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에 울각시가 써방님아 이쁘다고 봄맞이 콤비를 사 줬습니다.
이런 걸 전문용어로 득템이라고 하죠.
니뽕내뽕에서 퓨전 짬뽕도 먹고요.
내친김에 남성시장에서 사과랑 딸기도 샀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사당우체국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이수역 사거리에서 구산타워 앞 횡단보도를 건넜습니다.
롯데캐슬 아르떼 옆을 지나는데 매화가 살짝 피었더라구요.
남쪽나라는 매화가 지고 있던데 서울은 이제 시작이네요.
저녁에는 작년 여름에 홍콩에서 물건너 온 새 테니스화를 첨으로 꺼내 신었습니다.
그동안 울아들이 신던 걸 신었었는데, 신발 끈을 매는 끈이 끊어져서 곤란하게 됐거든요.
장도 묵어야 제대로 된 맛이 우러나오잖아요?
울딸이 그러더라구요.
새로 산 모든 것들도 바로 포장지를 뜯기보다는 좀 더 두고두고 아끼는 과정이 필요하다네요.
아끼고 아끼는 숙성 과정을 통해서 물건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나 뭐라나...
새로이 한 주가 시작됐습니다.
봄이 온 지도 꽤 됐는데 아침 기온은 여전히 쌀쌀합니다.
하지만 이게 다 봄다운 봄을 맞기 위한 숙성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기분 좋은 쌀쌀함이라 여길 수 있겠죠?
즐거운 한 주 만들어 보아요. ~^.^~
♥아, 또 실패했다♥
''하아아...''
오랫동안 준비한 일이 수포로 돌아간 날이었다.
한참을 멍하니 있다 스스로를 위로하며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데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더니 내릴 때가 되자 빗발이 더욱 굵어졌다.
우산 가져오라고 집에 전화하니 아무도 받지 않았다.
급한대로 가방을 머리에 이고 뛰었지만 몇 미터도 못 가 가게 처마 밑에 선 신세가 되었다.
이대로 비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리느냐, 가방을 우산 삼아 집까지 뛰어가느냐 고민하던 차였다.
내 머리 위로 노랑 우산이 나타났다.
''아저씨, 집까지 같이 쓰고 갈래요?''
가끔 보는 동네 꼬마였다.
꼬마의 우산은 어른 한 명이 쓰기에도 부족한 어린이용이었다.
둘이 쓰고 가다간 비에 홀딱 젖을 것이 분명했다.
고맙지만 혼자 쓰고 가라고 하려는데 아이가 말했다.
''같이 쓰면 둘 다 젖을까 봐 그렇죠? 좋은 생각이 있어요!''
아이는 내 귀를 잡아당겨 속닥속닥했고, 덕분에 무사히 집에 갔다.
그 방법인즉, 우산을 든 아이를 내가 업고 가는 것이었다.
우산이 작아 몸이 젖긴 했지만 아이의 놀라운 생각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뒤 장애물에 맞닥뜨릴 때마다 아이를 떠올린다.
된다고 생각할 때 포기라는 진흙에 가려졌던 가능성이 눈에 들어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마워 좋은생각/월간 좋은생각 김재국 님 사연
첫댓글 생각의 끝은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내용이네요..
고정관념에 빠져있을때, 어떤 난관에 맞다뜨릴때 아이의 창의적인 생각을 저역시도 간직하며 생활해야 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