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가격 인상론이 솔솔 불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국민 건강 염려 차원이라지만, 실제로는 세수 확보를 위해서라는 말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담배 가격 세계 1위는 호주로, 소매가 기준 한 갑에 3만6천원입니다. 우리나라의 8배 수준이지요. 한 갑에 4,500원 하는 우리나라는 세계 57위 수준이고, OECD에서 5번째로 낮으며, WHO는 한국의 담배값을 50% 올릴 것을 권고했고, 정부는 8천원으로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식적으론 부인하고 있지만... 담배가격은 94년 1,000원에서 수차 상승하여 '04년 2,500원, '14년 말 4,500원으로 올랐습니다. 담배가격 10년 주기 인상설이 힘을 받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담배 판매량은 '14년 상반기 20억4천만갑이었고 그에 따른 세금이 3조2천억원이었답니다. ‘15년 1월 담배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리며 소비가 급감하여, 당해년도 상반기에 14억6천만갑이 팔렸고 세수는 증가한 4조4천억원이었지만, '16년 17억8천만갑으로 반등 후 소폭 증감을 거듭하여 '23년에는 17억7천만갑이 팔렸고, 세수는 5조7천억원이었답니다. 주세가 ’20년 기준 3조원이었던 걸 비교해보면 담배세가 얼마나 큰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 인상이 소비에 주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는 반증도 될 겁니다.
저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담배를 배웠습니다. 맛을 알아서가 아니라 멋으로...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지만, 당시에는 길거리를 걸으며, 버스 안에서도, 식당, 사무실, 심지어 비행기 안에서도 흡연이 허용되었습니다. 저는 담배를 피면 머리가 어질하여 폼으로 하루 몇 대 피는데 불과했지만, 친구들과 술집에서 개똥철학을 주고받을 때는 꽤 많이 피웠던 것도 같습니다. 논산훈련소에서 힘든 훈련 중간에 조교의 구령, “담배 일발 장전”은 휴식 시간의 시작을 알려주는 꿀맛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담배가 주는 역한 냄새가 싫고,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되면서 자연스레 담배를 끊게 되었습니다. 언제 끊었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한 이십여 년은 족히 되는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술을 사랑하는 제게, 과음 다음 날 머리가 안 아프고 속이 따갑지 않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타르, 니코틴 등 담배에 함유된 4,000여 가지 독성물질이 흡연 시 각종 화학작용을 일으켜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경고는 일반상식이고, 흡연으로 생길 수 있는 질병은 10여 가지 암을 비롯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데 상당수가 동의합니다. 그래서 흡연자는 집에서도 밖에서도 괄시 대상이 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담배 예찬론’을 펼치는 애연가들은 흡연이 작업능률과 인지능력 및 기억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 집중력 강화, 진정 효과 등의 효용성이 있다고 강변하기도 합니다.
담배의 원산지는 아메리카이고, 유럽에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는 콜럼부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이후라고 합니다. 당시 남미 원주민들은 담배를 신성시하여 종교행사 때 담배를 피우는 의식을 행했다고 하지요. 우리나라에는 포르투갈을 통해 일본을 거쳐 들어왔다는 게 정설입니다. 담배가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급격히 전파되어 남녀노소, 양천 구분이 없었다지요, 하멜표류기에 '조선에서는 담배를 네댓 살부터 피우기 시작한다. 남자나 여자를 막론하고 누구나 피워댄다'는 기록도 있을 정도랍니다. 담배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은 국내 문헌의 기록을 종합해보면 약 400여 년 전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유입 후 단기간에 인기가 폭발하였고 명칭도 다양했다고 합니다. 남쪽에서 왔다고 남초, 근심을 잊게 해준다 하여 망우초, 심심할 때 무료를 달래준다 하여 심심초, 차처럼 피로를 해소시켜 준다하여 연다, 한 번 맛을 보면 평생 잊을 수 없다하여 상사초, 신비한 약효가 있다 하여 남령초, 술처럼 사람을 취하게 한다 하여 연주 등 낭만적 요소가 가미된 다양한 별호들로도 불렸답니다. 학창시절, 술친구와 단골식당에서 헤르만 헤세의 ‘향토’를 읽으며 술 예찬을 음미하던 중, 담배에 여송연-나그네 旅, 기릴 頌, 담배 煙-이란 별칭을 붙였던 기억도 아스라합니다. 공초 오상순은 ‘나와 시와 담배’란 시에서 ‘나와 시와 담배는/이음동곡의 삼위일체/나와 내 시혼은/곤곤히 샘솟는 연기/끝없이 곡선의 선율을 타고/영원히 푸른 하늘 품속으로 /각각 물들어 스며든다’며 담배를 예찬했습니다. 소설가 김동인도 “생각이 막혔을 때에 한 모금의 연초는 막힌 생각을 트게 하고 근심이 있을 때에 한 모금 흡연은 그 근심을 반감케 한다. 권태를 느낄 때에 한 모금 흡연은 그 능률을 올리게 한다. 피곤할 때에 한 모금 흡연은 그 피곤을 사라지게 한다. 더울 때의 흡연은 그에게 양미를 주고 추울 때의 흡연은 온미를 주고 우중에 떠오르는 연초 연기는 시인에게 시를 줄 것이며 암중 연초는 공상가에게 철리를 줄 것이며 꼽아내려 가자면 연초의 효용이라는 점은 수없이 많고 또 이 많은 조건이 결합해 인체에 끼치는 좋은 영향은 능히 사람의 수명에까지 좋은 결과를 줄 터이니, 연초는 가히 예찬할 자이지 금할 자가 아니다”며 담배의 ‘백리무해론’을 주창하기도 했습니다.
담배는 기호식품의 하나입니다. 강제로 하라 마라 할 건 아닙니다. 담배에 붙는 세금이 73.8%이니 흡연자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바도 큽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아직도 길거리를 활보하며 담배연기를 뿜어 주변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다 피운 담배꽁초를 도로 위에, 하수구 구멍에 던져 넣는 몰상식한 이들도 수시로 보게 됩니다. 이런 행위만 조심한다면,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끽연을 즐길 권리도 보호되어야 하겠지요.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와 “담배를 피던 중에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 같은 담배를 피우는 행위에 대한 답변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우리 삶도 이와 같이 지혜롭게... 다만, 말장난은 말고!
미세먼지 나쁨, 황사 기승의 날씨에도 대구수목원의 대기는 천만 그루 넘는 나무의 자정 작용 덕분에 정화된 듯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연둣빛이 더욱 빛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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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새순의 연둣빛은 흐린 날에도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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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는 겹벚꽃의 화사함에 빠져보는 재미도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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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모셔 온 글)====================
신자 두 명이 기도를 드리러 갔습니다.
한 사람이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될까?”라고 묻자
다른 사람이 “신부님께 여쭤 보자”라고 했습니다.
한 사람이 먼저 신부님께 가서 물었습니다.
“신부님,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그러자 신부는 정색을 하며 대답했습니다.
“안됩니다. 기도는 신과 나누는 엄숙한 대화인데 담배라뇨?”
다른 사람이 질문이 틀렸다며 다시 질문하러 갔습니다.
“신부님, 담배를 피던 중에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
그러자 신부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형제님, 기도는 때와 장소가 없습니다.
신께서는 언제든지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계시니까요.“
-----'시크릿-하루 한마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