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한 초등학교가 금년으로 100주년이 된다.
53회로 졸업했으니 딱 중간이다. 입학한지는 47년 졸업한지는 41년이 지났다. 빠른 세월이다. 아마도 졸업후에 한번도 만나지 못한 친구도 사뭇 많을테고 유명을 달리한 친구들도 있을 나이가 되었다. 세월 속에 녹아 있는 그 숱한 이야기들이 고향을 갈 때 마다 기쁨과 함께 가슴저리는 아련함으로 상념에 빠지게 한다..
고향이 그립고 그리운 이유는 그곳에 소중한 추억의 친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친구들은 어느뫼서 나처럼 같은 상념에 빠져 같은 길을 달릴것이다.
8월14일 15:00!!
고향가는 버스가 출발하는 시간이다.
평소보다 꼭 한시간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여 사무실일을 마무리하고 2시가 조금 넘어 사무실을 나섰다.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먼저 온 반가운 얼굴들이 있었고 한참을 지나 마지막 친구가 도착하자 버스는 출발했다. 고향을 가는 길이다. 그것만으로 더 좋은 단어가 생각 나지 않는다. 고향보다 더 좋은 단어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쁜 일정속에서 고향을 다녀 오거나 승용차로 다녀 오면서 우리의 산하를 유심히 볼 기회가 많지 않아 오늘은 마음으로 그 깊숙한 곳까지 꿰뚫어 보고 싶었다.
어린시절 내 고향의 산들은 민둥둥이산이였다. 그래서 식목일이 되면 학교별로 분담된 산에 참으로 많은 나무를 심었다. 학교별로 독려도 하고 관리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그곳엔, 시내에서도 볼수 있도록 큰 글씨를 만들어 놓았었다. 내가 다니든 학교는 오늘 우리가 모이는 곳이기도 한 근계정 윗산 바로 거열산성 주변이였다. 숫자는 3번이였다....
그 때 나는 산은 원래 민둥숭이였는줄 알았다. 강원도 삼척 도계 탄광촌 학생들이 하천을 검은 색으로 그리듯이 나는 산을 흙색으로 그렸다. 내가 어린시절 본 산은 그렇게 우리들 살림살이처럼 헐벗고 굶주려 있엇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달리는 창가로 펼쳐지는 연이은 아파트 단지도 매우 인상적이였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 경제 발전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단지들이 도시의 선을 연결해 주고 있엇다. 아마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발전일 것이다. 그리고 나를 감탄하게 한 것은 숲이였다. 그 헐벗은 산들이 언제 이런 숲으로 바뀌었을까?? 누가? 어떻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또 다른 우리의 경제력을 보여주는 징표였다.
그 뿐 아니라 산과 산을 있는 계곡과 등산과 하늘과 개울이 어쩌면 그렇게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룰까?? 너무도 아름다워 감탄사를 마음 속에서 자아냈다. 그 산하의 곳곳에 자리잡은 농촌 마을은 제 마다의 멋과 풍을 지닌 조화된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농지정리!! 농촌 소로길까지 한 포장도로!! 그리고 끝없이 늘어선 차량과 차량!!
외적으로 펼쳐진 富의 모습은 내가 40여개국을 여행하며 바라본 그 어느 나라보다도 아름답고 풍요로웠다. 눈으로 보이는 변화의 모습이 바로 내가 태어나고 자란 세월 50여년 반세기 동안의 변화라고는 믿기지지 않은 기적과도 같은 변화였다. 가슴 속에서 감동이 일었다. 바로 우리가 해 낸것이다. 그 주역이 4,50년대에 태어난 우리 세대라는 생각이 들니 우리 세대가 영웅이다 싶어 우리들이 자랑스러웠다.
버스에는 우리뿐 아니라 창남 그리고 샛별 초등학교 우리 또래 아이들도 동승했다. 준비한 음식이 돌고 술이 몇 순배 돌면서 노래 솜씨 훌륭한 인자(창남 찬조출연), 영숙 정자 영순이 그리고... 노래로 이어져갔다. 대전에서 마지막으로 경순이가 타고 나서는 흥겨운 취기가지 더해져 묻지마 관광버스 분위기를 그대로 옮길수 있었다. 특히나 흥이 더해 진 후로는 여자 아이들이 직접 술을 권하고 노래를 권하고 춤을 권해 흥을 북돋우니 여자에 약한 본성을 그대로 들어내 취기가 얼굴을 붉혔다. 상순이 진국이의 약방의 감초같은 분위기 메이킹도 한몫해 어께춤이 절로 나고 엉덩이는 움직임이 커지게 했다. 더더욱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것은 농익은 농담도 스스럼 없어졌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자연스러움이 그대로 자유스럼이 된것이다. 그럼에도 그곳에는 통제되지 않은 격식이 존재함을 나는 알고 있다. 넘치지 않는 자유인것이다. 이 알맞게 익은 자연스러움이 동창회의 양념이고 꽃이다.
노래와 춤에 취해서 같이 흥겨움을 나누는 속에서도 나는 차창 밖의 풍경에서 눈을 떼지 못햇다. 규모의 美라 했든가?? 작으면서도 가득찬 아름다움이 내 눈을 붙잡아 떼지를 못하게 했다. 우리 산하가 더욱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은 다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바위!! 물!! 나무!! 하늘!! 바람!! 햇빛!! 이른 아름다움이 함께 공존해 조화롭게 존재하는 나라를 별로 나는 본적이 없다. 햇살이 너무 강한 중동이나 아프리카는 물과 나무가 없고 물과 나무가 있는 유럽 같은 곳은 아름다운 하늘과 햇살이 없다.
우리의 산하는 감사하게도 그 모든 것을 잘 어울리는 한폭의 그림처럼 그기에 다 함께 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삭막한 사막에서 사는 사람이나 언제나 우중충한 구름낀 북구에서 사는 사람들이 한국의 산하를 보면 천국이라 하지 않을까??
우리 한민족은 그래서 언제나 그곳에 빠지면 시인이되고 화가가 되는 것이 아닐까?? 늘 그곳에 빠져 살고 싶다는 꿈을 꾼다.
버스는 7시가 조금 넘어 근계정에 도착했다.
근계정도 옛 보다는 많이 변해있었다. 산책로가 만들어 지고 보가 만들어지고 음식점이 들어서고....
그러나 내 어린시절 자연 그대로의 근계정이 그리워졌다.
자연 그대로가 좋은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새로운 자연이용 수요에 맞추기 위해 부득이한 측면도 있으니 받아 들여야지 하면서 친구들이 모여있는 장소로 갔다.
미리 예상하기는 했지만 와!!! 대단했다. 숫자에 있어서 최대임에 틀림 없었다. 어림잡아 60명이다. 우리가 11명이니 70명은 넘었고 대구는 오는중이라니 80명은 넘는 것 이닌가??
간간히 혼자 오가는 친구들도 있었으니 몇명이나 왔을가 나도 궁금하다..
친구들을 만난 열기와 술취흥의 열기까지 보태어진 거창의 밤 기후는 살인적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였다. 근계정 계곡은 한 여름에도 시원함이 한기로 느껴지던 곳인데 이렇게 달라져 있었다. 그기엔 인간의 무한한 욕심과 오기가 작용한 업보가 아니였을가 싶다. 누군가가 지구 온난화라 했던가??
아마도 다른 모임이였으면 이런 찜통 더위속에 견디기 어려워 모두 헤어지길 원했을지도 모른다. 그 열기 속에서도 유정연, 최정애 염정자 어순덕......... 이름도 아런그리는 가수가수들!!!은 마이크를 끊히지 않게 했다. 기계음으로 연주되는 디스코풍의 음악 속에서도 우리는 함께 어우러져 땀 흘리며 디스코 리듬에 빠졌다. 11시가 좀 넘어 결국 우리는 어렵사리 회장단의 발품으로 준비한 노래방으로 옮겨 3시를 넘겼다.
모두들 흠뻑 취했고, 모두들 목이 쉬라 노래 불렀으며 뱃살이 빠지도록 흔들어 되었다. 그림은 상상에 맞긴다.
눈으로 보는 그림 보다는 마음으로 느껴서 보는 그림이 훨씬 아름답더라!!!
다만, 내가 그 열기 속에서 느낀 것은 이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는 것일가 하는 것이였다. 지칠줄 모른 저 열기!!!
그 에너지의 원천은 함께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함께 라는 그 의미를 내포한 원천은 우리 생명의 출발인 고향이 아닐까??
그리고 또 다른 방향에서 오는 에너지는 인생의 주요 전환점에서 생명을 불태워 내는 불꽃 같은 것이 아닐까?? 마지막 불꽃은 더 강하다 했거늘....
그 불곷을 바라보는 것은 아닐가?? 그러나 그 불꽃은 아름다운 생명의 이음으로 만들어 내는 불꽃이라 아름답다. 아무튼 나는 강렬하게 품어져 나오는 생명 같은 에너지를 동창회에 모임이 아닌곳에서 발견한 적이 없다.
그리고 그것은 한 삶을 산 사람들의 쉼같은 여유기도 했다.
이제 아이들도 성장했고 기대했던 남편(아내)는 좀더 다름을 인정하며 이해해야 하면서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면서 발생되는 내부에서 외부로 품어 나오는 에너지는 아닐까??
그 열기가 그 어떤 것이라해도 동창회의 생명은 이 에너지이며 그 에너지로 해서 동창회는 즐거운 것이 아닐까 싶었다.
아 불싸!!!
3시에 나오니 내 갈곳이 없다!! 부모님께서 너무 오래 기다릴까바 집에 전화도 안했으니 집은 못갉것 같고 여관을 잡자니 방이 없단다. 몸은 술로 땀으로 먼지로 솜틀처럼 풀려 가는데 내 등 붙힐 곳이 없다니...... 잠시 집없는 서러움에 빠져 들었다.
다음날 15일
동인이 관사에서 아침에 일어나 함양장터에서 순대국밥으로 해장을 하고 다시 근계정으로 왔다. 옹기종기 모여 해장들을 하고 있었다. 하나 날씨는 여전해 그늘에 있어도 땀이 범벅이 된다. 모두들 간밤의 취흥이 지나쳤는지 지쳐보이기도 했지만 자리를 뜰줄은 몰랐다. 다시 술은 돌고 돌아 분위기를 익혔다.
그 와중에서 우린 새로운 회장단을 구성했다.
초대여성회장 그리고 여성부회장!!
모두들 개인 사정으로 고사들했지만 역시 멋쟁이 여장부라 생각했던 혜숙이가 잠시 사양하다 흔쾌히 받아 들여주었다.
부회장 숙희도 거창에서 친구사랑 어뜸답게 대의를 따라 주어 박수를 받았다.
15일의 압권은 버스를 타고 수승대를 지나 북상 월성계곡(??)을 다녀온 것이 아닌가 싶다.
차 안이 얼마나 재미있고 흥겨웠든지 동창회 운동회 구경을 나오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운동장에 서신체로 우리의 흥을 그대로 받아 우리와 함께 흥겨운 춤을 추시고 박수를 쳐 주셨다. 마침 수승대쪽 교통량이 많고 공사가 진행 중이라서 그 자리에 우리 버스가 한 5분 이상 멈추어 서 있었기 때문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흥을 북돋아 드릴수가 있어 우리도 즐거웠다.
버스 안에서 약 30분은 진짜로 대단한 열기였다. 신임회장의 노래와 춤도 압권이였고 동승한 친구들의 열기 또한 대단했다. 이름을 쓰고 싶은데 다 쓸수는 없어 다 생략했다. 총무가 참석자명단을 올릴것이라 기대하면서.....
이렇게 우리의 아쉬운 시간은 끝이나고 원점 근계정에서 거창 대구 경주 아들은 다 내리고 서울갈 아들이 탑승해 서울로 돌아왔다.
넘치도록 놀았으니 여한이 없어 잔 단잠이 꿀맛 같았다.
한참 맛나게 자고 일어나 보니 버스는 금산에 다달아 있었다.
모두들 소근소근 이틀을 復棋하고 있었다.
서로 바라보는 눈길이 한결 친밀해 있었다.
그 만큼 더 가까워 진것이다.
더위 보다 더 강한 열기를 가슴에 안고 모두들 집으로 돌아갓을 것이다.
내년을 기약하면서.....
모두들 멋지더라.
2006. 8.17 행복한 피로에 젖어
추신:
아참!!
영식이 상진이 형자 그리고 가창 아들 고생 했다. 고맙다.
맨날 우리는 잠시 다녀가면 그만인데 니들 덕분에 언제나 즐겁고 고맙다.
첫댓글 후기를 자세히, 생생하게 올렸네그랴. 못 간 친구들도 마치 같이간냥하겠다. 오늘 바삐 오가다 카페에 들리니 엊그제이틀간의 시간이 못내 그립다. 한사람 한사람 잡고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고놈의 술땜에...
넓은세상아 필림 끈킨는 갑데 쫌 정신 챙기 거래이....
니는 술을 먹어도 이쁘더라!! 안 먹어도 이쁘지만... 명 총무를 모신 우리가 복이제...
화동아 재미있게 놀았구나 못가서 미안해 다음에는 꼭 갈께 후기도 재미있게 올려났구나
상기야!! 니 본제가 하두 오래되어 한번 보고 싶었는데 아쉽더라!! 내년에는 보자!
화동이 하나하나 상세히 잘 짚었네 요래 났응께 요번에 참석 못한 친구들 요글 보고 약발 쪼께 바더믄 내년엔 참석쫌 마이 안 하겠나
니가 역할이 많더라!! 노래도 일품이고... 놀기 바빠 이바구는 별로 못했다만 그래도 마음은 깊어지더라!!
즐거웠던 이틀간의 일들을 생생하게 그려놨네. 다녀온 친구들이 한결같이 이런 느낌이겠지? 가슴속에 담아온 고향산천을 한가지씩 되삭임질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면 엔돌핀이 돌겠다. 글, 고맙다.
다사랑! 화동이 글 읽어보고 약발 받고 서울총무 사진올린거 보고 열받고 그래서 성질나서 내년에 올끼제?
다사랑!! 니는 왜 않왔노?? 보고 싶어 하는 아들 많던데.... 무슨 일 있었던건 아니제?? 언제 茶사랑 모임때 차 한잔 먹어보자!! 어늑한 차 향기가 그립구만...
화동아 잘갔구나 이글을 쓰는거 보니까? 그리고 우리가 너무 부족해서 미안하다.담에는 혜숙이가 우리 남자보다도 더잘할거다 기대해봐라. 우리도도와주고 해야지
기억력도 좋고, 표현력도 좋고, 다 좋다! 서울도 잘 갔지! 또 보자.
넓은 세상이 올려 놓은 사진을 보니 더욱 그 분위기가 짙게 느껴진다. 내 부족한 글 솜씨는 넓은세상의 사진으로 채우면 되겠다 싶다. 그리고 윤숙아 니 사진 압권이더라!! 아직도 ... 니도 잘갔제?? 야천아!! 니 마음 내 다 안다..애썼다. 그리고 고맙다.
네글이맛깔스러워 고향산천이 눈앞에그려진다 먼저 온것이 걸리더구나 친구들과 같이 보낸시간들이 아쉽구나 내년을 기다리야제
잘 올라왔냐? 머슴아 둘이 보디가드했응께 잘 올라왔겠지?? 언제 수원 모임 한번 해야될낀데....그자!!
화동아! 다녀온 소감겸 보고를 해주느라 정말 수고 많았네. 나도 같이 놀고 오지를 못해서 마음에 걸린다. 내년에 다시 한번 기약하자. 대신 창남에서 흥겹게 놀고 왔니라. 혜숙씨가 차기 회장으로 추대되었면서 추카 추카한다고 전해주게나
종규야!! 반갑다!! 마음으로 나눈 대화! 가슴에 그대로 전해져 따뜻하고 소중했다. 니도 그랬어리라 믿는다. 자랑스럽더라!! 니 모습이... 항상 행복해라!! 멋지게 살고..
너의글 읽으니 그 순간들이 주마등 처럼 지나간다.어쨋던 정말 즐거운 시간 이었다.그쟈~~~~~
오랬만에 여기오니 그날 그리웠던 친구들이 꽉 모여있네 표현력이 죽여주누마"'' 그날이 생생하게 다시 떠오르네 서울은 잘간것 같고 반가웠어! ! ! 또 보자이 안녕 정연 그시절이야,,,,,,,
니 여기서 보니 반갑다. 묵실댁 아이가!! 내가 얼나 때 니 배꼽도 봤는데 세월이 그리 마이 흘렀다. 그자... 옛날이 좋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