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 때입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가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친구와 함께 나환자 마을로 봉사를 갔을 때입니다. 친구는 그곳 아이들에게 자기가 만든 노래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때가 1983년 겨울이니 어느덧 40년이 지났습니다. 신기한 것은 그 노랫말과 멜로디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오늘은 그 노랫말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들이 만나던 즐거운 일요일에/ 우리 사랑 영원하라 주님께 기도하며/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마저도/ 우리들의 사랑을 축복하는 곳으로/ 이 세상에 너보다 어여쁜 이 있다면/ 이 세상에 너보다 사랑한 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다 거짓말이야/ 어여쁜 너 어여쁜 너 나의 천사여” 노래의 제목은 ‘나의 천사여’입니다. 유안진 선생님은 ‘지란지교를 꿈꾸며’에서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상대방의 허물도 모두 예뻐 보인다고 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시기에 허물이 크고, 늘 죄를 짓고 살지만 우리를 위해서 사랑하는 아들 예수님을 보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우리를 너무도 사랑하셨기에 아무런 조건 없이 우리를 사랑하셨고,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2023년을 시작하면서 저도 ‘천사’를 몇 번 만났습니다. 은경축을 맞이하는 신부님께서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함께 가자고 제안하였습니다. 덕분에 새해가 시작하는 1월 1일에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가게 되었습니다. 성지순례로 시작한 2023년은 주님의 축복이 함께 할 것 같습니다. 새벽 5시에 무덤성당으로 조배를 갔습니다. 미사를 예약하지 못해서 미사를 봉헌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천사 같은 수녀님이 부활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른 아침에 미사를 봉헌하는데 순례 온 한 교우분이 미사에 함께 하였습니다. 그 형제님의 몸가짐은 참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덤으로 미사를 봉헌한 네 명의 사제들의 사진도 찍어 주었습니다. 주님공현 대축일을 앞둔 화요일에 베들레헴 주님 탄생 성당으로 순례를 갔습니다. 그곳에서도 하느님께서는 천사를 보내 주셨습니다. 현지에 사는 한 형제님이 친절하게도 주님의 탄생 성당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고, 경배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4박 5일의 짧은 성지순례였지만 주님께서 보내주신 천사들 덕분에 감사하고 은총이 충만한 순례가 되었습니다. 저의 세례명은 가브리엘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천사입니다. 저 역시도 이웃을 위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천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에는 27명의 왕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왕조를 시작한 태조, 한글을 창제한 세종, 개혁을 이루고자 했던 정조, 나라의 문을 닫아야 했던 고종 등이 있습니다. 아마도 가장 존경받는 왕은 세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국방, 과학, 문학, 외교, 예술 분야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왕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한글의 창제는 세종의 가장 빛나는 업적입니다. 한글은 그 만든 목적이 유일한 문자이며, 창제의 원리가 전해지는 유일한 문자입니다. 한글은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습니다. 과학적인 창제원리는 우리가 인터넷 강국이 되는 힘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세종은 백성들을 사랑했고, 백성들의 고충을 이해했고, 백성들에게 문자를 선물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고, 누가 내 형제입니까?’ 저는 생각합니다. 나의 욕망과 나의 이기심을 채우려는 사람들은 모두 내 형제요, 내 어머니가 아닙니다. 그들은 모두 내 출세와 성공을 위한 디딤돌일 뿐입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주고, 도움을 주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 바로 내 형제요 어머니입니다.
세포는 끊임없이 주위에 있는 다른 세포에게 영양분을 나누어 준다고 합니다. 그래야만 건강한 세포라고 합니다. 자신의 영양분을 나누지 못하는 세포는 ‘암’세포가 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혈연, 지연, 학연이라는 틀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하십니다. 새해에는 ‘나’라는 틀에 갇혀있기 보다는, 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의 것들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첫댓글 영양분을 나누는 세포가 건강한 세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