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너라고 하기엔 많이 부끄럽지만..
마당이 있는 집에 사는 사람이라면 나만의 정원을 가꾸는 게 하나의 로망이기도 하지요.
집을 직접 리모델링하며 (남편이 ㅋㅋ) 사느라 항상 집과 마당이 너저분하여 혼란스러웠는데..
올해 조금이나마 정돈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마무리가 안 되긴 했지만 작년과 비교하여 생각해 보면 엄청 깔끔해졌어요.
암튼 봄을 맞아 꽃을 피운 식물들이 너무 대견하여 추천은 핑계고 꽃 자랑 겸 한 번 올려봅니다.
*제가 키워본 것 중에서 추천해 봅니다.
난이도 : 최하 [추천]
* 수국 / 모란 / 작약 / 스카이로켓 / 라일락 / 삼색이도나무 / 철쭉 / 벚나무
당연히 월동 가능한 식물들이며 그냥 내버려둬도 자기들이 알아서 잘 크는 종류입니다.
여름엔 매일 물을 줘야 하지만 귀찮으면 좀 빼먹어도 되고요. 애들이 시들시들해 보인다 싶을 때 물 듬뿍 주면 괜찮아집니다. 아래 그냥 냅둔다고 많이 쓰긴 했는데 당연히 물은 주긴 줘야합니다ㅎ 요즘 같은 날씨는 안 줘도 되지만요.
수국 : 예쁨 / 물 많이 줘야 함 / 음지에서도 잘 자람 / 그냥 여름에 물 좀 듬뿍 주고, 봄 가을 겨울 그냥 냅두면 됩니다.
모란 : 너무 예쁨 / 그냥 심고 냅둬도 잘 자람 / 겨울에 너무 앙상해서 얘가 죽었나? 싶기도 하지만 그건 착각 / 유일한 단점이 개화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인데 그맛에 자주 들여다보게 되는 최애꽃입니다. 모란이 지면 봄이 끝난 거예요.
작약 : 예쁨 / 그냥 심고 냅두면 됨
스카이로켓 : 얘들은 구매했을 당시 한창 인기종이라 좀 큰 애들은 너무 비싸서 제일 어린 싼 묘목을 사서 심었는데 진짜 물도 대충 주고 방치했는데도 잘 자랍니다.
미스김 라일락 : 예쁘고 향도 좋음 / 마찬가지로 그냥 냅두면 잘 자라요.
삼색이도나무 / 벚나무 : 화려함 / 꽃이 떨어졌을 때 쓸어야 하는 게 귀찮네요.
겹벚꽃 나무는 오 년 전에 샀을 때 기둥 하나만 달랑 있었는데, 지금은 가지를 뻗고 꽃을 예쁘게 피우는 게 너무 대견스러워요.
철쭉 : 음지에서도 잘 자라고 방치해도 잘 자람.
난이도 : 하 [추천]
* 동백 / 불두화
동백 : 동백나무가 잘 안 죽고 키우기 쉬운 종류이긴 하지만 좀 예민한지 꽃을 안 피울 때가 있어요.
생각보다 성장속도도 느리고 옮겨 심으면 그 해는 꽃을 안 피우는 느낌입니다. 우리집 동백은 두 그루 다 이 년만에 꽃을 피웠어요.
흰색 동백 아래에는 화장한 우리 삐용이와 리사가 묻혀있어요. 예쁜 꽃으로 다시 와주니 반갑네요.
불두화 / 양지에서는 엄청 크게 자라지만 음지에서는 맥을 못추네요. 그런데 생명력이 질긴지 죽은 거 같아도 안 죽어 있더라고요.(방치했을 때) 꽃을 예쁘게 피우려면 좀 신경을 써줘야 되는 거 같습니다. 그냥 키울 때는 꽃송이가 작네요.
난이도 : 중
* 소나무 / 장미 / 율마
장미 : 장미는 꽃송이만 제 때 따주면 긴 시간동안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예쁘게 키우려면 거름을 듬뿍 주고 신경을 써야 합니다. 무슨 상을 받았다는 가격 나가는 예쁜 묘목을 사다 심었지만 그냥 냅두고 키우니 그 모양이 안 나와요.
그리고 음지에 대충 방치하면 원래 산 종류가 아닌 찔레 장미로 변신(?)하는 사태가.. (이 말 하면 아무도 안 믿는데 제가 겪은 사실입니다ㅎ)
율마 : 키우기 어려운 건 아니지만 좀 컸다 싶으면 이유도 없이 갑자기 죽기도 합니다.
소나무 : 이것도 키우기 어려운 건 아니지만 모양과 크기를 유지하려면 올라오는 순(?)을 모두 따줘야 하는 귀찮음이..
하지만 마당에 소나무가 있어줘야죠.
비추천 : 삼색버드나무 / 봉선화 / 클레마티스
삼색버드나무 : 예쁜 모양으로 키우기 어렵고 얘도 갑자기 죽네요. ( 두 번 보냈어요)
봉선화 : 씨를 엄청 뿌려대서 화단을 봉선화 밭으로 만들어버리고 양지에 있으면 거의 나무급으로 줄기가 커지는데 징그럽습니다.
클레마티스 : 다른 나무 키우는 거 처럼 방치했더니 금방 죽어버리네요.
* 주말 저녁에 심심해서 한 번 써봤네요.^^ 소개할 나무들이 더 있는 거 같은데 기억력 한계로 여기까지.. 뭔가 쓰다 만 느낌이지만 예쁜 꽃 보면서 봄날 잘 즐기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마당의 봄 꽃 사진도 올려봅니다. 꽃 뒤쪽에 핑크뮬리를 많이 심어놨는데 가을에 얼마나 이쁘게 자랄지 기대됩니다.
첫댓글 시골에 화단을 가꿔볼까 했는데 도움이 될거 같습니다. 잘 읽었어요^^ 예쁘네요.
오랜 경험이 묻어나온 내용인것 같아 생생합니다..ㅎ 식물마다 개성이 있는것 같아요^^
와 식물원같아요 대단하시네요 멋지고 이쁘네요~~^^
와우~~굉장~~! 스투키도 죽이는 나에겐 다른 세상으로 보임~~~
사실 월동 식물들 심어놓으면 대부분 다 잘 자라서 민망하네요 ㅎㅎ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