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인심은 정말정말~~후합니다.
울 집에도 배추가 남아 있는데 아지매들이 한 다라를 머리에 이고 오셔서
던지듯 주고 가시고
아직 밭에 남아 있던 배추를 경운기에 한가득 뽑아가던 동네 아재는
경운기를 비탈진 길에 세우고 배추 몇 포기를 또 내려 주십니다.
그러다보니 맨날 배추반찬이 밥상에 오릅니다.
배추나물,배추전,배추겉절이,배추들기름구이,배추된장국,배추전골.....
그래도 물리지 않고 맛있습니다.
배추에 사포닌성분이 참 많아요.
그래서 입에 착착 감기는 것 같습니다.
배추의 성분이 좋아서 하동녹차연구소에서는 배추에 대한 연구를 따로 하고 있다네요.
서울에서 공부하는 딸이 며칠 집에 있으려고 왔습니다.
1월부터 대학원 수강을 해야해서 많은 시간이 없답니다.
얼마전 부터 자취를 하는데 애가 입맛이 까다로워서 일일이 반찬을 해 먹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기숙사 생활만 7년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집밥을 좋아하고 엄마 손맛을 좋아합니다.
엄마 배추겉절이는 특별하다며 배우고 싶다고 하길래 아침에도 배추겉절이를 했습니다.
겉절이의 묘미는 후다닥과 대충이죠~~
<배추겉절이>
준비물 : 속배추 한 통, 마른밤채, 새우젓,멸치액젓, 게장간장, 잣,해바라기씨,고춧가루,생강청,통깨
(재료가 마땅찮으면 나중에라도 한 가지씩 준비해 두시면 좋을 듯 합니다)

늘 이렇게 배추겉절이를 해먹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우울증 해소에
고소한 견과류 배추겉절이도 좋습니다.
그리고 아직 딸래미 입맛이 애기 같아서 매운 맛만 감도는 것보다
깊은 맛을 좋아하는 까다로운 아이라 요구 조건을 들어 주기로 한 것이랍니다.
저는 늘 온갖 견과류를 저온창고에 몇 킬로씩 저장해 둡니다.
시골이라 견과류를 사는 곳도 여의치 않고 바빠서 5일장을 따박따박 보기도 힘들답니다.
어지간한 것은 자급자족하구요.
바쁠 때 냉장고를 뒤적여서 즉석 음식을 하는데도 유용합니다.
또 놉들(일도와 주시는 분들) 새참과 간식에도 유용하게 활용을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견과류를 갈아서 국수도 말아 드리고 반찬도 해 드리려면 몇 킬로씩 저장해도 금방 없어집니다.

이번 배추겉절이는 견과류가 들어가는 고소한 겉절이입니다.
자취비를 아낀다고 고기를 잘 사먹지 못하는 딸래미에게 단백질섭취에도 비타민섭취에도 좋을 것 같네요.
뒷쪽 왼쪽부터 준비물은 생강청, 통참깨, 해바라기씨,마른 밤채,
앞쪽 왼쪽부터 간장게장 먹고 남은 국물, 새우젓, 멸치액젓, 잣입니다.
제가 늘 그릇에 담아서 비율을 재는 것이 아닙니다.
딸래미가 깐깐해서 정확하게 가르쳐 주지 않으면 잔소리가 폭발합니다.
저야 손이 저울이라 늘 대충대충하죠.
여기서 제가 간장게장 먹고 남은 국물을 버리지 않고 겉절이나 조림에 사용하는 이유는
감칠맛으로는 최고거든요.
녹차소스에 담근 게장은 매운고추와 마늘,생강즙이 듬뿍 들어가니 게맛과 어우러진 국물이 끝내 준답니다.
특히 겉절에는 더 맛을 돋워 준답니다.
녹차소스는 7~8가지의 효소가 들어 갔기 때문에 단맛도 돌구요.

배추겉절이를 할 때 배추를 생으로 하면 물기도 많이 생기고 겉절이가 너무 심심하답니다.
자칫 무슨 맛인지 잘 모를 수가 있지요.
그렇다고 배추를 절여 버리면 배추김치처럼 되어 버려서 아삭한 맛이 없답니다.
핫팁~~~
반으로 자른 배추줄기 부분에 소금을 살살 뿌리고
그 위에 뜨건 물을 배추부피와 같은 양을 부어 주세요.
줄기부분에 부어 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배추도 아삭하고 약간의 소금간이 되어서 양념하고도 잘 어우러지거든요.

배추에 뜨건 물을 부은 상태에서 배추를 먹기 좋게 손으로 찢어 주세요.
시간은 5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숨도 죽고 배추의 아삭함도 살고 간도 딱 맞구요~~
배추를 잘 찢어서 두 번 정도 헹궈서 물기를 빼 두세요.

배추 물기를 빼는 사이 양념을 합니다.
견과류와 액젓들을 넣구요.
저는 마늘도 넣지 않구요,대파도 패스,무우도 패스,당근도 패스~~~
마늘이나 기타 미나리 등을 넣지 않습니다.
겉절이는 우당탕탕 해 먹어야 제 맛인데
이것 다듬어 씻고 썰고 하다보면 반김장이 되어 버리고 복잡하죠.
순수한 배추맛과 고소한 맛으로 짧은 시간에 후다닥~~그게 겉절이죠~~

적당량의 고춧가루를 넣습니다.
배추 한 통에 고춧가루는 밥 한 공기 정도도 됩니다.
양념에 국물이 부족하네요.
이럴 때는 액젓을 더 넣던지 물과 소금을 더 넣으시면서 간을 맞추세요.

저는 멸치액젓과 물,소금을 첨가하여 양념이 부드럽게 됐습니다.

물기가 다 빠진 배추입니다.
먹을 만큼만 양념과 배추를 버무려 주세요.
남은 양념과 배추는 따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그 때 그 때 버무려 드세요.
며칠은 먹을만 하답니다.

잣도 보이고 통깨도 보이고 밤채도 보이고 해바라기씨도 보이고요~~
비주얼만 좋은 것이 아니랍니다.
맛도 좋습니다.
견과류는 맘껏 넣어도 씹히는 맛이 거북하지 않습니다.
음..."산만한 보쌈김치"라고나 할까요?ㅎㅎㅎ
잣 때문인지 보쌈김치맛이 납니다.
여러 가지 재료가 없거든 아무 젓갈 한 가지와 잣하고 해바라기씨만 넣어서
겉절이를 해 보세요.어렵지 않아요~~
그 맛도 상당히 좋아요.
연말에 고기를 싸서 드시면 만찬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든 분 행복하세요.
차농사 짓는 컨츄리녀의 http://blog.daum.net/mindeolr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