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 피는 한중 우정의 꽃
<잃어버린 30년> 국민가수 설운도
이번엔 중국군 유해송환 때맞춰 <귀향> 자작곡 노래… 중국인 심금 울려
중국 청년가수 金波가 <귀향>을 중국어로 노래한다
귀향
(작사•작곡 설운도)
일어나 어서 고향으로 가자
어머님이 널 기다리신다
60년 세월 오직 자식 위해
자나깨나 눈물 지신다
얼마나 힘들었니
얼마나 괴로웠니
차디찬 그곳에서
가슴치며 울었겠니
아들아, 내 아들아!
이제 그만 집으로 가자
오랜 세월 엄마품이
얼마나 그리웠겠니
한국가수 설운도와 중국 가수 김파(金波)가 중국인민지원군 유해송환 관련 노래《귀향》을 함께 불러 가요계에 한중 우정의 꽃이 피었다.
“일어나 어서 가자 고향으로 가자 어머님이 널 기다린다, 60년 세월 오직 자식 위해 자나깨나 눈물 지신다”로 시작되는 노래 《귀향》은 설운도가 중국인민지원군 유해송환을 계기로 지난 8월 발표한 곡이다. 정전 이후 한국땅에 60년 넘게 묻혀 있었던 중국인민지원군 영혼들이 어머님의 손에 이끌려 고향으로 돌아가는 간절한 바람을 담고 있는 가사내용은 중국어로 번역되어 중국 청년가수 김파金波에 의해 불리워져, 또한번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 노래가 한중간의 우정이 더 다져지고 역사의 아픔이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그런 역할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다”라고 말한 설운도씨는 이 노래 작곡 시 멜로디를 트로트쪽보다는 중국풍이 많이 들어가도록 곡을 달았다고 밝혔다.
이 노래가 중국인들에게도 많이 불러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설운도는 연변대학교 남희철 교수에게 의뢰해 중국 가수를 물색한 결과, 중국 1류 청년가수인 김파金波를 주선받게 되었다. 김파 가수 역시 이 노래를 듣고 정말 마음에 든다고 하면서 “꼭 부르겠다. 녹음준비도 다 되였다”고 기별해왔다는 소식을 지난 12월 20일 길림신문이 전했다.
•<귀향>은 빅히트작 <잃어버린 30년> 후속곡
설운도의 원명은 이영춘, 아버지 사업실패로 불우한 청년시기를 보내야했지만 1982년 KBS신인탄생에 도전 5주 연속 우승을 하면서 가수로 데뷔해 국민가수로 성장하였다.
데뷔 당시 한국사회는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KBS TV가 주관한 남북이산가족찾기 운동이 국민운동으로 확대되던 때였다. 이 당시 무명가수였던 설운도는 KBS 방송 〈이산가족 -지금도 이런 아픔이> 란 프로를 보고 트롯트풍 <잃어버린 30년(박건우 작사/남국인 작곡)>을 발표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그리웠던 삼십 년 세월’로 시작되는 <잃어버린 30년>은 6.25 전쟁의 상흔으로 뿔뿔히 흩어져 사는 가족의 만남을 애절하게 바라는 마음을 잘 표현한 노래로 KBS가 이산가족찾기운동 주제곡으로 불려 4천만 국민들의 가슴을 울렸던 노래였다.
이런 배경을 갖고 있는 설운도가 중국인민군 영혼을 위로하는 《귀향》 노래를 부르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이다.
설운도는 1988년 12월 국내 가수 최초로 중국동포들의 초청을 받아 연변에서 단독공연을 갖고, 고국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곡을 들려주고 테이프 5천여개를 나누어주기도 하였다.
▶ 귀향 노래에 대한 중국 현지 반응
길림신문은 지난 12월 20일 설운도 노래 <귀향>에 대한 중국 현지인들의 반응을 전했다.
중국인민지원군 전사로 참전했던 유명한 조선족 시인 김철 선생은 기고문을 통해 “세월이 흘러 그때 적대관계이였던 중한 두 나라도 지금은 친구가 되였다”며 “한때 결사전을 했던 원쑤였지만 알뜰히 묘지를 가꾸어주고 땅속에 누워있는 지원군전사들더러 어서 일어나 고향의 어머니품속으로 돌아가라고 추모의 노래를 지어 불러준 한국인들이 보여준 인도주의정신에 감동된다”고 밝혔다.
훈춘의 한 열사자녀는 “듣는 동안 지원군으로 나가 희생된 아버지가 더더욱 그리워 내내 눈물만 나고 내내 그 아들이 돌아오기만 기다리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나서 더욱 슬프네요”라고 말하고, “눈물 없이 들을수 없는 애잔한 노래가 내 마음을 적셔줍니다. 앞으로 이 세상 모든 어머님들과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이들의 뜻을 담아 중한 우의가 더 깊어지고 동북아 나아가 지구촌에 화해와 합작, 평화와 발전이 영원하기를 바랍니다”고 쓴 연길시 거주 네티즌의 글을 전했다.
☞중국인민군 유해송환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에는 세계에서 유일한 적군묘지가 있다. 정부가 제네바협정 정신에 입각하여 1996년7월 6천99㎡의 부지에 적군 묘역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중국군 362기와 이북의 인민군 718기가 묻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6월 국빈 방중시 유해송환을 언급한 뒤, 양국 실무진이 구성되어 지난 7월부터 유해 굴토작업이 본격화되었다. 중국정부는 유해 360구를 송환할 계획이다.
@동포세계신문(友好网報) 제307호 2013년 12월 27일 발행 동포세계신문 제307호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