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0 총선거는 다른 때 총선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전 총선들도 대부분 정권의 중간선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아니였습니다. 너무도 쌓인 문제가 많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대선때도 그런 소리가 나왔습니다. 양당 대선주자들 그리고 가족들이 이런 저런 문제에 얽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의혹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다른 대선때도 네가티브성격의 별별 의혹들이 나왔지만 지난 대선은 유독 그런 성향이 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선후가 더 문제라는 말들을 했었습니다. 의혹이 해소가 안된 상태에 한쪽은 승자가 되고 한쪽은 패자가 되는데 어떻게 공정한 룰로 의혹을 조사하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년후 찾아온 것이 바로 이번 총선입니다. 당연히 2년전 그 의혹에다 새로이 드러나는 이런 저런 의혹이 제기되지만 한쪽은 혐의가 없다는 주장이고 한쪽은 그 혐의를 묻어버리는데 어떻게 의혹이 밝혀지겠냐는 것입니다. 한쪽은 정책 유지를 이루도록 힘을 실어다라는 것이고, 한쪽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실정이 이뤄졌는데 이제라도 바로잡도록 심판하자는 것 아닙니까.
총선후에 갈라진 민심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정말 엄청난 대 과제로 등장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현안이 될 것은 바로 경제적 상황입니다. 이번 총선이후가 더욱 힘들 것이다라는 예측은 이미 일반화되었습니다. 그냥 지표로 봐도 좋은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유래가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제일 먼저 등장하는 것이 각 당에서 쏟아놓은 각종 공약입니다. 한국 정치인들의 공약은 말하는데 의미가 있지 지키는데 의미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 드러난 공약을 이행하려면 정말 엄청난 재정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각 당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뿐 아니라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대통령이 주재한 민생토론회에서 나온 약속만도 지키기 위해 수십조원이 들어갈 형편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걱정은 바로 유가입니다. 국제 유가 상승 영향으로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2주 연속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리터당 11원이 오른 1728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뉴욕 유가도 6 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가 상승은 앞으로 더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립양상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인한 것입니다.실제로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해 보복 공습을 강행할 경우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중동 전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동발 정세 불안속에 브렌트유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1백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유가속에 고금리도 단시일안에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미국 연준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금리 인하는 연말까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입장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는 것에 엄청난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판단을 유보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금리 인하 인상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총선에 미치는 영향도 대단하기 때문입니다.
고물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정부가 긴급하게 물량을 투입해서 조금 상승폭을 낮추고 있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할 수만은 없는 실정입니다. 시장에 맞기지 않고 인위적인 개입은 그 효과가 단시일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한국 기업들의 사정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이 수입을 줄이니 대중 수출이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지만 중국에 비할 것이 못됩니다. 기업들은 매출이 줄어드니 긴축경영에 나설 수밖에 없고 자연히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내들고 있습니다. 임금 인상은 말도 꺼낼 수 없습니다. 직장에서 쫓겨나는 판에 무슨 임금 인상입니까. 그러니 서민들의 지갑은 갈수록 얇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장기화하는 추세속에 원화 가치 하락으로 대표되는 고환율까지 심화되는 분위기입니다.연초 일시적인 수출경기 호조와 외국인 투자자의 '바이코리아' 등으로 달러화가 순유입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반대로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강달러 때문에 1달러에 1,350원선까지 급등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1,300원대 환율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수입물가 상승을 통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3고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상반기 총선을 앞두고 정책역량을 풀가동했던 정부는 새로운 어려운 환경에 놓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총선후에 정부는 힘든 과제들을 대거 떠앉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정부는 민생 경기를 상반기에 정상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에 총력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정부의 경제 정책 상황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당연히 하반기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공공요금을 대거 동결했지만 총선후에도 그렇게 하기 힘들 것입니다. 전력요금과 유류세 인하 조치 등이 바로 대표적입니다.
게다가 더욱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기업 부채 그리고 재정적자는 총선후의 상황을 결코 긍정적으로 볼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니 더욱 어려운 난국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미 오래전부터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혼돈에 혼돈을 거듭하는 부동산도 그렇습니다. 건설회사들이 총선후에 상당히 더욱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고 덩달아 제2은행권도 아주 힘든 상황을 만날 것이라는 예측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힘든 날들이 예상됩니다.최근 세계 각국 선거에서 경제가 선거의 향방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024년 4월 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