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계획한 J씨는 독립적인 다이닝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이전에는 집에 들어서는 순간 바로 식탁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빙 둘러가며 주방 싱크대가 있는 구조여서, 현관과 거실 모두에서 주방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이에 스타일리스트 오상화 실장은 싱크대와 대칭을 이루는 ‘L’자 가벽을 제안하였다.
한데 이 가벽 디자인에 여러 가지 기능이 숨어 있다.
거실에서 마주하는 정면 부분에는 5cm 폭 오크 집성목을 마치 블라인드처럼 연이어 고정시켰는데, 이 때문에 시야는 적절히 가려지면서 동시에 주방으로 향하는 빛은 차단되지 않는다.
현관 쪽 가벽의 슬라이딩 도어 속에 피아노를 숨긴 것도 30평대 아파트에서 활용할 수 있는 빛나는 아이디어. 방이 3~4개인 집이라도 아이방과 안방, 서재를 빼고 나면 피아노를 둘 거처가 마땅치 않은데, 55cm 폭 가벽을 세우고 슬라이딩 도어만 달면 단정하게 피아노를 감출 수 있다.
포인트
피아노 수납 가벽의 폭이 60cm를 넘지 않아야 공간이 좁아 보이지 않는다. 각목으로 지지대를 세운 뒤 그 양옆으로 MDF를 고정시킨 디자인. 슬라이딩 도어와 블라인드형 파티션은 오크 집성목을 사용하여 내추럴하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블라인드 집성목을 30° 정도 틀어서 시공하면 공간을 확실하게 가릴 수 있고, 디자인적으로도 더욱 재미있을 듯.
데이터
슬라이딩 도어 160cm, 가벽의 폭은 55cm. 내구성이 좋은 수입 하드웨어를 사용하여 시공비는 3백만원대.
인테리어 디자인 오상화(마이우스)
거실 노출을 막아주는 현관 가벽
115.70m²(35평)의 A 씨 댁은 거실이 직사각형으로 긴 구조였다. 현관에 들어서면 거실은 물론 소파까지 훤히 들여다보여, 그를 가리는 파티션 개념의 가벽을 만들기로 하였다. 한데 평수에 비해 거실이 넓은 편도 아니건만, 거실이 길다 보니 파티션 앞으로 애매하게 버려지는 사각지대가 생겼다.
스타일리스트는 그를 활용하여 요즘 유행하는 ‘거실 서재’를 꾸미자 제안하였는데, 처음에는 “집이 좁아 보이지 않을까요?” 하며 집주인의 우려가 대단하였다 한다. 하지만 책장의 폭을 30cm로 좁게 디자인하였고, 현관에서 마주하는 가벽 신발장도 같은 폭으로 할애하자 차지하는 면적이 그리 크지 않았다. 더욱이 ‘ㄱ’자로 꾸민 거실 서재 중간에 투명 유리 블록 디자인의 붙박이 문을 시공하자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 든다.
포인트
신발장 및 오크 집성목으로 시공한 선반의 가장자리도 스테인리스 스틸로 마감하였다. 이는 유리 블록 도어와도 잘 어울리면서 나무 책장이지만 무겁지 않고 오히려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선반의 위치를 달리하여 디자인적 재미도 느껴진다.
데이터 유리 블록 도어가 있는 가벽은 비 200cm, 오른쪽 책장은 너비 190cm. 신발장까지 포함한 시공 가격은 1백10만원대.
인테리어 디자인 오상화(마이우스)
좁은 침실을 쓸모 있게 분리해준 반 가벽
K 씨 댁은 25평에 방 3개가 있는 구조로 방 하나는 침실로, 나머지 2개의 방은 드레스 룸과 서재로 사용 중이다.
그중 침실은 침대 하나만 들어가도 꽉 차 화장대 놓는 것도 여의치 않을 정도였기에 그 상황에서 다른 가구나 인테리어를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반 가벽.
먼저 파티션의 높이를 허리선으로 낮춰 답답함을 없애고, ‘ㄷ’자형 가벽으로 벽을 따라 침대 옆과 발치의 아래쪽 삼면, 그리고 매트리스 베이스까지 맞춰 공간에 아늑함을 주었다.
최대한 심플한 가구 배치가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므로 다른 가구는 최소로 줄였다. 매트리스 아래에는 수납이 가능하도록 별도의 서랍을 만들고 가구의 최소화를 위해 침대와 가벽 일체에 스탠드 테이블과 콘센트까지 함께 설치했다.
침대 옆에 바로 티 테이블을 배치하면 공간이 분주해 보이지만, 이 집처럼 파티션을 세워 독립된 침실을 만들고 파티션 밖으로 티 테이블을 놓으면 차를 마시고 독서를 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된다.
포인트
가벽을 세울 때 또 하나 신경 쓴 것이 조명. 천장의 등을 중간에 두지 않고 양쪽으로 나누어 작은 조명 2개를 달아 조도 조절까지도 가능하도록 했다.
데이터
가벽 폭은 10cm, 가로 205cm, 세로 220cm, 높이 90cm. 일반 목재에 MDF 합판으로 두 번 마감했다. 외부는 탈착이 편리한 스티커 타입의 골드 컬러 인테리어 필름으로 마감했다. 시공비는 2백만원대.
인테리어 디자인 박세원(J. W. Alice)
효율적인 공간 분할이 가능한 아이방 창문 가벽
C씨는 이번에 유치원을 가면서 자기 방을 가지게 된 딸을 위해 방을 좀 더 특별하게 꾸며주고 싶었다.
호기심 많은 다섯 살배기 딸이 계단 오르내리는 것을 좋아해 2층 침대를 놓아주기로 한 것. 그리고 마치 아지트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 이중창 쪽으로 가벽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베란다 확장은 되어 있는 상태라 따로 시공할 필요가 없었고, 안쪽 창 중 왼쪽을 철거한 뒤 창틀에 꼭 맞는 가벽을 시공해 오른쪽 창을 열고 닫는 데 문제가 없도록 했다. 가벽 설치 후 그 앞 공간을 2층으로 분리해서 사용할 경우 계단을 어느 방향으로 놓는가에 따라 공간 효율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채광, 통풍, 안전성을 고려한 계단 시공이 필요하다.
이에 스타일리스트 박희주 실장은 아직 아이가 어린 점을 감안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 환기 시에도 열고 닫기 편하도록 방문 쪽으로의 시공을 추천했다. 창밖으로는 롯데월드와 석촌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을 가진 곳이라 아이가 바깥 풍경을 구경할 수 있도록 가벽에 미니 창문도 내었다.
침대 아래쪽은 소꿉놀이를 할 수 있도록 꾸몄는데, 나중에는 책상을 넣어서 안락한 분위기의 서재를 만들어도 된다. 계단 아래에 문을 달아서 비밀 창고로 쓰면 마치 영화 「해리 포터」에 나왔던 특별한 공간으로 완성되기도 한다.
포인트
창문 쪽에 가벽을 세울 때는 오른쪽, 왼쪽 두 개의 창틀 사이즈가 일정한 것이 좋다. 새시를 새로 설치하지 않는 이상 창틀 사이즈와 꼭 맞는 가벽을 시공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야 모양새도 좋고 창문을 열고 닫을 때 덜 열리거나 덜 닫히는 경우가 없다. 너무 작은 방보다는 4평 이상 길쭉한 형태의 방에 설치하면 더욱 예쁘다.
데이터
가벽 시공+나무 소재로 만든 2층 침대(일체형) 4백만원
인테리어 디자인 박희주(호 디자인)
TV 노출과 공간 분리, 일석이조
O 씨 댁은 62평형이라 거실도 넓었다. 현관을 들어서면 복도식으로 돼 있어 따로 현관 가벽을 세울 필요도 없이 거실 공간을 지켜주는 구조다.
하지만 현관과 마주하는 벽은 늘 TV를 놓아두게 되는 고정적인 공간으로, 자칫하면 TV가 보여서 외관상 깔끔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창문을 등지고 TV를 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O 씨의 의견에 따라 거실 중간에 가벽을 세워서 벽걸이형 TV를 걸었다.
가벽을 비추는 천장 조명과 대리석 속에 금속 작업을 한 라이팅 장치를 설치해 은은하게 반짝이도록 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디자인으로, 빛에 따라 달라지는 벽의 텍스처가 인상적이다.
게다가 일반 대리석이 아니라 사암과 천연 대리석이 결합돼 신비로운 패턴이 새겨진 제품이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엔 안성맞춤이다. 물론 현관에서 들어올 때는 깔끔하게 가벽 기둥만이 보이는데 앤티크 가구와 어우러져 마치 미술 오브제를 놓아둔 것 같다.
이렇게 세워진 가벽은 늘 오픈되어 있는 주방과 거실을 분리하는 기능도 한다. TV보다 넉넉한 비로 디자인된 가벽으로 인해 TV를 보면서도 식탁이 보이지 않고 시선이 분산되지 않는다.
포인트
이 가벽의 특징은 위 과 아래 사이에 여백을 둔다는 데 있다. 따라서 위쪽 가벽의 사이즈와 아래쪽 가벽 사이즈를 다양하게 조절하면서 다른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는 것. 예를 들면 O 씨 댁의 가벽처럼 아래 가벽 사이즈를 높여서 벽난로를 설치하거나 아예 낮춰서 화분 등으로 장식할 수도 있다. 게다가 가벽에 홈을 파서 장식 공간을 만들면 리모컨이나 DVD 등 관련 용품을 수납하거나 소품으로 장식할 수 있다.
데이터
가벽 폭 25cm 높이 240cm 가로 180cm. 대리석+금속 작업+라이팅 포함 4백만원
인테리어 디자인 이지순(플랜잇, www.planitdesign.co.kr)
안락한 분위기, 붙박이장 비용까지 절약시킨 안방 가벽
35평형임에도 실평수는 40평으로 주거 공간이 꽤 넓었다.
공간이 넓은 데 비해 수납공간이 적고 공간 활용도가 낮은 것이 아쉬워 7월 초 입주하면서 아예 개조를 하고 들어왔다.
드레스 룸과 파우더 룸까지 따로 있는 안방은 가로세로 1,800×2,200cm로 주문 제작한 대형 매트리스를 넣고도 침실로만 사용하기에는 너무 넓고 휑하기까지 했다.
아늑하고 포근한 침실 분위기 조성을 위해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전창이었던 발코니를 확장하고 ‘T’자형 가벽을 설치한 뒤.
가벽에 채광 창을 내어 환기와 채광을 해결했다.
가벽 뒤는 보조 드레스 룸과 다용도실을 겸한 공간으로 이용한다.
출장이 많은 직업 탓에 옷들을 다 꺼내놓아야 편리하기 때문에 드레스 룸에는 지금 입을 수 있는 옷들을, 침대 헤드 보드 뒤 공간은 사계절 옷을 모두 걸어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아예 붙박이장을 만들어볼까 했었다.
붙박이장 설치 가격은 자당 15만~20만원 정도인데 안방의 길이가 굉장히 긴 구조로 20자 정도 되었다.
그런데 가벽을 설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3백만~4백만원 정도를 절약하고도 온전한 침실 공간을 만들어 안락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게 되어 더 만족스럽다.
포인트
헤드 보드 가벽 중간에는 직사각형의 구멍을 만들어 조명도 설치했다. 가벽 옆 수납공간은 행어와 동선을 고려할 때 폭이 500cm 정도는 돼야 한다.
데이터
가벽 재료&시공비 1백50만원.