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앞서 포스팅했던 합격지의 수기입니다.
보낸사람: ****@gmail.com>
받는사람: koabels <koa-bels@hanmail.net>
날짜: 25.04.10 12:48 GMT +0900
제목: Re: 로스쿨 합격과 준비상황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안그래도 소식 업데이트 전해드리려던 참이었는데 메일 주셔서 감사합니다.
1. 합격 현황은
- UCLA 합격 / 장학금 20,000불
- USC 합격 / 장학금 19,000불
- Boston University 합격 / 장학금 25,000불
- Cornell 합격
합격한 모든 학교는 디포짓 데드라인이 15일입니다.
2. 코아벨스 성적표 업데이트를 하려고 합니다.
총 세과목 브리프를 완성해서 곧 제출하겠습니다.
3.
한군데에는 디포짓을 넣어야 하는데,
UCLA와 Cornell 중 어느 곳을 해야 할까요?
애초에 서부 보다는 동부로 진학하려고 했었는데, 막상 Cornell이 다소 외진 곳에 있다고 하니 고민이 됩니다.
장학금이나 학교 랭킹 같은 걸 고려하면 UCLA로 해야하나 싶기도 하구요.
변호사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미국 LLM과정에 지원하여 몇 군데 학교로부터 합격통지 및 장학금 오퍼를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법대 졸업 후 로스쿨에 진학하여 변호사자격증을 따고 이후 약 6년간 법무법인에서 송무를 해오던 중, 전문분야에 관한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느껴 법학전문박사과정을 밟았습니다. 과정을 수료 후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의 연구 주제에 관한 자료가 국내에는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평소 느끼고 있었던 국내 송무시장의 한계를 좀 벗어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해져, 미국 유학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옵션이 있었지만 변호사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저의 상황에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LLM과정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이 과정에 지원하고자 마음먹었습니다. LLM과정은 보통 유학에 필요한 GRE나 JD과정에 필요한 LSAT 점수가 불필요했고, 오로지 토플 등 공인영어시험점수와 이력서,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의 서류만 준비하면 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간단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준비에 착수하니 생각보다 구체적인 정보들이 없어서 곧 막막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느 대학에 지원하면 좋을지, 필요한 서류들은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전체적인 프로세스는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지원은 어디서 어떻게 하는 것인지 등, 감이 잡히지 않는 문제들 투성이었습니다. LLM과정은 대체로 대형 로펌이나 법원, 검찰, 대기업 등에서 유학을 지원해주는 형태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진학 관련 정보가 내부에서만 알음알음 공유되고 있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저처럼 회사의 지원 없이 개인적으로 준비해서 가는 경우를 주변에서 본 적도 없었기에, 이렇게는 갈 수 없게 되는 것 아닌지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웹에서 이런저런 정보를 검색 중에 코아벨스를 알게 되었고, 카페에 공개되어 있는 교수님과 연구생분들의 글을 며칠간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코아벨스에서는 그저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진학 이후 수업에 참여하고, 미국 바 시험에 합격하며, 이후 현지에서 일할 기회를 잡는 것까지 멀리 바라보고 미국법을 제대로 공부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진학 정보만을 찾고 있었던 저는 뭔가 놓치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미국법 공부를 어떻게 하면 되는지 더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바 시험 준비를 도와주는 여러 업체들이 있었지만, 코아벨스는 미국 대법원 판례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미국법을 공부하는 요령을 체득하게 한다는 점에서 독특했고, 이런 접근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바로 상담을 신청했고, 교수님과 1시간 가량 화상으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저의 이력과 경력을 보시고 탑 14 로스쿨에 지원할 것을 추천해주셨고, 앞으로 지원과정을 어떻게 진행해나가면 되는지 타임라인별로 매우 구체적으로 안내해주셨습니다. 상담 후에는 바로 일종의 미국 로스쿨 사용설명서인 ‘ACING’책을 읽은 후 가족법 판례부터 공부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모르는 단어나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의 문장이 나오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였고, 미국법 체계를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판례를 읽어나간다는 것이 가장 답답했습니다. 우리나라 판례는 대체로 관련 법령을 법원으로 하여 이를 해석하고 사안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여기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더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판례를 읽는 것만 해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드는데, 읽고 나서 브리프를 작성하고 동영상 강의까지 보고 나면 진이 빠졌습니다. 이 과정을 일과 병행하며 중간중간 토플 시험 준비까지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
그러나 공부한 판례가 쌓여갈수록 조금씩 판례 구조와 서술 특성, 반복되는 법률 용어 등에 익숙해지고 읽는 요령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법전 없이도 판례에서 전개하고 있는 논리를 따라가는 것 자체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한국법의 지식을 이용하여 내용을 유추해서 이해하는 흥미로운 경험도 하게 되었습니다. 판례를 읽고 브리프를 작성하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 독해와 작문 연습도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가족법 한 과목을 끝내기까지, 중간중간 공부를 못했던 날도 많았기에 몇 달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치르게 된 첫 시험, 케이스 문제를 받아들고 다시 판례를 읽던 첫날에 느꼈던 막막함을 느꼈습니다. IRAC 구조에 따라 답을 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답안지를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관련 케이스나 보통법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이를 답안에는 어떻게 어느 수준까지 서술해야 하는지 등 모르겠는 것 투성이었습니다. 결국 교수님께 도움을 요청하여 팁을 얻었지만, 결국은 제가 직접 부딪혀가며 알아내야 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크고 작은 좌절과 스트레스를 겪었지만, 이걸 미국에 가서 학기가 시작하고 겪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보면 미리 겪어서 정말 다행인 일이었습니다. 시행착오가 의미없지는 않았는지, 두번째 시험, 세번째 시험으로 갈수록 덜 힘들고 덜 어려워졌습니다. 이윽고 지원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가장 먼저 제가 다녔던 모든 학교들에 성적표 송부를 요청하여 LSAC에 접수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자기소개서 최종 수정본을 각 학교에 제출할 때마다 그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학교의 특성이나 학풍, 개설된 수업, 과외활동 등을 찾아보고 그에 맞게 최적화된 버전으로 수정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박사과정 지도교수님과 선배 변호사님, 그리고 코아벨스 교수님께 추천서를 받아서 함께 제출하고, 그동안 이수했던 과목들에 대한 코아벨스 성적표도 제출하였습니다. 미국 대학은 우리와는 다르게 지원기간도 길고 합격자 발표도 날짜가 정해져있지 않으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추가로 자료를 계속 제출할 수 있는데, 지원 프로세스가 유연하다는 점은 좋지만 한편으로는 입시가 몇 달 동안이나 계속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현재 저는 4개의 학교로부터 입학 통지를 받고, 그 중 3개의 학교로부터 부분 장학금 수혜 오퍼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2개 학교의 대기명단에 올라 합격 통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회사의 지원을 받는 응시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습니다. 수기를 작성하며 돌이켜보니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과정이었고, 때마다 코아벨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무언가 고민이 되거나 어려움이 있을 때, 교수님께 메일을 드리면 언제든 성심성의껏 답변을 주셨고, 또 진심어린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유학 가는 것이 저의 인생에서 그렇게 절체절명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막상 중간중간 작아지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코아벨스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 입학 통지만 받았을 뿐 본격적인 과정은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해오던 대로 부딪혀보고 요령을 체득하고 하다보면 학교 수업도 따라가고, 바 시험도 보고, 기회가 닿으면 현지에서 일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감히 해봅니다. 그 길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저와 비슷한 고민과 비전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도전해 보시는 걸 추천드리며, 언젠가 삶의 궤적이 겹치는 동료로 만나 서로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
첫댓글 소중한 후기,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