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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思 (250 ? ~ 305?. 西晉. 文學家. 字 太沖. 山東省 臨淄 사람)
(1) 嬌女詩 (사랑스런 딸)
吾家有嬌女 ~ 우리 집 귀염둥이 딸
皎皎頗白晳 ~ 맑디맑은 皮膚 자못 白玉 같다네.
小字爲紈素 ~ 이름은 紈素라 하는 데
口齒自淸歷 ~ 齒牙는 本디 가지런하고
鬢髮覆廣額 ~ 귀 밑 머리는 넓은 이마를 싸고
雙耳似連璧 ~ 두 귀는 나란히 한 雙의 璧玉 같다네.
明朝弄梳臺 ~ 이른 아침에 化粧臺 앞에서 才弄인데
黛眉類掃跡 ~ 눈썹 그린 건 빗자루로 쓴 자국 같고
濃朱衍丹脣 ~ 진紅色 립스틱은 입술에 번져
黃吻瀾漫赤 ~ 노란 입가에 붉은色을 떡칠 하였네.
嬌語若連瑣 ~ 사랑스런 말 자질구레 늘어놓다가도
忿速乃明㦎 ~ 火가 나면 이내 삐쭉 빼쭉하네.
握筆利彤管 ~ 붓을 쥐고도 붉은 대롱을 더 좋아하니
篆刻未期益 ~ 글씨 쓰기 느는 것은 期待할 수 없고
執書愛綈素 ~ 冊을 펴고도 그 緋緞 材質을 더 좋아하며
誦習矜所獲 ~ 익힌 것 외우며 工夫한 걸 자랑한다네.
其姉字惠芳 ~ 그의 언니 이름은 惠芳이라고 하는데
眉目粲如畵 ~ 눈과 눈썹이 그린 듯 鮮明하다네.
輕妝喜樓邊 ~ 窓가에서 옅은 化粧하길 좋아하고
臨鏡忘紡績 ~ 거울 앞에 앉으면 길쌈하는 걸 잊는다네.
擧觶擬京兆 ~ 붓 들어 京兆 尹 夫人 눈썹 본 떠 그리고
立的成復易 ~ 臙脂 곤지 찍었다가 또 고치니
玩弄眉頰間 ~ 눈썹과 뺨 周位에서의 손놀림은
劇兼機杼役 ~ 베틀에서 일 할 때보다 몇 倍는 더 빠르다네.
從容好趙舞 ~ 나긋하게 趙나라 춤추기를 좋아하여
延袖像飛翮 ~ 소매 펼쳐서 나는 새 날개 흉내 내고
上下弦柱際 ~ 거문고의 上下弦과 雁足을 調節할 때는
文史輒卷襞 ~ 文學冊 歷史冊 개켜서 끼워두기 일쑤라네
顧眄屛風畵 ~ 屛風 그림 大充 둘러보고는
如見已指摘 ~ 다 아는 것처럼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誹評하는데
丹靑日塵闇 ~ 彩色은 날이 갈수록 먼지가 쌓여 흐릿해져
明義爲隱賾 ~ 分明한 意味는 曖眛하여 알 길이 없다네.
馳騖翔園林 ~ 동산 숲을 말 달리듯 새 날 듯 내달리고
菓下皆生摘 ~ 처진 가지의 익지 않은 과일 다 따버리며
紅葩掇紫蔕 ~ 붉은 꽃은 보라色 꼭지까지 따기도 하고
萍實驟抵擲 ~ 番番이 과일을 내던지며 논다네.
貪華風雨中 ~ 비바람 속에서도 꽃을 貪내어
倏忽數百適 ~ 瞬息間에 數 百 걸음 忽然히 가며
務躡霜雪戱 ~ 서리와 눈을 밟으며 놀기에 熱中하니
重綦常累積 ~ 들메끈 겹겹이 恒常 눈이 쌓여 있다네.
幷心注肴饌 ~ 한 눈 팔지 않고 맛있는 飮食에 熱中하며
端坐理盤槅 ~ 어쩌다 얌전히 앉아 錚盤에 담긴 과일을 손질하고
翰墨戢閑案 ~ 筆墨은 使用하지 않는 冊床에 내버려 놓은 채
相與數離逖 ~ 두 딸 똑같이 여러 날 동안 내팽개쳐 둔다네.
動爲罏鉦屈 ~ 걸핏하면 장사꾼 鐃鈴 소리에 이끌려
屣履任之適 ~ 신발을 끌면서 따라 나서고
止爲荼菽據 ~ 집에 있을 때는 씀바귀와 콩을 삶으려고 쭈그리고 앉아서
吹噓對鼎䥶 ~ 아궁이에 얼굴을 대고 훅훅 입 바람을 불어대네.
脂膩漫白袖 ~ 기름때 흰 소매에 덕지덕지 얼룩지고
烟熏染阿錫 ~ 그을림은 緋緞옷, 삼베옷에 묻었는데
衣被皆重地 ~ 입은 옷은 모두 겹 천으로 만들어서
難與沉水碧 ~ 물에 담아 빨아도 깨끗해지기 어렵다네.
任其孺子意 ~ 저 녀석들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두었더니
羞受長子責 ~ 어른들의 꾸지람에도 부끄럽게 여기고
瞥聞當與杖 ~ 문득 회초리 맞아야 되겠다는 말을 들으면
掩淚俱向壁 ~ 눈물을 훔치면서 함께 토라져 壁을 向한다네.
(2) 詠史 八首. 1
弱冠弄柔翰 ~ 弱冠에 글을 즐기며
卓犖觀群書 ~ 뛰어난 才주로 萬 卷의 冊을 읽었다.
著論准過秦 ~ 論述은 過秦論에 准하고
(★ 過秦論 ~: 秦나라가 亡한 原因을 밝혀 西漢 文帝에게 政治上의 敎訓으로 삼게 하고자 한 글이다.
秦나라가 天下를 차지한 것은 關中을 占擧한 데에 있었고 天下를 잃은 것은 關中을 믿었던 것과
仁義의 政治를 베풀지 않은 데에 있음을 論하였다)
作賦擬子虛 ~ 賦를 지음에는 子虛賦(司馬相如가 지은 賦. 子虛와 烏有.
있지 않은 일이나 사람을 比喩하는 말이다. ‘子虛’는 ‘非現實的인 말’을 뜻하고,
‘烏有’는 ‘어디 이런 일이 있겠는가?’를 뜻한다)를 따랐다.
邊城苦鳴鏑 ~ 邊方의 城砦에 화살 나는 소리에 괴로웠고
羽檄飛京都 ~ 援軍의 檄文은 서울로 날아들었다.
雖非甲冑士 ~ 비록 甲옷 입은 武士는 아니었지만
疇昔覽穰苴 ~ 지난 날 司馬穰苴 兵法
을배워
(★ 司馬穰苴兵法 ~: 中國 春秋時代 齊나라의 名將 司馬穰苴의
用兵術을 戰國時代에 齊나라 威王이 整理한 兵法書. 一部인 5篇만 傳하고 있다)
長嘯激淸風 ~ 길게 휘파람부니 맑은 바람과 부딪치고.
志若無東吳 ~ 품은 뜻은 東吳 (四代 五十二年間 中國의 三國時代에 存在했던 國家.
首都는 建業 • 只今의 난징, 初代 君主는 孫權)의 孫氏 眼中에도 없었다.
鉛刀貴一割 ~ 무딘 鉛刀도 한 가지 役割에는 貴重하고
夢想騁良圖 ~ 꿈속에서도 좋은 計略 생각하며 달린다.
左眄澄江湘 ~ 왼쪽을 돌아보며 長江과 湘水를 맑게 하고
右盼定羌胡 ~ 오른쪽을 돌아보며 羌胡(西羌族으로 四川省 西部에 살던 種族)를 平定하고자 했으나
功成不受爵 ~ 功은 이룬다 해도 爵位는 받지 않고
長揖歸田廬 ~ 길게 揖하고서 시골집으로 돌아간다.
(3) 詠史 八首. 2
鬱鬱澗底松 ~ 鬱蒼한 소나무 숲 아래 溪谷물 흐르고
離離山上苗 ~ 山 위의 띠싹은 茂盛히 늘어져있는데
以彼徑寸莖 ~ 한 치 두께의 줄기로써
蔭此百尺條 ~ 百 尺의 가지를 덮고 있구나.
世冑躡高位 ~ 門閥의 子息은 高位職을 차지하고
英俊沉下僚 ~ 英俊한 人物은 下位職에 그치는구나.
地勢使之然 ~ 地位나 勢力이 이런 식으로 된
由來非一朝 ~ 由來는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金張借舊業 ~ 金日磾(漢나라 功臣)와 張湯(前漢 中期 官僚)의 後孫들은 옛 功業을 빌려 (磾. 검은돌 제)
七葉珥漢貂 ~ 七 代에 이르도록 벼슬에 漢貂를 꽂았다.
馮公豈不偉 ~ 어찌 馮公이 偉大하지 않았겠냐마는
白首不見招 ~ 白髮이 되어도 벼슬에 나아갈 수 없었도다!
(4) 詠史 八首. 3
吾希段幹木 ~ 내가 尊敬하는 段幹木(魏 文侯 때 隱士)은
偃息藩魏君 ~ 魏 文侯(魏 文侯, ? ~ 紀元前 396年)는, 戰國時代 魏나라의 初代 諸侯이다)
를 保衛하다 물러나 隱居했고
吾慕魯仲連 ~ 내가 仰慕하는 魯仲連(中國 戰國時代 齊나라의 雄辯家.
勇氣와 높은 節槪를 가졌다고 함. 生沒年 未詳)은
談笑卻秦軍 ~ 談笑로 秦나라의 軍隊를 물리쳤다.
當世貴不羈 ~ 貴한 者에게 拘束받지 않은 世上에 處해
遭難能解紛 ~ 患難을 만나 能히 그 근심을 解結하고
功成恥受賞 ~ 功을 이루었으나 賞을 받음을 羞恥라 여겼다.
高節卓不群 ~ 높은 節槪로 무리를 짓지 않고, 뛰어났음에도
臨組不肯絏 ~ 印끈을 받아 허리에 두르기를 拒否했으니
對珪寧肯分 ~ 어찌 官職인들 받아들이겠는가?
連璽曜前庭 ~ 官印을 꼬챙이에 꿰어 朝堂의 앞뜰을 비추니
比之猶浮雲 ~ 마치 하늘의 뜬 구름과 같도다.
(5) 詠史 八首. 4
濟濟京城內 ~ 城안의 집들 櫛比하고
赫赫王侯居 ~ 王侯將相들의 邸宅들 우람하다.
冠蓋蔭四術 ~ 冠帽를 쓴 貴人들이 탄 車馬가 四方의 道路를 덮고
朱輪竟長衢 ~ 붉은 色 바퀴들이 네거리에서 얽혔네.
朝集金張館 ~ 아침에는 金大監과 張大監 宅에 모이고
暮宿許史廬 ~ 저녁 때는 許侯와 高侯의 邸宅에 묶는다.
南鄰擊鍾磬 ~ 南쪽 거리에서는 鍾소리 磬쇠소리 울리고
北裏吹笙竽 ~ 北쪽 거리에서는 笙芋 소리 들려오지만
寂寂揚子宅 ~ 寂寂한 揚雄(中國의 詩人·哲學者.
出生 BC 53경, 四川省 成都. 死亡 AD 18, 山西省 長安) 의 집 앞은
門無卿相輿 ~ 卿相의 가마 보이지 않고
寥寥空宇中 ~ 집안은 쓸쓸하고 空虛하여
所講在玄虛 ~ 太玄經(漢나라의 揚雄이 지은 術數書.
宇宙 萬物의 根原을周易의 陰陽 二元論 代身 始, 中, 終의 三元으로써 說明하고,
여기에 曆法을 더한 冊으로 모두 10卷이다)의 말대로 허무하기만 하다.
言論准宣尼 ~ 言論은 孔子의 말씀을 法則으로 삼고
辭賦擬相如 ~ 辭賦는 司馬相如(中國 前漢時代의 有名한 賦 作家)를 模倣했다.
悠悠百世後 ~ 아득한 百 世代 後에나
英名擅八區 ~ 名聲은 天下에 떨치리라.
(6) 詠史 八首. 5
皓天舒白日 ~ 활짝 하늘은 밝은 해를 펴보이고
靈景耀神州 ~ 太陽의 神靈한 빛 中國에 빛난다.
列宅紫宮裏 ~ 집들은 天子의 宮城 뒤에 이어있고
飛宇若雲浮 ~ 나는 듯한 용마루는 구름 위에 떠있는 듯하다.
峨峨高門內 ~ 높은 담장 안쪽은 높고도 險하고
藹藹皆王侯 ~ 안개 속 높은 樓閣은 모두가 王侯들이 사는 곳이다.
自非攀龍客 ~ 훌륭하고 權勢 있는 사람 아닌데
何爲口來遊 ~ 무슨 구실로 와서 노닐고 있는가.
被褐出閶闔 ~ 賤民의 옷을 입고 宮城을 나와서
高步追許由 ~ 高尙한 걸음걸이로 許由를 追慕한다.
(許由 ~: 古代 中國의 傳說上의 人物<?~?>. 字 武仲.
堯 임금이 王位를 물려주려하였으나 받지 않고 箕山에 들어가에 隱居하였으며,
또 自身을 九州의 長으로 삼으려 하자 그 말을 듣고 自己의 귀가 더러워졌다며
潁水 江 물에 귀를 씻었다고 한다)
振衣千仞岡 ~ 옷자락은 千 길 언덕에 날리고
濯足萬裏流 ~ 萬 里 흐르는 물길에 발을 씻으리라.
(7) 詠史 八首. 6
荊軻飲燕市 ~ 燕京의 市井에서 술마시던 荊軻가
(★ 荊軻 ~: 中國 戰國 末期의 刺客으로 衛나라 사람.
燕나라 太子인 丹의 付託을 받고 秦始皇帝를 暗殺하려 하였으나 失敗하고 죽임을 當하였다)
酒酣氣益震 ~ 醉氣가 돌아 더욱 세차게 일어난 氣運으로
哀歌和漸離 ~ 高漸離(燕나라 사람. 筑의 名手)의 筑에 和答하여 부른 슬픈 노래(易水送別)는
謂若傍無人 ~ 마치 傍若無人하듯 滔滔했다.
雖無壯士節 ~ 壯士의 節操는 없다하나
與世亦殊倫 ~ 一般 世人들과는 亦是 매우 달랐다.
高眄邈四海 ~ 높은 하늘을 우러러보며 世上을 업신여겼으니
豪右何足陳 ~ 豪傑 富豪들인들 足히 對相이 되겠는가?
貴者雖自貴 ~ 비록 스스로를 貴하다 여기는 貴人들이지만
視之若埃塵 ~ 마치 티끌처럼 하찮게 생각했고
賤者雖自賤 ~ 비록 스스로를 賤하다고 여기는 賤民이지만
重之若千鈞 ~ 重하기를 千鈞처럼 무겁게 생각했다.
(8) 詠史 八首. 7
主父宦不達 ~ 四十 平生 벼슬에 나가지 못한 主父偃(前漢 中期의 官僚)은
骨肉還相薄 ~ 骨肉으로부터 冷待를 받았고
買臣困樵采 ~ 나무꾼이 되어 困窮한 處地에 빠진 朱買臣은
(★ 朱買臣 ~: 中國 前漢의 政治家(?~B.C.109). 字는 翁子.
땔나무를 팔아 가며 獨學하여 벼슬이 丞相 將士에 이르렀다.
‘朱買臣 五十富貴’라 하여 大器晩成, 立身出世를 比喩한다)
伉儷不安宅 ~ 夫婦가 居處할 집도 없었다.
陳平無產業 ~ 하는 일 없이 놀고먹던 陳平은 (中國 漢나라의 政治家(?~B.C.178).
漢 高祖를 도와 天下 統一을 이룸)
歸來翳負郭 ~ 城郭을 지붕으로 삼은 허물어진 집에 살았고
長卿還成都 ~ 빈손으로 成都로 逃亡친 司馬相如(中國 前漢時代의 有名한 賦 作家)는
壁立何寥廓 ~ 壁만 붙어있는 집에 살았다.
四賢豈不偉 ~ 이 네 賢人이 어찌 훌륭한 사람이 아니었겠는가?
遺烈光篇籍 ~ 偉大한 業積을 쌓아 歷史冊에 빛나도다.
當其未遇時 ~ 뜻을 얻지 못해 不遇했을 때
憂在填溝壑 ~ 근심일랑은 모두 도랑에 묻어버렸고
英雄有迍邅 ~ 英雄이 苦難을 當하는 일은
由來自古昔 ~ 自古로 옛날부터 由來되었고
何世無奇才 ~ 어찌 世上에 奇才가 없다고만 하겠는가만
遺之在草澤 ~ 모두 草野에 묻혀 사라질 뿐인 것을.
(9) 詠史 八首. 8
習習籠中鳥 ~ 갇혀있는 초롱 속의 새
擧翮觸四隅 ~ 날개 들어 날면 四方에 닿는다.
落落窮巷士 ~ 뜻을 잃은 苟且한 선비
抱影守空廬 ~ 어두운 그늘 품고 빈 草家에 산다.
出門無通路 ~ 문을 나서도 갈 길 하나 없고
枳棘塞中塗 ~ 탱자나무와 대추나무로 中途에 막혀있다.
計策棄不收 ~ 計策은 버리고 받아주지 않으니
塊若枯池魚 ~ 물 말라버린 蓮못의 물고기 같다.
外望無寸祿 ~ 집밖을 보아도 조금의 祿俸도 없고
內顧無鬥儲 ~ 집안을 보아도 쌓아둔 糧食도 없다.
親戚還相蔑 ~ 親戚들도 나를 蔑視하고
朋友日夜疏 ~ 親舊들도 날이 갈수록 멀어지는구나.
蘇秦北遊說 ~ 蘇秦 (中國 戰國時代의 遊說家 (?~?). 秦에 對抗하여
燕, 趙, 韓, 魏, 齊, 楚를 說得하여 合從을 成功시켰다)은 北方에서 遊說하고
李斯西上書 ~ 李斯는 西方에서 글을 올려
(李斯 ~: 中國 晋나라의 宰相. 楚나라上蔡 出生. 荀子에게 배웠으며 秦始皇帝를 섬김.
焚書坑儒를 斷行했으며 最後에는 讒訴로 投獄되어 處刑됨. 紀元前 210)
俯仰生榮華 ~ 굽어보고 올려보아 榮華를 얻었으나
咄嗟復雕枯 ~ 얼마 되지 않아 다시 雕落했도다.
飮河期滿腹 ~ 江에서 물마시고 배를 채우면서
貴足不願餘 ~ 滿足하여 즐길 뿐, 많은 것을 願치 않는다.
巢林棲一枝 ~ 숲속에서 둥지 만들어 나뭇가지에 살며
可爲達士模 ~ 通達한 선비의 模範으로 삼으리라.
(10) 雜詩. 1
閑夜微風起 ~ 閑寂한 밤 微風이 일고
明月照高臺 ~ 밝은 달은 높은 樓臺를 비춘다.
淸響呼不應 ~ 맑은 소리 불러도 對答 없고
玄景招不來 ~ 아득한 景致 손짓해도 오지 않는다.
廚人進藿茹 ~ 부엌에서는 險한 飮食 올리고
有酒不盈杯 ~ 술은 있으나 盞에 차지 않는다.
安貧福所與 ~ 가난에 便安함은 幸福의 條件이고
富貴爲禍媒 ~ 富貴는 災殃의 媒體이로다.
金玉雖高堂 ~ 金과 玉은 곧 높은 집이라지만
於我賤蒿萊 ~ 나에게는 賤한 쑥과 명아주일 뿐.
(11) 雜詩. 2
鵲巢丘城側 ~ 까치는 언덕 옆에 둥지를 틀고
雀乳空井中 ~ 참새는 빈 우물터에서 알을 낳는다.
居不附龍鳳 ~ 龍鳳과 가까이 붙어살지 못하고
常畏蛇與蟲 ~ 언제나 뱀과 벌레를 두려워 하는구나.
依賢意不恐 ~ 賢人에게 依存하면 마음은 두렵지 않아
近暴自當窮 ~ 亂暴한 者를 가까이 하면 저절로 窮地에 몰린다.
(12) 雜詩. 3
秋風何冽冽 ~ 가을 바람은 어찌하여 맑아
白露爲朝霜 ~ 흰 이슬도 아침에는 서리가 된다.
柔條旦夕勁 ~ 부드러운 줄기, 아침 저녁 굳어져서
綠葉日夜黃 ~ 푸른 잎도 아침저녁 누렇게 變한다.
明月出雲崖 ~ 밝은 달은 구름 언덕에서 나와
皎皎流素光 ~ 皎皎하게 맑은 빛을 흘려보낸다.
披軒臨前庭 ~ 遮陽을 헤치고 앞 뜰을 내다보면
嗷嗷晨雁翔 ~ 떠들썩하게 아침 기러기떼 날아간다.
高志局四海 ~ 높은 뜻도 四方 바다가 막아
塊然守空堂 ~ 塊然하게 빈 집을 막고 있도다.
壯齒不恆居 ~ 壯年의 齒牙도 언제나 있지 않고
歲暮常慨慷 ~ 한 해가 저물어감에 恒常 慨歎스럽다.
(13) 招隱詩 2首. 1 (隱士를 찾아서)
杖策招隱士 ~ 竹杖 짚고 隱士를 찾아가는데
荒途橫古今 ~ 오래도록 放置 되어 길도 荒廢하네.
巖穴無結構 ~ 바위굴로 居處를 짓지도 않았는데
丘中有鳴琴 ~ 언덕에서 거문고소리 들린다.
白雲停陰岡 ~ 흰구름은 北쪽 山등성이에 멈춰있고
丹葩曜陽林 ~ 붉은 꽃은 南녘 숲에서 빛난다.
石泉漱瓊瑤 ~ 돌 틈의 샘물은 玉돌을 씻고
纖鱗或浮沈 ~ 고운 비늘의 물고기가 가끔씩 떴다 가라앉는다.
非必絲與竹 ~ 꼭 거문고와 피리 아니라도
山水有淸音 ~ 山水가 맑은 소리 지니고 있으니
何事待嘯歌 ~ 어찌 휘파람 노래소리를 기다리랴.
灌木自悲吟 ~ 키 작은 나무 절로 슬피 읊조리는데
秋菊兼餱糧 ~ 가을 菊花로 兼해 糧食 삼고
幽蘭間重襟 ~ 蘭草로 겹옷의 사이에 넣으리.
躊躇足力煩 ~ 躊躇한들 지칠 뿐이니
聊欲投吾簪 ~ 먼저 내 비녀를 뽑아 버리리라.
(14) 招隱詩 2首. 2
經始東山廬 ~ 東쪽 山에 草家를 세우려다 보니
果下自成榛 ~ 果然 밑에는 雜木이 우거졌지만
前有寒泉井 ~ 바로 앞에 맑고 시원한 샘물이 있어
聊可瑩心神 ~ 한 番 마시면 마음까지 개운해진다.
峭蒨靑葱間 ~ 푸르고 우뚝솟은 봉우리들 사이에서 (蒨. 꼭두서니 천. 우거진 모양)
竹柏得其眞 ~ 대나무와 잣나무는 本性을 지키는데
弱葉棲霜雪 ~ 잎은 弱해도 서리와 눈을 잘도 이겨내고
飛榮流餘津 ~ 꽃잎들은 흩어져 작은 물길에 흘러간다.
爵服無常玩 ~ 爵祿은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게 아니고
好惡有屈伸 ~ 好惡에 따라선 굽실거리기도 해야하며
結綬生纏牽 ~ 官印을 차면 束縛되어 自由롭지 못한데도
彈冠去埃塵 ~ 갓에 쌓인 먼지를 털고 出仕할 채비를 하는구나.
惠連非吾屈 ~ 柳下惠(魯나라 大夫 展獲)와
少連(柳下惠만큼 德을 지닌 沒落한 貴族)이 내가 굽힐 사람 아니고
首陽非吾人 ~ 首陽山의 伯夷叔齊도 내가 同情할 사람 아닌만큼
(★ 伯夷叔齊 ~: 兄弟로 周王朝 初 武王이 殷의 暴君 紂王을 討伐하자,
臣下가 天子를 쳤다는 理由로 周나라 穀食을 먹지않겠다며 首陽山에 隱居해
고사리로 連命하다 굶어죽음)
相與觀所尙 ~ 서로가 崇尙한 것들을 잘 살펴보면서
逍遙撰良辰 ~ 逍遙하며 좋은 때를 골라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