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6일 사순 제1주일
-조재형 신부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중국에서 시작되었던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강력한 힘으로 전 세계를 떨게 만들었습니다. 저 역시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홍보와 강의는 저의 원의와는 상관없이 모두 취소되었습니다. 교회도 문을 닫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비 오는 날 저녁 바티칸 광장에서 홀로 기도하였습니다. 물질 만능주의에 푹 빠져서 하느님을 멀리했던 우리들의 삶을 반성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될 수 있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저의 모친도 2020년 9월 10일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한국에 가지 못하고, 뉴욕에 머물면서 어머니를 위해서 기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With Corona'라는 말을 할 정도로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백신이 개발되었고, 치료약도 나왔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로나에 한 번씩은 걸렸기에 면역력도 생겼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초창기에 한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대처했습니다. '드라이브 스루우(Drive Through)'라는 신속하고 안전한 검사를 개발했습니다.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자발적으로 코로나 확진지역으로 찾아가서 헌신적으로 환자들을 돌보았습니다. 한국은 ‘검사(Test), 추적(Trace), 치료(Treat)'라는 방식으로 코로나의 확산을 막아내는 모범을 보여 주었습니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조심할 필요는 있지만 그것을 두려워하거나 무서워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인류는 이전에도 많은 ’역병‘을 이겨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우리의 삶이 지나치게 바쁘고 분주했다는 것도 알려주었습니다.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으니, 오염되었던 대기가 깨끗해 졌습니다.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으니 자연은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다시 오는 것을 바라지는 않지만 설사 다시 찾아온다고 해도 우리는 다시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마치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우리에게 찾아오는 ‘유혹’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유혹은 무증상으로 찾아오기도 하고, 유혹은 달콤한 과일처럼 찾아오기도 하고, 유혹은 사막의 신기루처럼 찾아오기도 합니다. 마치 나방이 불 속으로 날아들 듯이 우리는 유혹이라는 강렬한 불 속으로 뛰어들기도 합니다.
오늘 제1독서는 인류에게 첫 번째로 찾아왔던 유혹을 전해 줍니다. 그것은 ‘교만’입니다. 하느님과 같아 질 것이라는 교만은 인류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원죄’라고 합니다. 교만한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합니다. 교만한 사람은 이웃의 공로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교만한 사람은 박수칠 때 떠날 줄을 모릅니다. 교만한 사람은 차별과 편견으로 가난하고, 병든 사람을 무시하고, 외면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교만의 위험성을 잘 아셨기에 언제나 ‘겸손’을 말씀하셨습니다. 가장 겸손한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제자들에게도 겸손을 말씀하셨습니다. 발을 씻어주시면서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40일 동안 단식하셨던 예수님께 찾아온 3가지 유혹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재물에 대한 유혹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가는 것이 더 쉽다고 하셨습니다. 재물을 창고에 가득 쌓아 놓은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재물에 대한 유혹은 너무도 달콤하기에 우리는 스스로 그 유혹을 찾아가기도 합니다. 재물과 하느님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하느님의 의로움과 하느님의 거룩함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두 번째는 위선에 대한 유혹입니다. 거짓은 또 다른 거짓을 잉태하기 마련입니다.
동생을 죽이는 죄를 범했던 카인은 하느님께서 ‘네 동생 아벨은 어디에 있느냐?’라고 물었을 때 ‘제가 동생을 지키는 사람입니까?’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시험하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바리사이들의 위선과 가식도 비난하셨습니다. 세 번째는 권력에 대한 유혹입니다. 완장을 차면 사람이 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다 시킨다는 말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섬겨야 할 분은 오직 하느님이시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으로 ‘교만, 재물, 위선, 권력’에 대한 유혹을 이겨내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성경에 이렇게도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미주가톨릭평화신문/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