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밭에서 나는 인삼’이라 하여 ‘사삼(沙蔘)’으로 불리는 더덕은 인삼, 현삼, 단삼, 고삼과 함께 오삼(五蔘)의 하나로 꼽히며 약재로도 쓰인다. 더덕의 효능은 여러 고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더덕을 오삼의 하나로 꼽은 『동의보감』이 있고, 『본초강목』에서는 ‘더덕으로 위를 보하고 폐기를 보한다.’ 하였다. 『산림경제』에서는 ‘아랫배가 아파 용변을 보지 못 할 때 더덕을 가루 내거나 탕으로 먹으면 바로 낫는다.’고 하였고, 정조대왕의 탕약에 인삼 대신 더덕을 사용하였다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도 있다.
한방에서 이야기하는 더덕의 효능을 살펴보면 우선 폐와 비장,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어 예로부터 물을 마시고 체했을 때조차 더덕을 먹으면 효과를 봤다고 한다. 해독작용이 있어 종기나 벌레에 물렸을 때 더덕가루를 바르면 낫는다 하였고, 가래를 없애는 거담 효능도 있다 한다. 기관지염, 편도선염, 후두염, 폐열, 기침 치료에 효능이 있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비만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더덕은 영양적으로도 우수한 식품으로 다른 산채와 비교하여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함량이 높으며, 칼슘, 인, 철분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 B1, B2가 많이 들어 있다.
이러한 건강영양적 기능보다 더덕을 유명하게 한 것은 그 맛과 향이다. ‘더덕은 향으로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독특한 향은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데 그만이고, 아작아작 씹히는 맛은 더덕을 ‘산에서 나는 고기’로 부르는 까닭을 알 수 있게 한다. 멧돼지가 흔하던 때에는 멧돼지가 즐겨먹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더덕은 일 년에 봄과 가을 두 번 수확한다. 좋은 더덕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것으로 너무 큰 것은 섬유질이 많다. 향이 좋고 표면의 주름이 깊지 않고 곁뿌리가 적은 것이 좋은 더덕이다. 더덕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10℃ 이하에서 보관하고, 냉장고 야채실에 신문지 등으로 싸서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더덕의 수분이 말랐을 때는 가볍게 씻어 물에 담갔다가 껍질을 벗기면 좋다.
더덕을 이용한 음식은 아주 다양한데 더덕무침, 더덕튀김, 더덕누름적, 더덕물김치, 더덕구이, 더덕장아찌 등이 있고 후식류로 섭산병, 더덕주, 더덕차 등이 있다. 그러나 더덕은 껍질을 벗겨야 하는 등 손질이 번거로워 대중적으로 이용되지는 못 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더덕구이이다. 더덕에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운 것으로 고추장의 매콤한 맛과 더덕 특유의 향과 맛이 어우러져 일품이다.
더덕을 이용한 별미음식 중 하나가 섭산삼(攝山蔘)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로 된 전문조리서인 조선 후기의 『음식디미방』에 그 기록이 있다. 『음식디미방』에 의하면 ‘더덕을 생으로 껍질을 벗겨 두드려 물에 담가 쓴 맛을 우려낸 다음 안반에 올려놓고 가만가만 두드린 후 면포에 싸서 물기를 제거한다. 여기에 찹쌀가루를 고루 묻혀 끓는 기름에 지져 청밀에 재워두고 쓰라.’고 섭산삼을 설명하고 있다. 섭산삼은 더덕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좋아할 간식으로 꿀에 찍어 먹으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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