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 - 내 살이 담박한 중에
영원한 인간사랑 ・ 2024. 5. 3. 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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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 - 내 살이 담박한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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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30. 15:41조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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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고전
내 살이 담박한 중에
요약 욕심이 없어 살림살이라고는 포도나무 몇 줄기와 한 권의 노래책뿐이지만, 자연을 벗 삼아 노래를 짓는 즐거움은 변함이 없음을 노래하는 김수장의 평시조이다.
작가소개와 작품해설
김수장은 조선 후기의 가객(歌客, 시조 작가)으로, 호는 노가재(老歌齋)이다. 시조집 『해동가요(海東歌謠)』를 편찬하였으며, 이 안에 자신의 작품 100여 편이 실려 있다. 18세기에는 양반이 아닌 중간층들이 시조를 창작하고 그것을 가사로 삼아 노래를 부르는 풍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김수장은 그런 풍조를 이끈 사람이었다.
이 시조는 가난한 삶 속에서도 변함없는 것은 자연을 벗 삼아 노래를 짓는 즐거움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지은이는 살림살이 중 남은 것이라고는 포도나무 몇 줄기와 노래책 한 권뿐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처럼 살림살이가 형편없는 것은 지은이가 욕심이 없어 가난하기 때문임을 초장에서 밝혔다.
그런데 지은이는 종장에서 ‘이 중에 신의가 있는 것은 풍월’이라고 하였다. 남아 있는 포도나무나 노래책이 아니라 살림살이라고 볼 수 없는 ‘풍월’만이 신의가 있다고 한다. 이것은 포도나무도 계절에 따라 변하고, 노래도 세월에 따라 잊히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절이 변하여도 ‘자연 속에서 노래를 짓는 즐거움(풍월)’은 변하지 않는다. 자연도, 노래도 변하지만 자연을 벗 삼아 그것을 대상으로 노래를 짓는 즐거움은 변함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은이는 신의가 있는 것은 풍월이라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조의 주제는 자연을 벗 삼아 노래를 짓는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원문은 『해동가요(海東歌謠)』에 실려 있으며, 표기는 그에 따랐다.
작품원문 및 현대어 해석
리 淡薄(담박) 中(중)에 다만 깃쳐 있는 것슨 數莖(수경) 葡萄(포도)와 一卷(일권) 歌譜(가보) 이로다 이 中(중)에 有信(유신) 것슨 風月(풍월)인가 노라 |
내가 살림살이에 욕심이 없어 가난한 가운데 다만 남아 있는 것은
몇 줄기 포도와 한 권의 노래책뿐이로다
이 중에 신의가 있는 것은 풍월인가 하노라
[네이버 지식백과] 내 살이 담박한 중에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고전, 2013. 11., 박인희, 강명관, 위키미디어 커먼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