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모진 여름이었다. 늘 햇빛과 마주해야 하는 내겐 정말 끔찍한 더위였다.
추위를 덜 타고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의 내가 이 여름에 일하면서 무탈하게 지내온 것에
감사한다. 탁 트인 공항의 겨울은 아주 추운 데다 야외 활동이 위축되는 겨울을 싫어해서
한여름에도 "그래도 겨울보다 낫다" 고 말해 온 내 생각이 처음으로 바뀌었다.
세상이 바뀌고 계절이 바뀌고 날씨가 급변하는데 사람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가을이면 아직 꿈을 꾼다.
그 꿈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가을마다 '20XX 년 가을 버킷리스트' 를 만드는데 아주
유용하고 효과적이다. 꿈에 효과적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올 가을에도 2024 가을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자랑하려고 만든 것이 아닌데다
글로 적기가 민망하지만 굳이 써보자면 아래와 같다.
[2024 가을 버킷리스트]
1. 지리산 천왕봉에서 운해와 능선 바라보기
2. 북한산 백운대에 누워 하늘보며 멍때리기
3. 석모도 능선 길에서 바다 바라보며 걷기
4. 고전(古典) 0 권 다시 읽기
5. 동해 여행 다녀오기
이 중 1번에서 4번까지는 혼자서 행해야 한다.
같이 어울리던 이들이 몸이 불편하거나 골프로 옮겨가는 바람에 '잔 잡아 권할 이' 가 없다.
그래도 사람 많은 곳을 일부러 찾아가 어울릴 생각은 없으니 말없이 혼자 즐기려 한다.
칠순을 넘어 지리산 종주를 마치는 날까지는 소박한 버킷리스트도 계속 되어야 한다.
서늘한 바람을 이토록 기다린 적이 있었던가.
가을이야 말로 활동하기 최고로 좋은 계절인데 여름은 길고 가을은 짧으니 서둘러야 한다.
그 중 지리산에 혼자 갈 일이 걱정이긴 하지만 잘 해낼 것이다.
어쩌면 둥실님 부부를 천왕봉에서 마주할 지도 모르겠다. 비 땜에 미뤄진 일정이 비슷하다.
바께쓰(?) 위에 설 심정으로 행할 일은 아니나 당장 이번주 부터 행하려 한다.
까르페 디엠 !!
2024. 09. 22
앵커리지
첫댓글
올 가을 계획을 착실히 실행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사실, 어제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난 후,
오늘부터 시원한 가을에 진입했네요.
天高馬肥之節에,
계획대로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수필방 문턱이 닳도록 오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몸이 따라줄 때 어디든 가고 무엇이든 해 볼
생각입니다. 가을이니까요.
더위 가시고 급한 일도 끝냈으니 수필방에
자주 들러서 댓글 달겠습니다.
버킷리스트가 산을 사랑하시는 분답게
소박하면서 멋집니다
고전 다시 읽기 빼곤 예전에 많이 갔던 곳이고
특히 석모도는 40여년전 첫사랑과 배타고 가서
첫키스를 한 곳입니다
소박하게 계획했습니다 ^^
그리고 요즘 석모도는 다리가 놓여서 정감은
덜 하지만 편하게 접근한답니다.
달달한 추억은 없어도 저는 종종 찾아갑니다.ㅋ
유난히 더웠다고 하는 올 여름.
저는 손주 돌본다고 집에만 있어서
더운 줄도 몰랐답니다.
이제 그만 와야지 하면서도
집에 있으면 지루해서 또 오곤합니다.
손주가 어린이 집 적응 기간까지만
오리라 마음 먹습니다.
저의 버킷리스트도 생각해 봅니다.
여행은 별 생각이 없는데
바킷리스트에 넣어 보려 하고요.
복지기관에 가서 뭐든 배워보리라
생각합니다.
앵커리지 님 버킷리스트
꼭 이루시기 바랍니다.
또 손주 보러 오셨군요.
그럴 때는 서울에 외출해서 이런저런 일들도
보고 기분전환도 하세요.
저는 당장 이번주에 석모도 부터 시작합니다 ^^
올가을에 모두 이루시길 바랍니다.^^
갑작스런 폭우로 취소했던 버스예매를 매진행렬 속에 운좋게 해서
이번 주 금욜 밤에 출발할 예정입니다. 운해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어제 문수봉을 휘돌아 내려왔는데 생각보다 아내의 걸음이 느려서
아주 천천히 하려구요^^
공룡능선은 2주 후 10월 11일 밤차로 예약했습니다. ㅎ
이번주에 가시는군요.
저는 10월 중반 넘어서 천왕봉 가려고 합니다.
동행이 없어서 ... 백무동에서 혼자 꾸역꾸역
오를 생각에 벌써 지칩니다 ㅋㅋ
산을 좋아하지만 등산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저는 앵커리지님 가을 버킷리스트 중 1번이 가장 부럽습니다. ㅎ
다 이루시고 그 후일담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저도 산행 능력이 형편없이 떨어졌습니다 ^^;;;
그저 천천히 꾸역꾸역 올라가 보는 거랍니다.
다녀온 후 볼만한 것이 있으면 올리겠습니다.
올가을 버킷 리스트 실행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꼭 초과달성 하겠습니다.
고전다시 읽기 빼놓고는 모두 실현가능한 것 같습니다. 왜냐면 고전은 얌전히 책상에 앉자 고시공부하듯 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나 들로 산으로 가는 것은 차원이 다른 능동적인 자세면 가능하니까요.. <수고한 당신 이가을에 떠나라.>.
고전도 저녁에 날마다 조금씩 들여다 보니까
충분히 몇 권 읽겠더라구요 ^^
여름내 힘들었으니 당장 내일부터 석모도로
출발합니다. 감사합니다.
길었던 여름탓에 짧아진 가을.
가뜩이나 살 날이 많지 않은 우리에겐 더 소중하죠.
하루아침에 가을 바람을 맞으니 마음이 급해 집니다.
당장 이번 주말 부터의 계획을 짜느라 일하는 짬짬이 달력만 들여다 봅니다.
소박하지만 실천하기 쉽지않은 버킷리스트네요.
저도 주말부터 동해로 달려 볼 작정이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가을을 제대로 즐겨 봅시다.
커쇼님도 일을 하면서 가을을 알차게 보내려
하시는군요. 저 역시 그러합니다.
소박한 가을 버킷리스트 맞습니다 맞고요 ^^
그래도 쉽지 않으니 부지런히 움직이려구요.
커쇼님도 알찬 가을 보내십시오.
바라보기로 가다듬고
멍때리기로 비워내고
읽기로 채워 넣으실 멋지고 훌륭한 버킷리스트입니다.
단단하게 다져지는 내실이 느껴집니다.
가을 버킷리스트는 소박한데, 헤도네님의
해몽이 일품입니다 ^^ 감사합니다.
소박하지만 꼭 초과달성 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