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기쁨 채집
‘기쁨 채집’
언론인이자 방송인이며 저술가이기도 한 유인경 작가가 또 책 한 권을 펴냈는데, 그 책의 제목이 그랬다.
나와의 오랜 인연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예쁜 그 책 제목에 마음이 이끌려서, 인터넷 주문으로 그 책 한 권을 구입했다.
그 제목처럼, 일상에서의 소소한 기쁨들을 담은 책이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일상에서 소소한 기쁨들을 찾고는 한다.
법무사사무소를 운영하면서 몇 푼의 돈을 버는 것도 기쁨이고, 재미있는 영화 한 편 보는 것도 기쁨이고,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도 기쁨이고,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기쁨이고, 친구들과 어울려 권커니 잣거니 술 한 잔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도 기쁨이다.
기쁨에도 맛이 있다.
내 국민학교 중학교 동기동창인 안휘덕 친구가 띄운 청국장을 반찬으로 흰 쌀밥 한 그릇 먹는 그 맛만 한 기쁨도 없다.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보면,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내게 기쁨을 주는 요소들임을 금방 알 수 있다.
그 요소들은 안 놓치고 가슴에 주워 담는 것, 그곳이 곧 기쁨 채집이다.
2020년 1월 8일 수요일인 바로 어제도 나는 기쁨 채집을 했었다.
그것도 고향땅 문경으로 달려가 채집한 기쁨이었다.
이날 오후 6시, 문경시내 ‘부자집 식당’이 바로 그 기쁨 채집의 현장이었다.
2020년 새해 들어 우리들 점촌초등학교 8회 동기동창 친구들의 신년회 모임이 있는 자리였다.
모여든 친구들의 얼굴에는 건강미가 넘쳐나고 있었다.
일흔 중반으로 치닫는 나이들은 그저 숫자였을 뿐이었다.
권커니 잣거니 술잔도 무수히 오갔고, 쌓이고 쌓였던 이야기보따리들도 툭 털어내놨다.
거친 듯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도, 따뜻한 우정의 꽃이 피고 있었다.
술에 취하고, 우정에 취하면서, 밤은 깊어지고 있었다.
벽 책의 글귀 하나가, 그 밤의 내 마음을 대신해 주고 있었다.
곧 이런 글귀였다.
‘날마다 행복을 나누어요.’
첫댓글 자주 만나서 우정을 쌓고
나이가 들어서 친구를 자주 만나야지 없는 우정도 생긴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