이 승소할 경우 ‘줄 소송’이 예고된다.
또 한편으로는 입주 주민들과도 끊임없는 마찰을 빚고 있다. 포항원동 주민들은 ‘악취’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반면 순천 금당 지역주민들은 유지보수 문제로 분쟁조정위를 열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건설 원가 조종?…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 이어질듯 친인척에게 일감 몰아줘…부실 계열사도 전폭 ‘지원’
부영은 임대주택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2013년 시공능력 기준 31위에 올라선 국내 대표적 중견건설사다. 특히 최근 전월세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부영 같은 임대주택 사업자는 톡톡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59위에서 무려 28계단 뛰어올랐던 데에는 이 같은 임대주택이 있었다.
하지만 부영은 임대주택을 통해 번 수익을 일감을 몰아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내부거래 비중은 줄이는 데 비해 오너 일가의 지분이 높은 계열사에서는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
특히 부영은 오너 일가인 아들, 부인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에 이어 ‘처제’ 까지도 챙기는 끈끈함을 보이고 있다.
내부거래…87개 기업 중 3위
지난 17일 기업경영 평가업체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대기업집단 기업 중 총수일가 지분율이 30%를 넘는 87개 기업의 그룹 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액 중 부영이 3위에 올랐다. 현대그룹과 대림에 이어 3위를 차지한 것.
부영은 총수일가가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 중 내부거래 비중이 57.6%로 상당히 높은 편에 해당한다.
부영그룹 신록개발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매출액은 2011년 26억8천만원에서 2012년 99억4천400만원으로 271%나 증가해 22개 그룹 87개 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신록개발은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의 아들 이성훈씨가 대주주로 지분율이 65.0%이고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율은 100%다.
CEO스코어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권에서 비켜나있던 중견그룹의 총수일가 챙기기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요 대기업 그룹 못지않게 중견그룹 계열사들의 경영 투명성 강화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5월 공시자료에 따르면 신록개발은 부영주택으로부터 춘천칠전 골조공사, 제주삼화 1-7 골조공사 등을 모두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이성훈씨가 대주주로 있는 신록개발에 일감을 몰아줬고 이 회장과 아들 이성훈씨에게 78억 원이라는 배당까지 챙겨줬다.
배당은 물론 주주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고액 배당은 사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국내 재벌 총수 일가들의 고액 배당 사례 일부는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상장사에서 발생한 이익을 비상장사로 옮긴 뒤 사유화한 결과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래 가치 높다고 홍보, 그런데 악취 진동?
오는 12월 입주 예정인 포항원동 사랑으로 3차 임대아파트 주변으로 악취가 심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미 인근 주민들을 포함한 부영 1, 2차 아파트 입주자들 역시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하는 상태다.
포항부영사랑으로 입주자들의 모임 관계자는 “악취 관련해서 민원을 넣었더니 시청환경과에서 냄새의 진원지는 인근 아파트 주변의 한 업체이며, 당장 이달 말 까지는 배출을 않기로 했지만 또 언제 악취가 풍길지 몰라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입주를 앞두고 있는 부영 사랑으로 3차는 지난 6일부터 청약을 실시, 부영측에서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가진 곳이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국가 산업단지 배후 주거지로 미래 가치가 높은 곳이라고 광고한 반면 실상은 ‘악취’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는 것이 인근 주민들의 주장이다.
입주자모임 관계자는 “지방에서 많이 지어지고 있는 ‘사랑으로’ 브랜드를 믿었는데 실상은 악취 문제를 해결하지도 않고 시에만 떠넘기는 상황”이라며 “또 시에서는 해당 업체에 대한 시정조치를 한 차례 한 것 외에는 없어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영 사랑으로 3차 인근 주변에는 지난 7월 12일 밤 10시부터 오전 7시에 한해 공장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악취 문제는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됐다.
시는 2011년 말 부터 악취발생 공정인 가열건조 공정을 줄이기 위해 악취가 발생하지 않는 압착탈수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압착탈수 설비 1기를 운전해 왔다. 하지만 주거지역으로 악취가 확산되는 것을 막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부영 1, 2차 입주자들은 시민, 환경단체 등에 해당 업체를 고발하는 방안을 고민 중에 있다. 하지만 미리 입지 조건을 파악하지 못한 부영측의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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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 이어지나
지난 22일 경상남도는 “국민주택기금으로 지은 공공임대아파트가 분양전환 과정에서 일부 민간 건설업자가 부당이득으로 배를 불리는데도 (행정기관이) 장기간 방치해 임차인들이 손실을 입었다”며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가능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윤한홍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2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당한 분양전환가격 산정에 따라 발생하는 임차인들의 피해를 해소하기 위해 ‘부당이득금 반환 지원 및 근본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일부 민간 건설업자가 ‘건축기 뻥튀기’를 통해 수천억원의 부당 이득을 봤다는 주장에 대해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경남 김해와 창원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임대주택 분양을 둘러싼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 등이 잇따르고 있다.
김해 장유 부영9차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해 7월 부영을 상대로 창원지법에 소송을 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결과 돌려받아야 할 금액이 가구당 1284만 원”이라고 밝혔다. 김해지역 주민들은 “부영이 21개 단지 1만5000채에서 얻은 ‘차익’은 2000억 원대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 소송에서 주민들이 승소한다면 2000년대 들어 전국적으로 분양전환 된 주공 및 민간 임대아파트가 58만 채임을 감안할 때 부당이득 규모는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동광주택서 번 돈 계열사 ‘돌리기’
동광주택산업에서 주택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동광주택은 2012년 시공능력평가에서 1년 만에 268위에서 95위로 뛰어오를 정도로 탄탄한 매출을 거두고 있다.
설립 초기인 2010년에는 305억 원의 매출을 2011년 2697억 원, 2012년에는 3760억 원까지 증가했다. 이는 임대주택사업을 기반으로 하며 성장해왔기 때문.
현금흐름도 안정적이다. 동광주택은 2011년 1876억 원, 2012년에는 1564억 원의 영업현금흐름을 보유했다. 하지만 동광주택이 이 같이 보유한 현금이 계열사 대여금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이 문제다.
동광주택은 부영주택, 남광건설산업, 광영토건 등에 모두 계열사에 대여했는데 이 같은 자금 지원은 오너 지분이 있거나 혹은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는 기업까지도 지원했다. 부영씨씨 남광건설산업은 각 각 270억 원, 25억 원의 채무를 가지고 있는데 ‘부영씨씨(부영CC)’는 자본잠식 상태며, 남광건설산업은 부채율이 262%에 달한다.
자본잠식 상태에서 탈출한 부영엔터테인먼트(이하 부영엔터)의 현재 매출은 16억으로 부채비율은 52%다.
하지만 이 부영엔터의 경우 동광주택이 영업이익이 -283억4900만원이던 지난 2011년 계열사를 지원해 재계에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를 내는 등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에도 동광주택이 부영엔터에 자금을 지원한 것은 이 회장의 삼남인 이성한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부영엔터는 지난 2011년에도 동광주택에서 35억원을 빌렸으나 한 푼도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안주인 개에 물려 구설수
지난 5월에는 부영 안주인인 나모씨가 독일 대사관 직원의 개에 물리고 폭행까지 당하는 웃지 못 할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대사관 직원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남산공원에서 자신이 키우던 개와 산책 하던 중 “개가 갑자기 달려와 물었다”고 주장한 나씨 모자와 시비를 벌이다 이들을 밀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인 나 씨와 아들 이모(43)씨는 목줄이 풀린 개가 갑자기 달려들어 팔을 물어 우산으로 막았다고 주장했다. 개에 물린 나 씨는 인근 병원 응급실에서 소독 처방을 받고 퇴원했다. 아들 이모씨는 부영엔터 이성한씨로 알려졌다.
부영 이 회장은 자수성가한 재벌 중 하나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자신의 호를 딴 출판사를 설립하면서 ‘건설맨’이 아닌 후학양성의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임대주택’으로 번 돈을 부를 축적하고 대물림하는 수단으로만 사용한다는 의혹이 일면서 이 회장의 이러한 의미도 퇴색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